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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시골을 다녀오면 다시 허전해진다

by 깜쌤 2014. 5. 1.

 

그때 시골은 봄이었다.

 

 

한달에 한번 어머니를 뵈러 갔을때 말이다. 

 

 

어머니께서는 시골에 혼자 계시니 전화드릴 때마다 마음을 졸인다.

 

 

넘어지지는 않으셨는지 식사는 잘 하셨는지 싶어서 항상 애가 탄다.

 

 

어머니께 이 아름다운 봄이 몇번이나 남았는지는 마무도 모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아니 우리 모두가 다 마찬가지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니 사는게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미련을 거의 버렸다.

 

 

물질에 대한 욕심도 거의 없다.

 

 

그나마 일 욕심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것도 이제는 하나씩 내려두어야 한다.

 

 

나는 아내가 밟고 다녔던 옛 직장에 가보았다.

 

 

거기도 봄이 한창이었다.

 

 

명자나무는 그렇게 붉고 개나리도 또 그렇게 노란데. .....

 

 

어머니와 아내와 나는 점점 사그라져 간다.

 

 

어제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하셨다.

 

 

암투병을 시작한지가 벌써 5년이나 되었다.

 

 

선친도 암으로 돌아가셨다.

 

 

췌장암으로 고통을 받으셨다.

 

 

예전같으면 노환 정도로 알았겠지만 지금은 밝은 세상이니 암이라는 것을 안다.

 

 

서글프다.

 

 

어머니를 뵙고는 또 내려와야만 했다.

 

 

아직은 더 벌어야할 처지고 더 일해야할 형편이니 삶에 목을 맨 나는 어머니를 혼자 남겨두고 내려온다.

 

 

세상살이가 그렇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설쳐대지만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존재가 인생이다.

 

 

눈물이 슬며시 솟아올랐다.

 

 

살만큼 살았음에도 아직 이러는 것을 보면 나도 여린 인간이다.

 

 

사실이 그렇다.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오늘은 직장에 조퇴를 신청해두었다.

 

 

수업이 끝나면 병원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생로병사!

 

 

그게 인생의 철칙이다.

 

 

아름답게 깨끗하게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시골을 다녀온 날은 다시 마음이 아려온다. 더 아리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