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그 동네가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온다느니 남사고의 글에 나온다는식으로 말들을 많이 했다. 어설픈 나까지 나서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싶다.
하기사 십승지지(十勝之地)니 피난처니 하는 말은 믿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남의 차를 얻어타고 예천군 용문면 금당실 마을에 갔다.
시골마을이라고해서 깔보면 큰일난다. 금당실 마을을 작은 마을이 아니다.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서 그런지 마을 주차장이 제법 널찍했다.
용문면소재지와 붙어있는데 옛날 집들이 모여있는 곳은 동쪽과 북쪽마을 같았다.
주차장 바로옆은 한옥체험관이었다. 나는 체험관으로 이어지는 대문으로 들어갔다.
누가봐도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방마다 이름이 붙어있었다.
달랑 한채가 아니었다.
금당마을 체험관은 부련당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었다.
한쪽은 연목이었다. 연의 흔적은 사라졌고 물레방아는 얼어붙어 있었다. 2월 10일 그날따라 날씨가 몹씨 매웠다.
너무 추우니 구경할 맛이 나지않았다.
금당실마을의 특징이라면 돌담아닐까 싶다.
이리저리 구불텅하게 이어지는 돌담이 있는가하면 반듯한 곳도 있었다.
금당실 마을엔 방귀깨나 조금 끼고 산다는 양반촌 마을의 특징인 높은 담이 존재하지 않았다.
여기가 제주도라고 해도 속겠다. 제주 돌담은 이런 동글동그하고 납닥납닥한 강돌이 아니지만.....
마을 여기저기 기와집들이 박혔다.
봄철이면 마을 경치가 한결 살아날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싶은 텃밭은 이런 것이다.
돌담과 기와담의 조화가 기막히다.
현대식으로 손을 본 집들도 있었다.
뭐랄까? 참으로 묘한 마을이다.
마을쪽으로 바짝 다가앉은 봉우리가 오미봉이다.
오미봉 밑으로 고택들이 몰려있는듯 하다.
봄에 새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추운 날씨여서 그런지 동네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내려오는 길에 용궁으로 돌아나와서 순대국밥집을 찾아갔다. 어느 집이 원조인줄 몰라서 사람이 많이 몰려든 집을 찾아갔다.
순대국밥과 오징어불고기를 주문했다. 불맛이 스며든 오징어불고기 때문에 구미가 확 당겼다. 그런데 아뿔싸! 순대국밥 사진 찍는 것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렸으니 할말이 없게 되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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