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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무원에서 황산으로 옮겨갔습니다

by 깜쌤 2015. 5. 29.

 

국화차를 마시고 우리나라 소면비슷하되 칼국수맛이 나는 국수까지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는 이갱에 있는 여관으로 가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집은 도로가에 면하고 있으니 가게를 하기에는 딱 좋은 집인데 공간 한쪽을 단독주택의 대청비슷하게 꾸며두었더군요.

 

 

그런데 식사를 다하고 도로를 보니 물기로 젖어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점심을 먹는 사이에 비가 시작되었던 모양입니다. 오전만해도 하늘이 맑았기에 비가 온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겨울비가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난감한 상황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겨울비가 뿌리는 상황이니 한시간이나 걸리는 강만까지 걸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야하는데 택시는 코빼기조차 볼 수 없었고 버스는 언제올지 모르는 진퇴양난의 처지가 되고만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한 이십여분 정도 기다렸던것 같습니다. 강물이 흘러내려오는 상류쪽 도로로 여객버스 한대가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손을 들어 세우고는 버스에 탔습니다.  다행하게도 무원으로 가는 버스여서 그냥 이갱입구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강만과 이갱사이에는 왕구라는 멋진 강마을이 있습니다만 내리지 않았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상황이니 내려본들 뭘 하겠습니까? 우리는 이갱입구에서 내렸습니다.

 

 

이갱까지 걸어가려면 십오분 정도는 소요될 것입니다. 같이간 동료가 일회용 비닐 우의를 벗어주었습니다.

 

 

이갱 마을 입구에서 우리는 한바탕 생쇼를 벌여야했습니다. 어제 산 출입용 카드를 가지고 체크를 한뒤 마을로 들어가려는데 카드작동이 안되는 것입니다. 몇번 시도를 해도 안되길래 관리인을 불러 시도를 해보도록 했는데 그가 해봐도 안되는 것입니다.

 

 

관리인은 이 카드는 사용불가로 나오는 것이니 마을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산 카드인데 이럴 수가 있는가싶어 성질이 돋았습니다. 관리인은 안된다며 매몰차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관리인과는 말이 안통하는 상황이어서  큰 소리로 어제 여기에서 돈주고 산 것인데 왜 안된다는 것이냐고 언성을 올렸습니다.

 

 

목소리를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같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결국 나는 다른 관리인을 불렀습니다. '머피의 법칙'이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다른 관리인이 해보니 아무 이상없이 잘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매몰차게 나오던 첫번째 관리인은 머쓱해졌는지 그만 꼬리를 내리고는 재빨리 그 자리에서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소동을 겪고나서 우리는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갱에서 이틀을 머물렀던 것이죠. 비가 내리니 마을 풍광속에 또다른 멋이 우러났습니다.

 

 

꽃피고 새 우는 계절이라면 아주 낭만적으로 변했을 것입니다만 때가 겨울이니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우리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나면 가로등도 없이 어두워지는 마을이기에 오늘은 조금만 쉬고 밖으로 나가서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황혼녘 경치는 봐두어야했기 때문입니다.

 

 

해 질 녘에 밖으로 나와보았더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산하기만 했습니다. 비가 오니 사람들이 나다닐 이유가 없었던 것이지요.

 

 

사람의 발길이 끊어져버린 골목엔 물기만 흥건했습니다.

 

 

어느새 쌍용객잔 2층에도 전기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쌍용객잔 옆에는 신명객잔이 있습니다.

 

 

문을 연 음식점이 거의 없었기에 우리는 여관으로 다시 돌아와야했습니다.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문을 연 곳이 없으니 난감합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묵는 여관에서 음식을 팔지도 모른다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골목에 어둠이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관(=브룩 호텔)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홀(hall) 탁자의 의자에 엉덩이를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홀 벽면에는 대형 텔레비전이 붙어있었고 주인집 아들은 만화영화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집 주인아줌마가 영어를 할 줄 알았는데 론리플래닛 중국어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춘듯 합니다.

 

 

이윽고 볶음밥이 나왔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음식솜씨가 기대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니가 요리담당인듯 합니다. 음식이 정말 맛있더군요.

 

 

식사후 우리는 이층 방으로 가서 쉬었습니다. 그 전에 나는 이집의 안주인인 젊은 새댁아줌마에게 무원에서 황산으로 가는 버스시간표를 확인해보았는데 그녀는 아침 8시 20분에 첫버스가 출발한다고 정확하게 답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이갱에서 무원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런 버스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택시를 예약해두는 것이죠. 무원에서 황산으로 가는 버스는 자주 있는게 아니어서 하루에 두번 정도뿐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8시 20분 버스를 반드시 타야만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에 택시가 오도록 부탁을 해두었습니다. 택시요금은 50원이라고 하기에 그렇게 지불하겠노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여관 주인의 명함을 소개해두었습니다. 아줌마의 영어이름은 린다입니다. 원래 이름은 강리단이네요.

 

 

브룩(Brook) 호텔의 위치가 명함 뒷면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갱촌까지만 가면 찾는 것은 너무 쉽습니다. 개울가에 있기 때문이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준비를 했습니다. 샤워를 하고 짐을 싸서 1층으로 내려왔더니 모두들 자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6시 l55분이 되어도 기척이 없기에 할 수없이 큰소리로 불렀더니 할머니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홀로 나오셨습니다. 

