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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호이안 교외를 달리다

by 깜쌤 2017. 5. 1.

 

점심을 먹은 뒤 호텔 바로 앞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4만동을 부르는 것을 2만동으로 깎았다. 우리돈 1천원에 자전거를 빌려준다. 여권 복사본을 맡기는 그런 절차도 필요없었다. 그냥 믿고 빌려주는 것이다. 자전거를 빌릴 땐 브레이크 상태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사고는 내가 당할 수도 있지만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상태를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찍어두는 것은 트러블이 생겼을때 큰 도움이 된다. 이 글 속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안장과 바퀴등 전체 상태를 요모조모 아주 세밀하게 찍어두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경험으로 알게 된 기본적인 것들이다. 열쇠도 반드시 달라고 해야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속이 아픈 동료 한분은 호텔에 남았다. 둘만 떠나는 호젓한 하이킹이다.

 

 

 시내 거리도 그리 혼잡하지는 않았다. 일단 교외로 나가기로 했다.

 

 

무조건 기분내고 달릴 일은 아니다. 조심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아까 택시에서 본 벌판이 나타났다. 속이 탁 트이는듯 하다. 겨울이어서 그런지 모내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다낭지방을 베트남 열대지방의 북방한계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 우리가 도착한 호이안은 다낭에서 남쪽으로 30킬로미터쯤 내려온 곳이니 열대지방이라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그랬을까? 백인들은 거의 반팔 차림이었다. 

 

 

 우리 앞에서 달리는 백인 팀은 아예 벗고 나닌다.

 

 

도로를 따라 달리던 우리들은 논벌로 이어지는 농로로 들어섰다.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2번 지점이 바로 사진 속의 지점이다.

 

 

 

1번으로 표시된 곳이 호이안 시내다. 우리는 2번 지점을 거쳐 3번 지점의 바닷가로 나갔다가 해변을 따라 북상한 뒤 시내로 돌아오려는 것이다. 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되어 다시 등장할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는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어떤 논은 모내기를 끝내기도 했다. 연한 초록색이 군데군데 들어섰다. 그런 논에는 어린 모가 자라고 있다는 말이리라.

 

 

논벌 한쪽에 자전거를 세워둔 백인들이 가득 몰려있었다. 물소타기 체험을 즐기는 것 같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세상에는 소도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뿔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르며 서식지도 다양했다. 물소는 거무튀튀하다. 뿔은  전국시대 일본 무장들이 쓰는 투구위에 다는 장식물처럼 생겼다. 

 

 

 우리나라 시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누렁소도 보인다.

 

 

백인 관광객들은 물소타기가 그렇게도 신기했던가보다. 

 

 

호수가를 살짝 돌아서 다녀오기가 그렇게도 신이 날만한 일이었던가보다. 그는 개선장군처럼 두손을 치켜들었다.

 

 

젊은 여성도 그랬으며 그와 그녀를 태워주었던 물소 표정도 그랬다. 

 

 

 그날 물소주인은 돈푼이나 만져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물소타기를 즐기는 동안 우리들은 조용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논에 물이 가득 고인 양식장을 만났다. 틀림없이 여긴 양식장이었으리라. 백인 어른 한명이 대나무 낚시대를 들고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현지인도 함께 즐기고 있었다.

 

 

백인은 프랑스인이었는데 제법 기분이 좋아보였다. 망중한이라는게 이런 것인가보다.

 

 

웃통까지 벗어젖히고 낚시를 즐기는 그가 자유스러워보였다.

 

 

논둑에 메꽃이 피어있었다.

 

 

전쟁없는 나라는 얼마나 평화스러워보이는가? 같은 민족이라고 하면서도 민족의 공동번영을 생각하기보다 전쟁놀이에만 광분하는 한반도 북쪽 인간들의 행태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평화는 약자가 입으로만 외친다고 되는게 아니라, 강자가 힘을 보여주며 행동으로 나서야만 보장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게을러서 빈곤한 자가 부르짖는 자비와 부의 분배는 구걸과 무엇이 다른가?

 

 

 포장된 농로가 끝나자 자연그대로의 둑길이 이어졌다.

 

 

농로에는 잔디와 풀이 자라고 있었고 여기저기 패어있어서 자전거로 마음껏 달리기가 곤란했다.

 

 

군데군데 누렁소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우리는 녀석들이 놀라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옆을 지나갔다.

 

 

야자수 줄기가 바람에 하늘거리는 논둑길! 말만 들어도 멋지지 않은가?

 

 

야자수 그늘밑에 배 한척이 숨겨져 있었다. 풍경으로만 보면 멋지지만.....

 

 

논둑길 옆에 숨겨진 얼기설기 엮은 초막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보는 순간 그대의 낭만은 여지없이 사라지고 말리라.

 

 

둑길 옆으로는 수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베트남의 경제발전도 눈부시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교외지역의 집들도 점차 세련되게 변하고 있었다.

 

 

도로까지 나오자 길가로 관광객들이 바글거리는 레스토랑겸 호텔이 나타났다. 우리말도 들리는듯 했다. 

 

 

3성급 호텔이다. 언뜻 보기에는 여유롭고 좋지만 교외의 호텔에 머무르는 단체 여행객들은 호이안 시내의 환상적인 야경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여행사나 가이드측에서 옵션관광을 주장하며 야간관광을 시켜줄지도 모르겠다. 그럴 경우에는 반드시 돈이 문제 되겠지만.....   

 

 

배낭여행은 이런 면에서 자유롭다. 지금도 우린 단돈 천원으로 자전거를 빌려서 마음대로 타고 다니지 않는가 말이다. 대신 자세한 설명을 놓치는 중이다.

 

 

작은 다리를 지나 해변으로 달렸다. 바다내음이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마침내 바다가 나타났다. 남중국해다. 베트남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남중국해가 아니고 동해다.

 

 

키큰 야자수가 해변에 가득했고 모래가 파도에 쓸려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인지 모래포대들이 해변에 줄지어 쌓여있었다. 

 

 

파도가 높았기에 해변 벤치에 앉아 놀았다. 모래밭 여기저기에는 햇빛에 색깔이 날아가버린 플라스틱 의자와 탁자들이 놓여있었다.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열대지방이라고는 해도 아직은 겨울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