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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옛 소주성에 올랐습니다

by 깜쌤 2015. 7. 23.

 

여경루(麗景樓) 앞에는 멋진 공간이 있습니다. 마주보듯 서있는 사서당을 사이에 두고 연못 앞부분에 참한 공간을 만들어둔 것이죠.

 

 

현판글씨가 참으로 유려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경루"라는 글씨겠죠?

 

 

여경루앞의 공간은 수상봉래(水上蓬萊)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개념도를 확대해보니 그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두었더군요. 제가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수상봉래를 벗어난 뒤 나는 작은 다리를 건너 소비원(蘇飛園)으로 넘어갔습니다. 작은 구역 하나하나에도 이름을 붙여둔 중국인들의 미의식에 경탄을 합니다.           

 

 

연못 양쪽으로 멋진 회랑이 이어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회랑을 이루는 기둥에 붙여둔 주련들도 하나같이 깊은 의미를 담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원 너머로 여경루와 수상봉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나는 소비원을 이루는 작은 언덕위로 올라갔습니다.

 

 

 저만큼 앞쪽에 성벽이 보입니다. 왜 여기를 반문경구라고 부르는지 그 연유라도 알고 돌아가야할 것 같아 기어이 그쪽으로 가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소비원 앞쪽에는 멋진 인공폭포가 있습니다. 이 부근을 수렴동(水簾洞)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렴이라고 하는 글자는 (어떤 물건같은 것을 가리는 커튼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물이 발처럼 드리운다는 뜻으로 붙여둔 이름이겠지요.

 

지금까지 중국을 돌아다니며 본 수렴동 중에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무이산에서 본 것이었습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폭포지만 추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성벽으로 접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야겠네요.

 

 

다리에 올라서보았더니 폭이 좁은 해자와 그리 높지 않은 성벽이 보였습니다. 여름철같으면 성벽에 담쟁이 이파리가 가득하겠지요.

 

 

소주성 성벽으로 오르는 경사로입니다. 소주기차역 앞에 보이는 문의 이름은 평문(平門)이었습니다. 소주성에는 모두 8개의 문이 있었다는데 이 곳에 있던 문의 이름은 반문(盤門 , 盘门)이었던 것이지요.

 

 

반문이라는 성문이 남아있는 경치좋은 구역이라고 해서 반문경구라는 이름을 붙였겠지요. 문도 문이지만 이 부근에 예전에 쌓은 소주성벽이 온전히 남아있다고 해서 더더욱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성벽이라고 하는 것이 오자서가 오왕 합려의 명을 받고 쌓은 최초의 성벽이었는지 후대에 개축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소주성벽이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는 구역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경사로를 걸어서 위로 올라갔습니다. 해가 기울어지는 오후여서 그런지 분위기가 조금 그렇고 그랬습니다. 

 

 

걸어올라가다가 슬쩍 뒤돌아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걸어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밑으로 오상사(伍相祠)가 보입니다. 오상사라! 여기가 오나라의 수도였으니 오상사라고 하면 틀림없이 중국인들이 충신의 표본으로 꼽는 인물인 오자서와 관련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따가 꼭 들어가봐야할 장소입니다. 

      

 

경사로를 다 오르자 성루가 나타났습니다.

 

 

붉은 등이 걸린 하늘 너머로 해가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짙은 연무속으로 넘어가는 해여서 그런지 동그란 형체가 드러납니다.

 

 

이층으로 된 성루는 아담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성루에 비하면 확실히 크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성벽위로 난 길은 넓고 컸습니다. 성벽이 그만큼 두텁다는 말이 되겠지요.

 

 

성벽에 올라보니 성문 앞으로 마련해둔 옹성시설이 보였습니다. 적이 아무런 준비없이 이 구역안으로 들어오면 독안에 든 쥐가 되는 형국입니다. 앞에 보이는 문이 옹벽으로 둘러싸인 옹성구역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고 전체의 모습을 살폈습니다. 소주성은 평야에 건설된 성입니다. 그러나 물이 많은 이 지역의 특징과 장점을 잘 살려서 성벽밖으로 깊은 해자까지 둘러 요새를 만들었습니다.

 

 

성루가 있는 이 문이 그 유명한 반문입니다. 중국 바이두에 가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현재의 반문은 서기 1351년에 중건한 것이라고 되어있더군요. 

 

 

옹성으로 들어온 적군을 차단하기 위해 철책문이 위에서 밑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추락하는 것을 막기위해 안전판을 깔아두었습니다. 철문을 달아두었던 도드레 시설도 함께 보입니다.

 

 

참으로 교묘하게 만든 성문시설이었습니다.

 

 

성벽에는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던 구형대포도 설치한 원형대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인간의 역사는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온것 같기도 합니다.

 

 

나는 다시 반문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수륙영회(水陸영廻)! 영자는 불 화(火) 밑에 실 사(絲)가 들어있는 글자입니다. 자전을 찾아보니 '얽힐 영'이라는 글자였습니다. 물과 뭍이 얽혀 돌아가는 곳이라니 참으로 기가막힐 정도로 적합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반문,반문 하는 것이겠지요.

 

 

성문밖을 흐르는 물길 겸 해자에는 오문교라는 아름다운 다리가 걸려있습니다. 소주의 진정한 매력은 저런 모습에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리 위로 난 통로에는 사람들이 제법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