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서둘러 보고 떠나야할 경우도 있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오늘은 찬찬히 볼 생각이다. 봉황고성은 정말 오고 싶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유스호스텔앞이다.
나는 홍교 바로 앞에 있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창가 좌석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돼지고기 요리 하나와....
삼선탕을 주문했다.
그리고 밥.... 따뜻한 국물이 있는 식사였기에 먹을만 했다. 서빙을 해주는 아줌마가 참 친절했다.
홍교너머로 있는 구역은 오후에 볼 생각이었다.
만수궁을 봐야했기에 다시 만명탑 쪽으로 돌아갔다.
아까 보아둔 커피숍을 찾아들어갔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중국돈 25원이다. 4500원 내외가 될 것이다. 중국 물가로 치자면 상당히 비싸다.
난방을 안해주니 대책이 필요했다. 중국인들이라고 추위를 안타랴? 실내라고 해도 춥긴 매일반이었다.
열이 발생하는 선풍기모양의 난방기를 가져왔다. 커피숍 안에 있던 고양이도 온기가 필요했는지 저부터 찾아와서 앞에 버티고 앉았다. 나올 때 계산을 안하고 그냥 올뻔 했다. 종업원이 화들짝 놀라서 커피값을 외쳤다. 나이가 들면서는 별 실수를 다 한다.
만수궁에 들어갔다. 통표를 구했으므로 만수궁이 적혀있는 티켓 위에 구멍을 뚫어주는 것으로 통과다.
봉황민속박물관을 겸하고 있는가보다.
돌사자 두마리가 출입문 양쪽을 지키고 있었다.
들어와서 뒤돌아보았더니 출입문이 제법 웅장했다.
염색한 천을 말리고 있었다.
중국인들을 돌사자 만드는 기술도 뛰어나다. 분노의 극치를 표현하는듯 했다. 그러니까 잡귀신 출입금지라는 말이리라.
각종 생활품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의자 조각이 아주 섬세했다.
하지만 그리 치밀하게 구성된 공간은 아니었다.
주로 청나라 후기때의 문물들이었다.
만수궁은 강서 상인들의 집합처로 쓰였다. 1949년까지라면 공산혁명이 완성된 해에 강서상인들의 모임이 소멸되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명색은 사회주의지만 실제로는 자본주의가 되어버린 지금 그들 조직은 부활했을지도 모른다.
중화민국 시대의 돈도 보인다.
봉황을 대표하는 화가 황재영의 글과 얼굴모습을 찾아보았다.
그의 조각작품도 제법 전시되어있었다.
대강 둘러보고나서 아래로 내려왔다.
출입구 한쪽에 물소뿔 공예품을 파는 참한 가게가 있었다.
또다른 구역으로 가보려고 구석을 살폈는데 출입금지표시가 붙어있었다.
안보여주겠다면 안보면 된다.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지붕에 아직도 눈이 남아있었다.
홍교부근에 있는 화장실은 유로였다.
신발에 흙이 묻은 채로 돌아다녔기에 구두를 닦아야했다. 편하게 신고다니는 운동화지만 가죽으로 만든 검은색 신발이었기에 3원을 주고 구두를 닦았던 것이다.
추운날에 고생하신다 싶어 아줌마에게 2원을 더 얹어주었다. 주름살이 배인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적은 돈으로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야 기꺼이 그렇게 해야한다.
나는 다시 홍교로 향했다.
타강 남쪽은 거의 다 훑었으니 이젠 북쪽지역을 뒤져야한다.
홍교로 들어가다가 돌아서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다시 한번 더 눈에 넣어두었다.
홍교 1층은 통로지만 2층은 찻집이었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갔다. 표가 있어야 오를 수 있다.
다리 위 2층에서 봉황시내를 살펴보았다. 타강 좌우로 늘어선 전통 기와집들이 봉황풍광의 으뜸이다.
기와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찻집창문을 열어두었기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각루 건물의 특징이 한눈에 드러난다.
강변의 좁은 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집을 받칠 엄청난 수량의 기둥을 박은 후 그 위에다가 집을 지었다.
그런 집들이 타강변에 즐비했다.
2층 찻집에는 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았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강의 흐름을 살폈다.
나같은 호기심을 가진 여행자가 또 있었다.
조용히 차 한 잔 할 분위기가 되지 않았기에 차마시는 것은 포기했다.
통로좌우가 의자여서 분위기가 썰렁했다. 차라리 한쪽 통로만을 사용하도록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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