 

 

 이윽고 며느리가 나오고 제일 마지막에 주인 아들이 일어났습니다.

 

 

택시가 어디있는가 싶어 참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자가용택시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픽업 서비스를 해주고 돈을 받는다는 말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집 아들은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어머니는 요리사를 하며 영어를 할 줄 아는 며느리는 운영전반을 맡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이 앞장서서 마을길을 걸어갑니다. 우리는 배낭을 메고 뒤를 따랐습니다.

 

 

차는 마을 입구 주차장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승용차에 배낭을 싣고 출발했습니다.  

 

 

이슬비가 내리는데다가 안개까지 끼어서 가시거리가 길지 못했습니다. 그는 반드시 깜빡이를 켜고 법규를 준수해가며 안전운행을 했습니다.

 

 

무원으로 나가는 중입니다.

 

 

앞에서 오토바이 한대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갱촌에서 무원까지는 승용차로 15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합니다.

 

 

눈에 익은 다리를 건넜습니다. 곧 시외버스터미널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제 거의 다왔습니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 기사는 우리에게 순박한 웃음을 날리고 사라져갔습니다.

 

 

영어는 통하지 않지만 행동만 봐도 그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원 시외버스터미널 앞에 도착했던 것이죠.

 

 

 

오늘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안휘성 황산시입니다. 우리는 강서성 무원을 떠나 안휘성으로 가려는 것인데 황산을 오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지도를 클릭해서 크게 확대해두고 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1 - 경덕진

2 - 무원

3 - 이갱

4 - 강만

5 - 황산시

 

무원에서 황산까지는 두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나는 고속버스를 상상했습니다.

 

 

우리는 표를 샀습니다. 요금은 46원입니다. 표를 구했으니 아침을 먹어야했습니다.

 

 

우리는 구내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들어갔습니다. 만두국과 만두를 주문했는데 고기소가 든 만두가 두개, 채소가 든 만두가 두개였습니다. 주인아줌마의 재치가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꾸준히 손님이 기웃거리도 하고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따끈한 만둣국을 먹고나니 속이 편안해졌습니다.

 

 

6번 개찰구를 빠져나와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중형이었습니다. 

 

 

우리는 좌석을 찾아 앉았습니다.

 

 

버스가 터미널을 벗어나자마자 노동자 차림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타더군요.

 

 

안에서 타지 않고 밖에서 타는 것은 무슨 꿍꿍이속이 있을 것입니다. 

 

 

차장은 중년 남자였는데 제법 깐깐한 것 같았습니다.

 

 

버스가 가는 길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고속도로로 올라 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탄 이 버스는 로컬 버스라는 말이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위치 검색을 해보니 확실했습니다.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는게 틀림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중대한 실수를 한게 틀림없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버스는 이갱 입구를 지나고 왕구를 지나서 강만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강만에서 타는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는 말이 됩니다. 약 9시경에 강만을 지나가더군요.

 

 

강만을 지나서부터는 버스가 산길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버스안에는 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재를 넘기 시작했습니다. 날이 들기 시작한 것은 좋은 일이었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가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제 안휘성 남부로 넘어온 것 같습니다. 창밖으로 나타나는 마을의 분위기는 다 비슷했습니다. 예전부터 여기는 모두 휘주였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산을 넘자 너른 들판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작은 읍정도의 마을을 한두개 정도 거쳐갑니다.

 

 

황산시가 슬슬 가까워지는듯 합니다.

 

 

거의 11시가 되어서 황산시에 도착했습니다. 예전에는 둔계라고 불렀던 곳입니다.  무원에서 황산까지는 두시간 반 이상 걸린 셈이 됩니다.

 

 

우리는 출구를 찾아 걸었습니다.

 

 

황산시외버스 터미널도 최근에 새로 지은듯 합니다.

 

 

우리는 곧바로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버스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서 굉촌(宏村 홍춘)행 버스시간표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여1번 버스가 황산객운총참 22번 검표구에서 서체와 굉촌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버스가 8시 정각, 그 다음 버스는 오전 9시 정각에 간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정말 귀중한 정보입니다.  우리는 내일 굉촌에 갈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황산시까지 흘러들어온 것은 황산에 오르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므로 황산의 등산로는 눈으로 덮여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나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이번 여행에서는 황산등반을 포기하고 대신 황산 주변의 유네스코지정 전통마을을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정보수집도 끝났으니 이젠 시내로 들어가야 합니다. 굉촌여행만이 목적이라면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묵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 경우를 생각해서 표를 알아보기로 했기에 반드시 시내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아가씨가 다가오더니 영어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아가씨가 말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혼자서 굉촌으로 택시를 타고가려는데 요금을 나누어 내면 어떻겠느냐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내일 굉촌으로 갈 생각이었기에 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당히 당돌하고 대단한 용기를 가진 아가씨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건물 밖에서 9번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우리는 황산참(황산기차역)까지 일단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내 9번 버스가 왔기에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습니다. 굉촌으로 가기를 원하던 아가씨도 자기 일정을 포기하고 우리와 함께 같은 버스를 타더군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