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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찾아갑니다

by 깜쌤 2015. 5. 11.

 

새날입니다. 오늘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찾아 떠나는 날입니다. 슬슬 잠자리를 정리해야지요. 공기가 훈훈해서 잠자기가 편했습니다. 우리는 100유안짜리 방에 묵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돈으로 18,000원이니 한사람당 9,000원을 내고 잤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요금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2층에 있는 식당에 갔습니다. 배낭여행자에게 공짜(?)로 주는 아침식사를 먹을때만큼 행복한 순간이 또 있나요?

 

 

간단한 뷔페식사입니다.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골라왔습니다.

 

 

만두에다가 여러가지 빵에다가 그리고 죽 한그릇! 이 정도면 진수성찬입니다.

 

 

식당 분위기도 좋습니다. 조용하니 더 먹을 맛이 나는 거죠.

 

 

방에 돌아와서 짐을 정리했습니다. 이제 떠납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을 찾아서 가는 것이니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우리는 로비하나만큼은 최고급인 호텔을 떠나서 걸었습니다.

 

 

중국에는 도시 하나에도 버스터미널이 여러개 있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우리는 무원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버스터미널을 찾아갑니다.

 

 

우리가 지금 찾아가는 버스정류장은 이촌(里村)터미널입니다. 경덕진 역뒤편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역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우리는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터미널 입구가 작고 볼품없어서 자칫하면 입구인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칠뻔 했습니다.

 

 

건물로 둘러싸인 곳에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표를 파는 곳도 없어서 그냥 무원(婺源 우유안)가는 버스를 찾아서 올라갔습니다. 한자를 알면 버스찾기도 아주 쉽습니다.

 

 

버스 앞면에 무원이라는 글씨가 아주 선명하게 붙어있습니다. 미니 버스보다는 조금 더 큰 것 같습니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차장아줌마에게 표를 샀습니다. 32원입니다.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여러 사람들이 말을 붙여왔습니다. 모두들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난리입니다. 젊은 아가씨들도 무원이 멋진 곳이라며 마구 설레발을 쳤습니다.

 

차장아줌마는 종이에 한자를 적어서 교섭을 해왔는데 이갱, 강만, 효기, 월량만(?) 네군데를 300원만 내면 택시로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300원이면 엄청난 거금인데다가 우리는 버스로 돌아다니거나 걸을 생각이기에 점잖게 거절했습니다.   

 

 

 

일단 지도를 클릭해서 크게 띄운뒤 자세히 보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무원이라는 곳이 어떤 곳이길래 이 난리를 치는 것일까요? 위의 지도는 구글지도를 가공한 것입니다. 구글 위성지도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무원이라는 곳의 분위기가 대강 짐작될 것입니다.

 

1 - 경덕진

2 - 무원

3 - 황산

 

무원은 현 정도에 해당하는 작은 도시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읍정도 크기의 도시죠. 무원 부근 산하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자그마한 시골마을들이 중국인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뽑혔다는 것인데 멋진 동네들이 골골마다 군데군데 포진하고 있어서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엄청 쏠쏠하다는 것이죠.

 

 

내 옆자리에 앉았던 학생은 강서성 성회(省會 대단위 행정구역인 성<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도시)인 남창에서 신문방송학과와 비슷한 학과에 다니는 청년이었는데 앞으로의 희망은 기자라고 하더군요. 무원버스터미널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경덕진에서 무원까지는 로컬버스로 한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무원버스터미널에 도착했으니 이제 로컬버스를 찾아서 타야합니다. 오늘 우리들의 첫번째 목적지는 이갱(李坑 리캉)이라는 마을입니다. 이갱! 무원 안에서도 첫손가락으로 꼽는 마을이죠.

 

 

무원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들은 대합실에 가서 버스시간표를 살폈습니다. 다음 목적지가 황산이니까 황산으로 가는 버스시각을 알아두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황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워낙 유명한 산이니 모르면 외계인 정도에 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므로 우리는 황산에 오르기보다 황산 주위에 널린 작은 시골마을을 뒤지는게 목표입니다. 여기 이 글에서 말하는 황산은 황산이라는 그 산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로서의 황산(예전 이름으로는 둔계)을 의미합니다.

 

 

무원에서 황산까지는 120킬로미터이고 하루에 두번정도로 버스가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것만 해도 대성공입니다.

 

 

무원시외버스터미널도 새로 지어서 그런지 꽤나 널찍하고 좋았습니다.

 

 

대합실 한 모퉁이에는 가게가 자리잡았습니다. 우리네 풍경과 많이 닮았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터미널 바로 앞에서 출발하는 1번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야한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1번 버스를 찾아보았습니다.  

 

 

한쪽에서 대기중인 1번 버스를 찾아서 올라탔습니다.

 

 

시내로 들어가서 적당한 곳에 내려야겠지요. 문제는 적당한 그곳이 어디인지를 모른다는 것인데..... 어디서 읽어본 바에 의하면 신교(新橋)부근에서 내린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신교라면 새로 만든 다리라는 말이니 다리만 찾으면 되겠지요.

