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5 중국-붉은기의 흔적:강소,호남(完)

초고속열차를 타고 장사로 떠났습니다

by 깜쌤 2015. 2. 20.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호남성 장사로 이동하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동할 준비를 했습니다. 남경남참(=남경남 기차역)에서 9시 3분에 출발하는 열차이니 서두를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래 지도를 보십시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입니다. 우리는 강소성 남경에서 호남성 장사로 가려고 합니다. 최종 목적지는 호남성 장가계입니다. 지도에서 왼쪽 빨간색 점으로 표시된 곳이 장가계입니다. 우리나라 크기와 비교를 해보면 오늘의 이동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대강 짐작이 될 것입니다.  

 

 

체크아웃을 하고는 배낭을 멨습니다. 삼산가 지하철역까지는 걸어갈 것입니다.

 

 

 이비스호텔에서 지하철역까지는 10분 정도만 걸으면 됩니다.

 

 

귀국은 남경에서 해야하니까 나중에는 이 호텔에 다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남경남참까지는 지하철 요금이 2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내 머리카락 색깔이 희끗희끗하다고 해서 중국인들은 한번씩 자리를 양보해주기도 했습니다. 어떨 땐 고맙지만 어떨 땐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인간세상에 예절이라는 것이 남아있는가 봅니다.

 

 

아침을 먹지 못했으므로 우리는 KFC에 들어가서 요기를 했습니다. 죽과 커피 한 잔, 그리고 햄버거로 이루어진 세트메뉴는 다양했는데 우리는 25원짜리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부터 걸린 감기가 아직도 덜 떨어졌기에 약을 먹어야했습니다. 죽만 먹어도 아침이 되기도 했거니와 시간이 없어서 빵은 남겨서 챙겨왔습니다.

 

 

중국의 대도시 기차역은 비행장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출발하는 곳은 보통 2층에 있습니다.

 

 

건물 크기는 김포공항정도로 여기면 되겠습니다. 인천공항에 비교하기는 조금 그렇습니다. 그 정도 크기의 기차역은 정말 많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어마어마합니다.

 

 

2층에 올라온 우리는 대합실로 들어갑니다. 입구에서는 반드시 엑스레이를 사용한 짐검사를 하고 신분증과 기차표검사도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경남참에서는 여권과 기차표를 동시에 요구했습니다.

 

 

그런 뒤 배낭을 찾아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층을 더 올라갔습니다. 입구에 짐검사를 하는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층수로 치자면 여기가 3층입니다. 대합실인 셈이죠.

 

 

어디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중국여행에서는 전광판을 잘 보는게 중요합니다. 기차에 관한 온갖 정보가 실시간으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무슨 열차가 몇번 개찰구에서 개찰대기중이라는 식으로 정보가 뜹니다. 지금 보고 있는 곳이 우리나라로 치자면 대합실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해당하는 개찰구를 찾아갔습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앉아서 대기중이었습니다.

 

 

워낙 큰나라여서 그런지 전국각지로 출발하는 기차들이 수두룩했습니다. 까딱 실수하면 기차를 놓치기 십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고속열차여서 그런지 출발 15분쯤전에 개찰을 하더군요. 대합실을 빠져나와 플랫폼으로 찾아갑니다.

 

 

남경남참은 고속열차 전용인것 같습니다. 남경이 강소성의 성도이니 남경에서 출발하는 열차들도 제법 많은것 같습니다.

 

 

중국의 고속열차들은 기차이름이 화해이더군요.

 

 

디자인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열차좌석번호표시가 조금 아리송해서 승무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딘지모르게 슬며시 찜찜했는데 괜히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살짝 불안했습니다.

 

 

작은데까지 신경을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나는 창가 좌석입니다.

 

 

처음에 생각하기로는 장사로 직행하는줄로만 알았습니다만 나중에야 항주를 거쳐서 가는 열차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기차가 진행하는 역을 보고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이죠.

 

 

정시에 출발한 기차는 서서히 속력을 올리더니 나중에는 평균 시속 300킬로미터대를 유지하더군요.

 

 

차창가로 펼쳐지는 경치가 제법 윤택하게 보였습니다. 강소성은 에로부터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쌀가 물고기의 고장이라는 말이겠지요. 촘촘하게 엮여진 물길은 물고기들의 천국이 되었을 것이며 벼농사에 아주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냈을 것입니다.

 

 

첫번째로 다가온 역은 율양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율량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플랫폼에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역사건물의 크기는 대단했습니다. 

 

 

플랫폼을 지키는 여자 승무원의 자세가 반듯했습니다. 확실히 여러모로 세련되게 변하는 중입니다.

 

 

기차는 운하를 낀 너른 벌판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호주(湖洲)를 지났습니다.

 

 

중국지도를 아무리 머리속에 떠올려봐도 호주라는 지명의 위치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차창밖의 경치는 비슷하기만 해서 같은 지역을 지나치는 것이 확실하지만 어디를 향해 달리는지 감이 잡히지 않으니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남경에서 황산쪽으로 가는 기차역을 검색해보았지만 율양이나 호주같은 기차역 이름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의문이 풀렸습니다.

 

 

갑자기 항주동참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남경에서 항주로 이어지는 새로운 노선을 따라가고 있었던 것이죠.

 

 

항주는 이년전인 2013년에 샅샅이 뒤졌던 곳입니다. 물론 도시의 일부지역은 남겨두었습니다만.....

 

 

항주를 거치고 나서부터는 비로소 열차는 방향을 틀어 서남진(西南進)을 시작했습니다.

 

 

2년전에 가보았던 의오금화같은 도시를 지나 강서성(이제 강서성이 등장합니다. 강소성이 아닌 새로운 행정구역입니다)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휘주, 응담같은 도시를 지나면 남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제 열차진행방향에 대한 감이 잡혔습니다.

 

 

2013년에 절강성 여행을 하면서 나는 휘주파 건축물에 깊은 감명을 받은바 있습니다.

 

 

휘주문화가 얼마나 깔끔한지에 대해서는 대강 감을 잡고 어렴풋하게 느꼈습니다만 이번 여행을 통해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열차는 시속 300킬로미터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차창밖으로는 정말이지 풍요롭다는 느낌을 주는 경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용유를 지나고.....

 

 

한참을 달렸습니다. 기차가 잠시 멈춰서는 역이 점점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남겨둔 빵을 꺼내 씹었습니다. 장사에 도착하면 아무래도 잠심시간이 넘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상요를 지난 것이 12시 30분경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터널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게 너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벌판이 끝나면 얕은 야산이 펼쳐지고 다시 너른 벌판이 이어졌습니다.

 

 

가끔씩은 산이 슬며시 나타났다가 물러나는가하면.....

 

 

모래가 깔린 강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무슨 강이 이렇게도 넓고 큰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열차는 계속해서 달리기만 했습니다.

 

 

바다처럼 큰 강을 지나치고나자.....

 

 

커다란 도시가 등장했습니다.

 

 

거기가 강서성의 성도(省都)인 남창이었던 것입니다. 남창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4시간 반을 달려온 것입니다. 그래도 목적지에 아직 덜 왔으니......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