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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허진모의 정체는 이렇습니다

by 깜쌤 2017. 8. 25.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공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로 알고 풀이하고 글을 쓰고 강의까지 한다면 이는 정말이지 범상한 인재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지난 8월 초순의 일입니다. 어떤 어르신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번 만나고 싶어하시기에 절대로 거절할 처지가 아니어서 약속장소에 찾아갔습니다. 

 

진작부터 알고 있는 사이기에 쉽게 만났습니다만 어르신께서는 갑자기 책을 두권씩이나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쓴 책이라며 주시는데 책 저자를 보았더니 허진모였습니다. 그럴 리가 없을텐데 싶어서 사진을 보았는데 분명히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느끼는게 있었습니다. 허진모라는 이름은 필명이라는 것을 바로 눈치챌 수 있었죠.

 

 

허진모, 그러니까 정경훈 PD는 거의 40년전부터 아는 사이였습니다. 지금도 상당한 미남이지만 눈이 똘망똘망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는 상당한 미남이었습니다. 제가 담임을 맡아서 1년간 가르쳤으니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이 글을 쓰면서 정경훈 피디에게 전화를 해서 실명을 공개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정경훈 피디의 독서량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상상을 넘어설 정도였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아이들을 가르쳐보았기에 교직 말년에는 어렸던 시절에 아이들이 보이는 반응과 지능검사 결과를 보면 이 아이가 나중에 어느 정도의 대학을 갈 것이며 어떤 수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정도는 대강 짐작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 아이들은 확실히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거기다가 지능지수까지 월등하다면 흔히 말하는대로 선택받은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그가 스카이대학 가운데 한군데를 갔다는 것은 후에 알았습니다. 남의 사생활 영역이어서 함부로 세밀하게 밝혀서 이야기하지는 못합니다만 형제자매들도 모두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고 총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나같이 미남 미녀라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대학에서의 원래 전공은 인문사회영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인문학쪽으로 그렇게 많이 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가 미술 영역에도 고도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책을 많이 본 사람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말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식이 축적되면 저절로 생기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예외도 있긴 있더군요.

 

 

                                <그와 저는 오래전에 이곳에서 함께 살았습니다>

 

인간은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 지식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선생을 제법 오래 하면서 수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학생의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그 아들딸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형편과 환경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당사자의 학문수준도 짐작이 되더군요.

 

인간이 가지는 유머감각은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후천적인 면이 더 많이 작용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코미디와 유머는 다른 분야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많이 아는 자는 고급 유머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제 경험에서 우러난 확신입니다. 나는 정경훈 피디가 2016년 PD대상에서 구사하는 유머를 보며 그 친구같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표현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피디대상 수상소감    https://www.youtube.com/watch?v=3Ldf5TI6ZMk

 

 

송내용으로만 보면 부모님에 관해서 작은 오해를 하실 수도 있겠지만, 모친은 굉장히 단아하시고 우아하며 교양이 높으신 분입니다. 어르신께서도 생각이 엄청 열려있으시고 교양이 있어서 이야기가 통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보면 하나같이 창의적이어서 참신함이 넘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1세기에는 창의성이 우리를 먹여살리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하나같이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합니다. 반드시 멋진 언론인으로 대성하리라고 믿습니다. 

 

 

그의 책은 한번 손에 쥐면 쉽게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듯 합니다. 퀴즈 프로그램에 흔히 등장하는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같은 책을 절대로 쓸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통찰하고 전후 좌우의 상관관계와 서로가 끼친 영향을 살펴가며 사건의 의미를 파악하여, 마치 정교한 첨단시설을 갖춘 빌딩을 세워나가듯이 정교하게 짜맞출 수 있는 지식을 구조적인 지식이라고 하는데 그는 이미 그런 정도의 수준은 한참 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 책 어디쯤에 제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정피디가 언급할 정도로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가르쳐주고 이끌어준 좋은 선후배들과 동료와 선생님들이 많았기에, 오늘의 그가 있을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