 

 

버스는 이내 출발했습니다. 강을 건너길래 이 부근 어디에선가 내려야한다는 사실을 직감했습니다. 새로 만든 다리 위로 버스가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죠.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이갱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된 앞자리 아가씨가 내리라고 신호를 보내주었습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게 되는 사거리에서 내리면 됩니다. 사거리에서 약간 떨어진 골목안에서 이갱으로 가는 미니버스가 출발합니다.

 

 

저기 맞은편 골목에 미니버스들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길만 건너가면 되니까요.

 

 

우리가 내린 사거리부근에 전통적인 모습을 한 건물이 한채 있습니다. 저 건물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르지만 저 건물 부근에서 내리면 틀림없을 것입니다.

 

 

극히 화려한 건물입니다. 새로 지은듯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건물 맞은편에 상요은행이 있습니다. 상요! 휘주 스타일로 유명한 유서깊은 도시입니다. 고속철도가 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명인사들도 많이 배출한 곳이니만큼 기억해두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제법 높은 삼청산이 바로 상요에 있습니다.

 

 

우리는 상요은행쪽으로 건너갔습니다.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가서 보았더니 전통건물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상요은행을 지나 골목으로 가보았더니 미니버스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타고갈 버스는 골목 더 안쪽에 서있었습니다. 무원직달이갱경구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원에서 이갱으로 바로 간다는 말이겠지요.

 

 

중국어를 몰라도 한자만 알면 중국여행은 엄청 편합니다. 우리는 말은 못해도 글자를 알고 있으니 이런 것 정도는 식은죽 먹기나 마찬가지입니다.

 

 

버스안에서 마주친 젊은 새댁은 아이에게 사탕수수를 먹이고 있었습니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버스바닥에 줄기 찌꺼기를 마구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못배운 탓이겠지요. 버스요금은 6원이었습니다.

 

 

한 이십여분 정도 달렸을까요? 이갱이라는 표지가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 작은 삼거리에서 내렸습니다.  

 

 

마치 낯선 곳에 팽개쳐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거리에서 이갱은 어느 정도 거리인지 알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삼거리의 작은 사내에게 글을 써서 물어보았습니다만 대답이 퉁명스러운 것으로 보아 그는 글을 모른듯 했습니다. 우리는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짐작했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아래 지도를 보도록 합시다.

 

 

 

1번으로 표시한 곳이 무원입니다. 노란색 점이 찍힌 곳이 우리가 내린 곳입니다. 그렇다면 2번은 이갱촌이 될것이니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도상에 직선으로 뻗은 것은 고속철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찾는 것은 더 쉽지 않겠습니까? 지도 속의 사진같은 동네가 이 부근에 즐비하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무원무원하는 것이지요.  

 

 

뒤따라온 버스에서 버스에서 내린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니 방향이 맞더군요. 그들도 이갱으로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거리는 약 1킬로미터 정도밖에 되지않았습니다.

 

 

마을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갔더니 이내 고속도로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철도는 더 안쪽에 있겠지요.

 

 

엄청나게 큰 주차장과 함께 입구가 보였습니다. 여기같습니다.

 

 

매표소가 나옵니다.

 

 

주민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고 관광객들은 입장하는 곳으로만 들어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마을 전체가 관광지라는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일단 표부터 사야합니다.

 

 

입장권의 가격은 자그마치 210원입니다. 나는 처음에 이걸 보고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왔습니다. 대신 5일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중국인도 아닌데 5일씩이나 머물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210원이라면 어림잡아 계산해도 우리돈으로 3만8천원입니다. 

 

 

속에서 울화통이 터지면서 신경질과 함께 천불이 치밀어오르는 순간, 중국인 학생들이 눈이 번쩍 뜨이는 멋진 정보를 알려주었습니다. 지금은 담계(비수기)이기 때문에 할인가격이 적용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할인가격은 자그마치 105원! 그러니까 겨울 비수기에는 반값이 적용된다는 말입니다. 속이 약간 누그러진 우리들은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표를 샀습니다.

 

중국 남창대학교에 다닌다는 젊은이들은 그 플라스틱 카드모양으로 된 표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마을들이 굉장히 많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내가 안내판을 보며 들어갈 수 있는 마을 이름을 좌악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자 듣고 있던 그들이 일제히 감탄사를 지르더니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졸지에 엄청난 지식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입장할때 지문인식을 함과 동시에 플라스틱 카드에 내 지문을 기억시켜 두었습니다. 그래야 다른 마을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전동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갱마을 안내도를 보아두었습니다. 이 마을 속에서 오늘 우리가 묵을 여관을 구해야만 합니다.

 

 

이갱마을은 송나라시대 마을입니다. 그러니까 약 천년의 역사를 지닌 마을이라는 것이지요. 주로 이씨들이 모여살았기에 마을 이름도 이갱이 된 모양입니다. 

 

 

저만치 앞에 패방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도로로 가지않고 논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이게 편하게 갈 수 있는 도로고요......

 

 

이쪽은 논길입니다.

 

 

나는 저 패방 안쪽에는 어떤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싶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패방 앞에 있는 도랑에 오리들이 떠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줄을 맞추어 아까 우리들이 들어온 마을 입구쪽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우리들은 패방 앞에 섰습니다. 이갱이라는 한문 글씨가 뚜렷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