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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아이들을 탓하면 자격없는 선생이다

by 깜쌤 2016. 11. 11.

 

연말까지, 정확하게는 겨울방학 전까지만 영어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왔다. 그러기로 했다. 집에서도 가깝고 한과목만 가르치면 되는데다가 내가 원하는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했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영어는 일주일에 3시간을 가르쳐야한다. 6개반으로 구성되었으니까  매주 18시간 수업을 해야한다는 말이 된다.  



이 학교 영어실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부터 자세히 지켜보았다. 전자칠판이 있다는게 무엇보다 좋았다. 터치식이므로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소리도 나고 화면도 바뀐다. 첨단시설이니까 부러울게 없었다. 이런 시설이 있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보고 싶었는데 소원 한가지를 풀었다.


당연히 인터넷도 빵빵하게 터진다. 보여주고 싶은 것을 원없이 보여줄 수 있으니까 살맛 나는 것이다. 원어민 교사가 보조해주므로 더더욱 좋았다. 나는 요즘 교직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선생들이 너무 부럽다. 이 좋은 시설을 이용해서 방학전까지 고급교육을 마음껏 시켜주고 싶었다. 학급내 정원도 서른명 안팎이니까 정말 이상적이다.



멋진 시설을 갖추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학급 아이들을 방치하는듯한 선생을 보면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무능한 교사들의 공통점은 자기탓을 하지 않고 아이들을 탓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수준이 낮아서 힘들다, 학부모 수준이 그저그렇다는 식으로 말하는 교사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다. 


아이들은 참으로 순수한 존재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대부분 그렇다는 말이다. 폭언과 폭력없이 말로만 타이르고 가르쳐도 너무 말을 잘 듣는 존재들이다. 문제는 교사들의 의식과 마음자세다. 아이들을 휘어잡는(?) 것은 참으로 쉽다. 처음 만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십분 안에 아이들 시선을 집중시킬 수 없다면 문제가 있는 선생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는 지식만을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다. 지식을 팔기 전에 모범을 보여야하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한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여서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막상 실천해보려고 하면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교사들이 그 방법론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제일 큰 문제다.


(교사의 자세에 대한 글 내용과 사진 속의 교실을 가진 학교와는 아무 상관이 없음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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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