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근에서 공연장과 사당을 둘러본뒤 우리는 본격적인 강만 탐색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패방에 새겨진 글씨에도 금박을 입혔습니다. 이런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각들도 화려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패방안쪽으로는 단정한 거리가 뻗어있었습니다. 강만은 그냥 만나볼 수 있는 시시한 마을이 아니었던 겁니다.
패방안으로 들어와서 바깥을 본 모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을 입구의 너른 광장과 우뚝 솟은 사당은 강만이 무원지방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나타내는 것 같았습니다.
거리 양쪽은 가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살림살이는 소박한 편이었습니다. 거리가 깨끗합니다.
최근들어 단정하게 손을 본듯합니다. 거리모습이 상당히 정갈했습니다.
2층으로 이루어진 휘파건물들이 거리 양쪽에 가지런하게 줄을 잇고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가게문을 여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우리는 큰길보다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지역민들의 진정한 삶의 현장을 보고싶었습니다.
골목입구에는 노인들이 나와 잡담을 나누며 앉아있었습니다.
남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골목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희게 칠한 색깔이 약간 변색한 집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했습니다.
이 높은 벽안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요? 왜 이렇게 담벼락이 높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물건을 함부로 집밖에 내어놓은 집은 정말 드물었습니다. 중국인들의 비밀주의 심성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그 무엇이 그들의 삶속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나름대로는 중국을 제법 돌아다녔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모르는게 더 많은 것이 중국이라는 나라였습니다.
돌을 예쁘게 파서 만든 제품에 수생식물을 심어놓았습니다. 이런 그릇을 확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확이라고하면 방아의 공이가 떨어지는 둥글게 파낸 돌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상당히 정교하게 만든 돌그릇처럼 보입니다.
무원부근은 예로부터 벼루가 유명한 모양입니다. 나중에 인근의 황산시에 가보았더니 거기에도 멋진 벼루들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향나무들로 만든 목공예품같습니다. 나무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어떤 집에는 옛날 책을 묶어서 내어놓았습니다.
모택동이나 악비와 같은 인물에 관한 내용도 있습니다.
골목안에는 주점도 있었습니다.
더 안으로 들어갔더니 할머니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골목은 사방으로 이리저리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유럽인들이 즐겨만들어 장식하는 모자이크식으로 아름답게 거리바닥을 꾸민 곳에 커다란 둥근 돌항아리같은게 보였습니다. 나는 처음볼때 항아리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돌에 새겨진 글자를 보았더니 남관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우물이었습니다. 우물 주변의 장식이 너무 아름답기만 합니다.
속을 보았더니 진짜 우물이 맞습니다.
다음 골목은 마을의 중심을 이루는 큰길과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주 계획적으로 만든 마을이라는 말입니다.
강만은 그런 곳이었던 것이죠.
우물을 중심으로 골목이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되 난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거리나 골목이 한결같이 너무 깨끗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더욱 놀란 것은 골목마다 물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것이 휘주에 분포한 마을과 건물들의 특징인가 봅니다.
중국이 경제사적으로 후진국으로 전락한 것은 청나라 말기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는 혼란기뿐이었다는 말이 맞는 것같습니다. 그들이 가진 문명의 저력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최근 몇년동안 동남부지방을 여행하며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만나게되는 텃밭에는 어김없이 채소가 심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골목에서 내가 호기심을 느낄만한 작은 가게를 만났습니다.
노란 국화를 파는 가게였습니다. 이쪽으로는 국화차가 예로부터 유명한가 봅니다. 상효기라는 마을에서 좋은 품질의 국화차가 나오는 것같습니다. 효기라는 동네의 아름다움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강만 다음에 내가 가고 싶어했던 마을이 효기였습니다.
다양한 특산품들을 담아서 팔고 있었습니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품질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차도 있었습니다. 나는 구경만 합니다.
물건을 파는 아가씨도 그저 자기 할일만 열심히 할뿐이었습니다.
어떤 곳에는 물건운반용 짐차가 세워져있기도 했는데 이름이 어찌 일본식 한자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공간을 이용하여 채소를 기르기도 했습니다. 담밑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중국안에서도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골목이 참 깨끗합니다. 내가 사는 경주 시가지의 골목과는 너무나 대조가 되는듯 합니다.
그러다가 나는 정말 놀라운 것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무엇이라고 여기는지 궁금합니다.
골목안 공터에 반달식으로 예쁘게 만든 생활시설인데 하나하나가 정말 신경을 써서 만든 구조물입니다. 계단을 보면 정말 그 놀라운 지혜에 탄복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빨래도 할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주위에는 작은 텃밭이 자리잡았는데 돌로 낮은 담을 둘러쌓았습니다.
골목으로 들어온 물길을 끌어들여 만든 시설물입니다.
나무 판자를 이용해서 물길을 잠시 막으면 물이 흘러들어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편리하게 도랑에 접근해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아이디어를 낸 것이겠지요.
이 골목 안에도 벼루가게가 있는가 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벽에 그려넣은 둥근 원속에 써놓은 글자도 아무렇게나 쓴 싸구려 글씨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감탄을 해가며 골목을 기웃거렸던 것이죠.
마을을 하나 만들어도 사람살이가 조금이라도 편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서 만들줄 알았던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아이를 태운 작은 수레가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집에는 에어컨도 달려있었습니다.
청소원이라고 생각되는 여성이 빗자루를 들고 골목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작은 골목 하나하나가 참으로 정겨운 곳, 그곳이 강만이었습니다.
마을 안에는 작은 기념관들과 유적들이 깔끔하게 보존되어 있기도 합니다.
당연히 골목골목에 현대식 화장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위생간(화장실)으로 쓴 건물은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듯이 보입니다만......
어리
버리
'배낭여행기 > 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기로 가다가 용회탄마을에 들렀습니다 (0) | 2015.05.26 |
---|---|
강만에서 효기를 찾아 걸어갔습니다 (0) | 2015.05.25 |
강만은 위대했다 1 (0) | 2015.05.22 |
가장 아름답다는 무원에서도 이갱이 으뜸이다 5 (0) | 2015.05.21 |
가장 아름답다는 무원에서도 이갱이 으뜸이다 4 (0) | 2015.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