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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집으로

by 깜쌤 2016. 10. 15.

 

 비행기는 이내 아시아 대륙으로 접어들었다.



멀리 보이는 호수는 사판카호수일 가능성이 높다.



풍경이 슬슬 변하기 시작했다. 이스탄불을 출발한 비행기는 흑해 연안을 따라 일단 동쪽으로 날아간다.



거대한 호수가 오른쪽으로 나타났다. 앙카라 서북쪽을 흐르는 강을 막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득히 저멀리 하얀 대지가 보였다.



똑딱이 카메라의 렌즈를 최대한으로 올려서 당겨보았다. 어쩌면 염호일 것이다. 카파도키아 지방과 앙카라 사이에 놓인 소금호수말이다. 비행기 경로를 놓고 살펴보니 영 터무니없는 가정은 아니었다.



들판의 경치가 건조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다.



다시 한번 더 경로를 확인해보니 흑해연안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그랬다. 마침내 바다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흑해다. 검게 보이는 바다여서 흑해라고 이름붙였다는 그 바다다. 이 바다를 건너면 러시아의 영토가 나타난다. 러시아와 사이가 나쁜 우크라이나 영공을 우회하여 비행하는 것이 틀림없다. 

 


주스를 주는 걸 보니 이제 곧 기내식이 나올 모양이다. 



조지아 영토일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세 나라를 보았다. 아르메니아, 조지아, 그리고 터키 !



비행기는 코카서스 산맥 위를 날아가고 있었다. 아까 기장이 기내방송을 통해 소치라는 낱말을 사용했었다. 김연아씨가 금메달을 놓친 소치 동계올림픽이 기억났다.



코카서스의 산맥을 이루는 영봉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유럽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는 엘부르즈다. 엘부르즈가 코카서스 산맥 가운데 존재한다. 코카서스 산맥을 러시아 발음으로는 카프카즈산맥이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카프카즈(코카서스)산맥을 넘어서자 러시아 남부의 광대한 평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엄청난 곡창지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이 왔다. 이 점심을 먹기 위해 공항에서도 일부러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식사를 끝내고나자 오후 3시 25분이 되었다. 이런 것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식으로 의심을 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나는 모든 것을 철저히 기록해둔다. 사진을 찍어두고 일기를 써둔다. 일기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모든 영수증을 함께 붙여두고 기록해두고 메모해둔다. 돈 쓴 내역도 일일이 다 기록해두므로 이런 여행기를 쓰는 것이 가능하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기록을 하지만 나는 아직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좋다. 인간적인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사진도 엄청 찍어두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좋은 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창을 통해 밖을 보았더니 저쪽에 작은 비행기 한대가 나란히 날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고도가 낮은 것으로 보아 러시아 국내선일 가능성이 있다.



모두들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기를 빌어보았다.



비행기는 고도를 더 높이더니 구름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는 정말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위 사진 속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가?



처음볼 땐 다른 비행기 한대가 같이 따라오는 줄 알았다. 자세히 살펴보고나서야 나는 그게 우리 비행기 그림자가 구름 위에 비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구름은 물방울들의 집합체다. 우리 비행기 그림자가 구름 위에 떨어져 몇 겹의 무지개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나타나나고 있었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는 어디까지일까?



비행기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가자 러시아의 광대한 평원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비행경로를 살펴보니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내가 항상 동경해마지 않는 러시아다.



나는 톨스토이와 토스토예프스키와 푸시킨과 차이콥스키를 사랑하며 체홉을 사랑한다. 러시아의 피아노 연주자와 음악가와 작곡자들도 당연히 좋아한다.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같은 도시는 20여년전에 가보았다.



그때의 여행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움뿐이다.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것이 제법 된다. 그러나 직접 입국을 해본 것은 단 한번 뿐이다. 



활주로에 바퀴가 닿는 느낌이 산뜻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우리들은 환승로를 찾아걸었다. 러시아에 입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이 오후 4시 30분이었으니까 이스탄불에서 세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환승사무실에서 여권과 비행기표를 먼저 보이고 통과한 뒤 보안구역에서 소지품에 대한 검사와 신체검사를 받았다.


 

밑창 두꺼운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은 신발검사까지 철저히 했다. 환승절차를 밟은 후 2층으로 내려와 비행기를 갈아탈 게이트를 확인해두어야 한다. 우리는 22번 게이트였는데 제일 끝머리에 있었다. 두시간 가량 대기하며 쉬다가 오후 6시 20분부터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번의 내 좌석은 60D였다. 그러니 비행기 제일 뒤쪽이다. 그게 오히려 더 편했다. 식사 서빙 때도 제일 먼저 받을 수 있으니까 좋았고 승무원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더 좋았다.



우리나라로 가는 비행기여서 그런지 국내산 물을 가져다 주었다.



이윽고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인천까지는 8시간 정도 비행할 것이다. 



 그러니 먹어두어야했다. 먹고 자면 된다.



저녁을 먹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시차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비행기 좌석에 붙은 모니터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별짓을 다해본다.



선잠을 자고 났더니 물수건을 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것일까? 물수건으로 얼굴과 손을 닦고 정신을 차렸다.



오믈렛과 커피로 이루어진 간단한 아침식사다. 오 예~~



남김없이 다 먹었다.



거기다가 과일까지.....



2열, 4열, 3열로 이루어진 여객기다. 우리는 제일 뒷자리에 앉아있었으니 제일 뒤에 내렸다. 정확하게 아침 9시 30분에 비행기 트랩이 동체에 접속했었다. 인천 공항 도착 예정시각이 9시 반이었는데.....



신고할 물품이 없었기에 세관은 신고서만 내고 그냥 통과했다.



인천공항에서 10시 30분에 출발하는 직통공항열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출발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11시 10분이 되었다.



세분은 신경주역까지 가는 KTX를 타고 먼저 내려갔다. 나는 12시 30분에 서울역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그리고 갈비탕을 먹었다.



그런 뒤 오후 두시 반에 출발하는 고속열차를 타고 동대구까지 갔다. 



동대구에서는 경주로 연결되는 무궁화호 열차를 갈아탈 것이다.



그렇게 24일간의 여행을 마무리 할 것이다.



내일부터는 당장 출근해야한다. 시내 어떤 학교에서 2학기 끝까지(2016년 2월 말까지) 음악 한과목만을 가르쳐주기로 해외에서 약속을 했었다.



동대구역에서 경주로 가는 기차에 다시 몸을 옮겨 실었다.



금호강 옆을 지난다.



고국산천에도 배롱나무꽃이 만발했다. 어제 이스탄불에서도 그랬는데.....



팔공산자락이 옆으로 길게 누워있었다.



영천으로 진입한다. 눈에 익은 경치다.



경주역에 도착하니 오후 6시 8분이 되었다. 나는 배낭을 매고 집을 향해 걸었다.



그렇게 26번째 해외배낭여행을 마쳤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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