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좋은 세상 만들기 To Make Better

호들갑의 끝과 선무당

by 깜쌤 2016. 11. 4.

  

호들갑의 끝은 이랬다. 사람으로 북적거리던 상가에 인적이 뚝 끊어진 것이었다.



불국사 앞 상가에 수학여행철과 관광시즌에 사람들 발걸음이 뜸해지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민 그런 일이 이젠 다반사가 되었다.



하기사 경주 불국사에 사람이 들끓어 활기차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어디에서부턴가 분명히 잘못되어 간 것은 사실이다.  

 


 큰지진이 일어난지 이제 두달 가량되어간다.



나는 10월 초에 자전거를 타고 불국사를 향해 달렸다.



들판은 풍요로웠다. 올해도 풍년이라고 했다.



 그랬기에 쌀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지진이 경주를 흔들고 간 뒤 언론매체에서 하도 호들갑을 떨어댔기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빗발쳤다. 그래서 나는 그 현장에 직접 가서 현황을 보고 싶었다.  



불국사 기차역을 지난 뒤 불국사 상가로 이어지는 큰길을 따라 갔다.



불국사 절마을 상가 거리 밑에 두산에서 짓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단다.



불국사 앞에 아파트 단지를 짓도록 허락하는 것이 적절한가의 여부는 나중에 따지기로 하자.



지난 9월 지진의 진앙지가 경주였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게 더 큰 지진의 전조일지 아니면 예전부터 있었던 그런 단순 지진이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문제의 핵심은 진앙지와 원자력발전소와의 인접성 문제였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문제였다.



지진 때문에 문화재가 파괴될까 두려워서 그렇게 언론들마다 나서서 호들갑(?)을 떨진 않았을거다.



누구나 알다시피 경주는 관광도시다. 외부 손님들이 떨어뜨려주는 경비로 먹고사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현실적인 문제때문에 외곽지역에 공단을 유치하기도 했다. 



조류독감이 돌면 오리농가와 양계농가가 폐업을 하고 콜레라 이야기가 나오면 횟집이 망하고 구제역 이야기가 나오면 축산농가가 홀랑 망하는 일이 한두번이었던가?



호들갑만 떠는 언론이 문제인가? 아니면 언론에 휘들려 지나치게 경박하게(?) 구는 우리들 국민성이 문제인가? 언론의 관심은 고맙지만 지역주민들의 생계와 훗날을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성숙한 자세는 언제쯤 지니게 될까?



그날 내가 만난 관광객은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진정으로 우리가 접근해야할 문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과, 문화재보호가 아니었던가? 지진발생으로부터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쯤은 원자력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를 생각하고 그런 쪽으로 언론매체에서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지며 정부당국에서는 미래를 대비하는 에너지 정책을 발표해야 정상 아닌가?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게 요즘의 우리나라 모습이다. 너무나 흔한 일상이 되어 너도나도 선무당이 되어가는 중이다. 제발 뒤를 생각하는 보도를 해주기바란다. 



물론 경주시민들이 반성해야할 점도 많이 있다. 특히 상가 주민들이 반성해야할 부분이 수두룩함을 잘 알고 있다. 나자신부터도 모든 걸 남탓으로만 여기지는 않는다.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불국사역 앞으로 가서 커피를 한잔 주문해서 마셨다.



불국사역에도 손님이 없어서 조용하긴 매일반이었다. 갑자기 더 허전해지고 한없이 슬퍼졌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