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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경덕진도자관에서 진품들을 보았습니다

by 깜쌤 2015. 5. 6.

 

계단을 오르니 낡은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건물은 그렇다치더라도 전시된 진열품들이 최상품이라면 만족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진열된 작품의 수준을 평가할 정도의 수준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새로운 건물을 지어서 재개관할 예정인가 봅니다. 경덕진 중국 도자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할 뜻이 있는가보네요.

 

 

여기는 무료입장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러니 호텔에서부터 걸어온게 아니겠습니까? 어떤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살펴보았더니 경덕진여행에서 여기만 넣어둔 곳이 있더군요. 외국인은 입장할때 여권번호 정도를 기록하면 됩니다.  

 

 

강서성 안에서 경덕진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또 가마들이 어디에 산재해있는지를 표시해두었습니다. 경덕진시는 강서성에 있습니다. 강소성이 아닙니다. 강소성은 따로 있습니다. 이 여행기의 마지막에는 강소성의 중심도시인 남경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입니다.

 

 

 

1 - 남창시(강서성의 중심도시)

2 - 구강시(부근에 여산이 있음)

3 - 경덕진시

4 - 황산시

5 - 제주도

 

파란색 선으로 둘러싸인 행정구역이 강서성임.

 

경덕진과 황산사이에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라는 무원이 있음. 행정구역 무원 속에 정말 아름다운 여러 마을들이 흩어져있음.  

 

 

현관 홀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도자기가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제일 처음 들어가는 전시관에는 한나라에서부터 당나라 시기까지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와 견주어보자면 고조선 말기시대때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작품들을 진열해두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때는 아직 자기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기이니 토기나 도기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니 색감도 그리 화려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인간의 지혜라고 하는게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흙으로 그릇모양을 만들고 불에 구울 줄 알았다는 것은 대단한 발견이 아니던가요?

 

 

진흙으로 만든 벽돌도 불에 구우면 강도가 올라가서 크고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듯이 도기도 그런 굽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세월이 흐를 수록 그릇의 색깔이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모습도 세련되어 갑니다.

 

 

송시대가 지나고 원나라 시대가 되면서 도자기 제작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몽골 출신의 원나라 황제들은 좋은 흙을 발견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하여금 경덕진 부근의 산들을 뒤지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명나라가 때가 되면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한층 더 발전하게 됩니다.

 

 

청자를 거쳐 백자가 등장할 정도가 되면 기술의 고급화는 거의 이루어진듯 합니다.

 

 

청자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무늬들도 한층 정교해지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 자신이 도자기에 대한 식견이 너무 없다는게 한탄스럽습니다.

 

 

터키의 이스탄불에 있는 톱카피(=톱카프) 궁전에 가보니 어마어마한 그릇 수집품들이 있더군요.

 

 

그런 그릇들이 주로 중국제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 중국제 도자기들이 가득한지 그때는 너무 몰랐었습니다.

 

 

톱카피 궁전에 일본 도자기들도 제법 많더군요.

 

 

그 사실을 알고는 더더욱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려나 조선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더 많이 여행을 다니고 더 많은 공부를 하고 견문을 넓히는 과정을 통해 나는 하나하나 깨달아갈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색감을 지닌 일본도자기가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까지 흘러가게 된데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중개무역이 있었다는 사실과 중국 대륙에서의 명청 교체기의 혼란스러운 정세변화도 한몫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사쓰마 도자기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올라섰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가 당시 세상의 첨단제품이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상인들이 일본 큐슈지방의 나가사키에 몰려온 이유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게 하멜 표류기와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지도 늦게 깨닫게 된 것이죠.

 

 

상업적인 측면에서 볼때 임진왜란이 도자기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우리는 역사공부도 너무 정치적인 면으로만 접근해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교사들 가운데는 그런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답답한 일이죠. 그러니 어느어느 지방에서는 초등학생 체험학습에서 그 지방 출신의 대통령 누구누구의 티셔츠를 입고 단체촬영을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모두들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한 사람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 바랍니다.

 

 

큰 판을 보지 못하고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분열과 다툼만을 일삼는 정치지배구조로는 이런 지도가 지니는 의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중국에서 생산된 도자기나 비단같은 고급제품들이 유럽으로 전해진 경로로는 북방 초원의 과 우리가 잘 아는 사막의 길(일반적으로 사막을 통과하는 것으로만 아는 길)과 인도양과 지중해를 거치는 남방 바다의 이 있었다는 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그러니까 너른 의미의 실크로드는 초원의 길과 사막의 길, 그리고 해상의 길이 다 들어간다는 말이 되는 것이죠.  

 

 

그렇게 유럽에 전해진 도자기는 유럽사회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을 주었고 유럽인들도 오랜 노력끝에 도자기 제작기술을 익힙니다.

 

 

전시관 중간쯤에는 판매장이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고급품이라는 느낌이 드는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멋진 작품들을 보자 괜히 탐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정도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진열해놓은 책에 더 눈이 갔습니다. 한두권 정도 사려다가 결국은 참았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도자기 스탠드는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그런 스탠드에 전기불을 밝혀놓고 책을 보면 내용들이 더 잘 이해될 것 같았습니다.

 

 

참아야했습니다. 배낭여행자 주제에 짐이 많아지면 죽을 고생을 하게 됩니다. 더구나 깨어지기 쉬운 물건이라면 처음부터 구입을 포기하는게 낫습니다.

 

 

'여우의 신 포도' 이야기처럼 자기합리화가 되는 소리로 들리겠습니다만 나에게 돈이 없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중화민국시대관으로 옮겨갔습니다.

 

 

국민당정부가 대륙을 다스리던 시대이니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제강점기가 될 것입니다.

 

 

봐도봐도 끝이 없습니다.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이 모두 진품들이라면 가격만 해도 상상을 넘어설 것같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색채감이 풍부해지면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어떤 작품들은 고상한 기품까지 담겨있는듯 합니다.

 

 

대륙에 정권이 바뀌고나서는 이념적인 색채가 담긴 작품들도 등장합니다.

 

 

레닌의 모습을 도자기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순수한 외양을 지닌 작품들도 물론 존재합니다.

 

 

전통적인 중국풍의 감정을 담은 작품들도 당연히 있어야겠지요.

 

 

이제 개혁과 개방이 이루어진 최근시대의 작품들이 전시된 방으로 넘어갑니다.

 

 

작품들의 주제가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디자인은 참으로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민중들의 생활모습을 그려넣기도 했더군요.

 

 

학에게 영지버섯을 주는 사슴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솔잎 묘사가 기가 막힐 정도로 정교합니다.

 

 

선녀일까요?

 

 

나는 이 작품을 보는 순간 가벼운 탄성을 뱉어내야만 했습니다. 살짝 드러난 선녀의 발과 꽃!

 

 

발칙한 상상!

 

 

치밀한 세부 묘사!

 

 

나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안고 도자관을 나왔습니다. 경덕진에서 이 정도만 봐도 방문한 보람은 충분합니다.

 

 

진한 감동을 안고 단을 내려간 나는 맞은 편 상가 골목 속으로 가보았습니다.

 

 

골목탐방에 나선 것인데 나는 또 한번의 횡재를 하게 되는 것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