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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화산인 금성산을 오르다 5

by 깜쌤 2014. 10. 28.

산아래 골짜기 세상은 황금빛이었다.

 

 

나는 전망대에 서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사진을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번씩은 풍경을 당겨서 찍어보았다.

 

 

우리나라 가을의 아름다움은 바로 이런데 있다. 푸르름과 황금색의 눈부신 조화! 탑리시장 부근의 모습이 한눈에 드러났다.

 

 

이쪽은 탑리역과 금성초등학교부근의 모습이다.

 

 

저 멀리 조문국 고분군 모습이 보였다.

 

 

누렇게 익은 황금벌판이 띠처럼 이어져 박힌 모습이 압권이다.  

 

 

나는 망원경을 가지고 사방을 훑어내듯이 셔터를 눌렀다.

 

 

제오리까지 찍고나자 시선이 가리고 만다.

 

 

참으로 정겹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득한 옛날 그 어느때 정상에서 흘러내린 용암들이 문어발처럼 흘러내려서 쌓였던 모양이다. 위에서 보면 단번에 그것이 구별된다. 탑리역쪽에서 보면 그런 모습이 더 확실하게 나타난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내가 걸어간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와 내가 살았던 곳이 어디쯤인지를 살폈다. 이제 사람은 가고 산하만 남았다.

 

 

나는 전망대에서 돌아나왔다.

 

 

내려가야할 길이 한쪽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가을꽃이 피었다. 용담일까? 가을에 이런 색으로 피는 꽃은 용담꽃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주차장으로 이를 것이다.

 

 

조금 내려가다가 보면 병마훈련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나온다. 병마훈련장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곳이지만 이름을 그렇게 붙여두었으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스테인리스로 만든 계단에 서보면 주차장과 저수지가 한눈에 보인다.   

 

 

 금성산과 비봉산을 구별하는 골짝이 길게 누웠다. 수정사가 어스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면 산자락 곳곳에 작은 규모의 저수지들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허리 중턱쯤에 관망대가 자리잡았다.

 

 

이쪽에 서면 동남쪽 경치를 살필 수 있다.

 

 

내가 산에 오르기위해 걸어온 길이 가늘게 나타났다.

 

 

산운마을이 환하게 드러났고......

 

 

조문국 정벌을 위해 신라가 보낸 군대의 수가 약 이천명 정도였다니 그리 큰 병력끼리의 전투는 아니었던 모양이지만 어쨌거나 조문국은 신라와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도태되고 말았다.

 

 

산줄기를 따라 석벽이 길게 누웠다.

 

 

조문국시대의 산성흔적인지 그 이후에 쌓은 산성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산성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리 높진 않다. 대규모로 쌓은 산성이 아니어서 그런지 애처롭기까지 하다.  산허리춤에서 만난 산성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이내 주차장에 닿고 만다.  

 

 

주차장 정자부근에 산으로 오르는 첫오름길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는 분들이라면 내가 밟아온 역순으로 산에 오른뒤 적당한 갈림길에서 하산하면 되겠다.

 

 

나는 기차역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오후 5시반까지는 도착해야만 의성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산운마을 안길로 들어서서 도로를 향해 걸었다. 벌써 해가 서쪽하늘에 걸리기 시작했다.

 

 

엄청 피곤했지만 쉴 수가 없었다.

 

 

담장 밑 맨드라미가 지는 햇살에 자신을 발갛게 태우고 있었다.

 

 

맨드라미는 우리의 어머니들이 기르셨던 닭의 벼슬을 닮았다. 그러길래 어떤 이들은 닭벼슬꽃이라고 이름붙여 불렀던가보다.

 

 

탑리역 대합실에 저녁햇살이 길게 들었다.

 

 

나는 의성으로 가는 기차표를 사서 플랫폼으로 나갔다. 내가 올랐던 금성산이 성큼 다가왔다.

 

 

탑리에서 의성까지는 십분이면 된다. 나는 의성역에서 내려 경주로 가는 기차를 기다렸다.

 

 

이윽고 영천, 경주를 거쳐 부전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왔다. 내 자리를 찾아앉은 뒤 나는 피로에 젖어 그저 졸기 시작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