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상공연장으로 나가보았다.
참으로 안타깝게 여기는 시설물 가운데 하나가 이 공연장이다.
이런 멋진 공연장을 사장(死藏)시키고 있다는게 너무 속상하기까지 하다.
처음 계획하고 설계할 땐 아기자기하다거나 아니면 거창할 수도 있는 그 어떤 꿈이 있었으리라.
이렇게 있다가 나중에는 흉물로 전락하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되기도 한다.
스위스나 이탈리아같은 나라에서 대인기를 끌고있는 수상음악 축제같은 것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꿈을 꾸고 만들었다면 경주를 잘츠부르크같은 도시로 분위기를 바꾸는게 급선무다.
벚꽃구경을 나섰다가 너무 이상한 쪽으로 이야기가 나가는 것 같아서 미안하긴 하지만 이미 꺼낸 이야기니 계속하기로 하자.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그보다는 음악과 예술의 도시로 더 유명하다.
잘츠부르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고향이기도 하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출생지이며 고향이기도 하다.
카라얀은 자기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음악축제의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경주를 지휘자 정명훈같은 대가들의 주활동무대로 삼아주면 어떨까? 그런 정도의 네임밸류를 가진 분이 경주에 정착하도록 한다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경주 부근에는 부산, 울산, 대구, 포항같은 대도시가 있다. 정명훈씨같은 마에스트로가 자리잡고 살면서 지휘를 한다면 관객들이 모여드는 것은 식은죽 먹기일 수도 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데도 고속열차를 타면 두시간 반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이런 꿈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그런 몽상만은 아닐 것이다.
몇년 전 어떤 도시에서는 잘 하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단원들의 어처구니없는 요구로 물러서기도 했다. 그 정도가 되면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지휘자가 단원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오디션을 요구했는데 단원들이 똘똘 뭉쳐 지휘자를 몰아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일류가 되지 않고는 버텨낼 수 없는 것이 현실 아니던가? 연주자 스스로 일류가 못되니 유능한 지휘자를 버거워해서 갈아치우는 풍토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정도로만 하자.
경주 벚꽃도 처음에는 꽤나 유명했다.
한때는 벚꽃구경이라고 하면 진해와 경주 아니었던가?
이제는 전국의 어지간한 도시는 모두 벚꽃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와 같은 현상은 '같이 함께 망하기 작전'에 함께 돌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인 특유의 현상이기도 하다.
이제 경주가 벚꽃으로 살아남으려면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벚꽃 사이사이마다 겹벚꽃을 새로 심어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든지, 아니면 시가지 부근 산 전체를 벚나무로 심든지 해야한다. 벚꽃에 집착한다면 그렇게라도 할 일이다.
5월 초순에는 이팝나무 꽃이 핀다. 하얗게 피는 꽃이 나무 전체를 덮는다.
7월부터 9월까지는 배롱나무가 분홍색 꽃을 피운다.
이제는 그런 것에도 눈을 뜨자. 벚꽃거리 이팝나무거리, 배롱나무거리로 특화시켜나가자. 모조리 다 벚나무로 채우지 말고.....
보문관광단지 인근의 야산을 벚나무로 덮어보는 것도 꽨찮을것이다. 벚나무는 단풍도 아름다워서 가을 경치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문제는 봄철에 피는 벚꽃의 개화시기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꽃이 달리는 시간이 좀더 오래가는 그런 나무는 없는 것일까?
나는 지금 보문호수를 한바퀴 돌고있는 것이다.
보문호수를 한바퀴 도는 산책로가 완공되어 있어서 한번쯤은 걸을만하다.
벚꽃 필 때 낮에 한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밤에 걷는 것은 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보름달 피는 시기와 맞아떨어지는 해에는 벚꽃잔치 달밤걷기대회라도 한번 개최해보자.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아우성치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내보자. 이만큼 만개한 벚꽃거리를 만약 말을 타고 돌았다면 말발굽에서조차 꽃향기가 묻어나야 정상인 법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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