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토루공주 진복루에서 살짝 떨어져 나왔다.
개울가로 나있는 길을 따라 가다가 지붕있는 다리를 건널 생각이다.
토루앞 정원 한구석에 오리들의 놀이터가 숨겨져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까 녀석들은 외모별로 나뉘어져 놀고 있었다. 한쪽은 칠면조 대가리를 닮은 녀석들.....
한쪽은 흰오리들......
신기하다. 녀석들 세계에도 외모로 인한 차별과 구별이라는게 존재하는 모양이다.
작은 정원 한구석에 이런 시설이 있을줄은 미쳐 생각을 못했다.
우리는 진복루의 영역을 살살 벗어나기 시작했다.
개울 건너편 풍경이 참하다.
진복루 뒤로 걸린 다리가 개울이 가진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반대편 상류쪽에는 지붕을 덮은 다리가 걸려있었다. 저런 다리는 계림 부근의 용척제전 마을에서 본 기억이 있다.
개울가에 작은 쉼터가 보였다. 아까 건너편에서 보았을때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던 곳이다.
이런데 앉아서 차라도 한잔 마시고 가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개울 건너편 마을 위로 고압선이 걸려있었다.
쉼터 앞에는 덩굴식물들이 지붕위로 건너가서 자라고 있었다.
화장실도 있었는데.......
전형적인 중국 화장실이다. 앞이 탁터진 화장실 말이다. 여성들은 기겁하지 싶다.
자주 보아서 그런지 나는 놀라지도 않는다.
우리는 징검다리를 건너 지붕있는 다리로 다가갔다.
진복루여! 안녕~~
나는 징검다리를 건넜다.
정겨움이 가득한 경치다.
징검다리라고 생각하고 건넜지만 사실은 작은 보위에 걸쳐진 다릿발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길이 이런 식으로 돌로 포장되어 있으니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도 신발에 흙을 묻힐 일이 없다.
우리는 지붕덮힌 다리를 건넌다.
끄트머리쪽에는 어떤 분이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중이었다.
나는 호기심으로 충만하여 슬슬 접근해보았다.
그는 이제 구도를 잡으려고 하는 중이었다.
저런 모습을 그리겠다는 말이리라.
아니면 이런 모습을 그리려고 하는 것일까?
다리를 지나친 뒤 우리는 빌린 자동차로 다가갔다.
다소곳한 자세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저 단정한 모습이라니..... 우리는 승용차를 타고 남계골짜기를 따라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한 3,4분 정도를 달려 작은 마을 속으로 들어갔는데.......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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