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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기차타고 러시아로

by 깜쌤 2017. 4. 19.

 

2016년 8월 15일 월요일!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서 짐을 정리했다. 아침을 찾아먹을 여유가 없었다. 5시 반에는 호텔을 나와 헬싱키 중앙역을 향해 걸었다. 

 

 

 우리가 타고가야할 기차는 6시 20분에 출발하는 국제열차 알레그로호다.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출발하여 러시아의 세인트피터스버그(상트뻬쩨르부르)에 도착하는 열차를 타게 되어 있는 것이다. 5시 45분경에 도착해서 매표소 문을 밀어보았더니 닫혀있었다. 그래도 대합실은 열려있었다. 

 

 

 6시 10분경에 플랫폼에 나가 전광판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타고갈 알레그로호가 정차해있었다.

 

 

날렵한 유선형 기차다. 기차 앞머리와 옆면에 알레그로라는 글자가 또렷하게 박혀있었다.

 

 

타기 전에 한번 더 역무원에게 확인해보았는데 그녀는 친절하게도 출입문 버튼을 눌러주었다.

 

 

우리 좌석은 열차 한가운데 양방향으로 마주보는 좌석이었다. 그 좌석이 제일 싼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알레그로호는 하루에 몇차례나 러시아를 향해 떠난다. 우리가 타는 6시 20분발 열차가 제일 빠른 시각에 떠나는 것인데 대신 다른 알레그로 열차보다 요금이 훨씬 저렴했다. 사실 여행경비를 아끼려고 제일 먼저 출발하는 열차표를 구했었다.

 

 

열차표는 우리나라에서 핀란드 철도 홈페이지에 접속하고는 미리 예매를 했었다. 가격은 39유로 ! 우리 돈으로 약 5만원이다. 보통은 10만원선이라고 보면 된다.

 

 

실내벽에 알레그로호에 관한 잡지가 걸려있었다. 나는 얼마후 이 책의 도움을 받게 된다.

 

 

왜냐고? 러시아 출입국카드를 작성하는 요령이 자세히 나타나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라도 허투루 보지않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영어로 조금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도움되는지 모른다. 79쪽을 찍은 사진이다.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출발했다.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핀란드에서 그래도 우리는 일주일이나 머물렀다. 오늘이 배낭여행 8일째인데 마침내 핀란드를 떠나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이다. 

 

 

핀란드 경치는 이제 눈에 익숙하다. 중간에 정차하면서 손님들을 태웠다. 물론 내리는 손님도 당연히 존재한다. 

 

 

 열차는 국경을 향해 달렸다.

 

 

러시아 출입국은 까다롭다는 평을 받는다. 육로로 입국할 때 특별히 더 그런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차를 택했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입출국 절차가 이루어지므로 짐검사와 절차가 훨씬 더 쉽다는 것이 여행객들의 중론이었다.

 

 

코우볼라에 도착한 것이 7시 34분이었다. 아직도 핀란드 영토다.

 

 

핀란드의 마지막 정거장은 바이날리칼리다. 내 맞은 편 좌석에 여자승객이 찾아와서 앉았다. 마지막 정거장에 도착한 시각은 8시 13분 경이다. 핀란드측의 금발머리 여자차장이 여권을 확인해가며 러시아 출입국 카드를 나누어주었다.   

 

 

러시아쪽에서 넘어오는 알레그로호가 우리 옆 선로에 정차했다.

 

 

이제 다시 출발한다. 나는 살짝 긴장했다. 그동안 모스크바 공항에는 여러번 착륙해서 환승만 했었다. 

 

 

공항을 통해 러시아에 입국한 것은 20여년전이 처음이었고 열차로 러시아에 가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경이 가까워지자 철조망이 나타났다.

 

 

강인지 호수인지 모르지만 철교를 건너자 마침내 러시아영토가 되었다.

 

 

기차도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국경을 넘은 것이 오전 8시 27분경이었다. 처음 만난 마을의 경치 하나는 참으로 훌륭했다.

 

 

하지만 시설이 조금씩 후져보이기 시작했다. 창가로 등장하는 마을 곳곳에 박힌 글씨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9시 정각부터 러시아입국 절차가 시작되었다. 아까 받은 출입국카드에 잡지를 참고해가며 미리 다 작성해두었으니 별문제는 없으리라. 출입국 공무원이 휴대용 기계에다가 여권을 쓰윽 그어본 뒤 출입국카드 기록내용을 훑어보고는 여권과 카드에 스탬프를 찍어주었다.

 

 

같은 내용으로 된것을 두개 다 기록해두면 나중에 다른 공무원이 와서 한장은 뜯어가고 또 다른 한장은 표시를 해서 돌려주었다. 돌려받은 출입국카드를 아주 소중하게 잘 보관해두어야한다. 잃어버리면 출국할 때 틀림없이 문제가 된다. 여권속에 함께 보관해두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여성 세관원이 아무 사람이나 골라 가방을 열어보게 했다. 우린 배낭여행자여서 그런지 배낭만 쓰윽 훑어보고는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간단히 출입국 절차가 끝났다. 

 

 

어제 핀란드에서 호텔도 예약해두었으니 도착해서 목적지까지만 잘 찾아가면 된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경치 하나하나가 다 낯설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숲과 들판의 연속이었다. 터널은 하나도 못본 것 같다. 엄청난 숲이 한없이 이어졌다. 

 

 

나는 러시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영화 <닥터 지바고>와 자작나무숲이 떠오른다.

 

 

그런데 잠깐! 러시아 철도는 원래 광궤가 아니었던가?

 

 

우리가 탄 열차는 바퀴 축을 넓히는 작업을 하지 않고 그냥 달리지 않았던가? 전 세계의 철로는 철로 폭에 따라 세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협궤와 표준궤와 광궤! 협궤는 철로 폭이 표준궤보다 좁아서 열차도 조금씩 작게 만들어져있다. 그 반대가 광궤다.

 

 

표준궤의 양쪽 레일 사이 거리는 1435밀리미터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기차는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속도를 천천히 늦추기 시작했다.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 온 모양이다.

 

 

마침내 상트빼제르부르에 도착한 것이다. 배낭을 메고 기차에서 내려 플랫폼에 발을 디뎠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이 채 안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착시간 메모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고속열차의 위력이 대단했다.

 

 

얼마나 오고 싶어했던 도시였던가?

 

 

우리는 집찰구를 향해 걸었다.

 

 

기차에서 내린 손님은 그냥 역바깥으로 빠져나가면 되도록 되어 있었다. 역구내 밖에는 손님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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