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살면서도 못가본 곳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인가 이상이 있다는 말이다.
10월 11일, 낮에 그런 곳을 처음으로 스쳐 지나가보았다.
서민인 주제에 고급 리조트를 가본다는 것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물놀이 시설도 그렇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지 않는 다음에야 물놀이장에 갈 일이 없는 것이다.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여름날에 제일 가볼만한 장소가 물놀이장일 것이다.
경주 캘리포니아비치나 블루원 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
물놀이장은 여름 한철 장사라고는해도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니 투자비를 쉽게 회수하는 모양이다.
예전 도투락 목장이 있던 곳에 블루원 리조트가 들어섰다.
개장을 하고 한참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속으로 들어가보지 못했다.
지난 겨울, 블루원 속 결혼식장에 한번 찾아가본 일을 빼고는 발걸음을 할 일이 없었다.
보문에서 불국사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민속공예촌에 볼 일이 있어 블루원 리조트 안쪽 도로를 지나쳐갈 일이 생겼다.
시내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르막을 오르는 도로가 그리 쉽지는 않았다. 불국사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로 간다고해도 긴 오르막이 계속되니 피장파장인 셈이다.
물놀이장을 지나서도 오르막은 계속되었다.
도로 왼쪽으로는 프라이빗 콘도다.
보문쪽에서 보면 독수리 요새나 산성처럼 보이는 곳이다.
그 안으로 이런 멋진 건물들이 즐비했다. 건물 한채한채가 모두 콘도라는 말이 되는가보다.
그러고보니 나는 콘도미니엄이라는 존재와는 평생 친해지지 못했다.
주일마다 묶여지내다보니 어디 제대로 놀러한번 못가본 것이다.
방학아리는 휴식기간이 있기도 했지만 한가하게 놀도록 주어진 기간은 아니었다.
나는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을 올랐다.
한번씩은 뒤돌아보기도 했다.
도로 밑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펜션 건물들이 숨어있었다.
조금 높은데 올라가서 돌아보았더니 마침내 보문관광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엑스포장과 블루원이 개발한 물놀이장이 보였다. 뒤로 보이는 건물들은 특급호텔들이다.
경주월드와....
블루원 골프장이 나타났다.
그런 고급시설들을 뒤에 남겨두고 부지런히 올랐다.
오른쪽으로 거대한 주차장이 나타났다.
왼쪽으로는 골프장 입구 건물이 나타났다. 클럽하우스인가?
마침내 고개마루까지 올라왔다. 벚나무 이파리들이 빨갛게 단풍들어 있었다. 그렇게 블루원 겉만 핥으며 리조트를 통과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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