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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보문호수 호반길 걷기 3

by 깜쌤 2017. 4. 28.

나는 데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눈앞으로 펼쳐지는 경치를 살폈다.

 

 

과자봉지를 꺼내 사탕 몇알로 당분을 보충했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있었다.

 

 

가지끝이 연한 연두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일어나서 걸었다.

 

 

짧긴 하지만 소나무 길이 조금 이어졌다.

 

 

버드나무가지들이 제법 연두색으로 많이 변했다.

 

 

경주월드 쪽으로 들어간 후미진 곳에는 작은 다리가 걸려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길은 보행자 전용이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외지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한다.

 

 

개나리와 벚꽃이 함께 어우러졌다.

 

 

아가씨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면 귀엽다.

 

 

할머니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볼 땐 왜 그런지 존경스러움이 앞선다.

 

 

자전거만 잘 활용해도 미세먼지의 상당량을 줄일 수 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갔다.

 

 

야생오리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미끄러지듯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나는 호젓함을 즐기며 천천히 걸었다.

 

 

놀이공원에서는 젊은이들이 내지르는 가벼운 함성이 얕은 나무담장 너머로 날아왔다. 

 

 

풋풋한 젊음을 가진 아가씨들이 자전거를 세워두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들은 인생의 봄날을 즐기고 있었던거다.

 

 

문제는 그 봄날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이다.

 

 

활짝 피어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지는 과정을 밟아야한다.

 

 

시드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마냥 젊을 수 없다는게 인생의 비극이다.

 

 

화려함의 차이는 있을지몰라도 적어도 꽃이라는 존재에게 아름다움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화려하면 눈길을 더 많이 끌 수는 있다.

 

 

벌나비가 많이 꼬인다고 해서 더 예쁜 것일까?

 

 

나는 천천히 걸으면서 삶의 의미를 반추해보았다.

 

 

후미진 곳에는 야생 물오리떼들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인생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안에서 내방식대로 사는 것이 허용된 여행이리라.

 

 

나는 시비 앞으로 다가갔다.

 

 

그래! 한번씩은 완행열차를 타고 가보자싶었다.

 

 

느림의 미학을 완성시키는데 걷기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으랴?

 

 

온사방에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보문호가 없었더라면 경주는 단순한 유물 덩어리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물이 주는 아름다움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사막에는 절대고독과 정숙이 있지만 생명이 없다는게 문제였다.

 

 

모든 생명체는 물과 태양이 있어야 존재하는 법이다.

 

 

나는 또다른 전망대로 나가보았다.

 

 

건장한 신체를 가진 백인 한사람이 드론을 날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본 보문호는 또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리라.

 

 

나는 덕동호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흐르는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드론이 제법 높이 날아올랐다.

 

 

호수는 거의 만수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봄철에 만수위를 자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을 받은 일이었던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