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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4 중국-복건성:화교의 고향(完)

하매촌의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2

by 깜쌤 2014. 4. 19.

 

이 마을에는 약 500여가구가 산다고 한다. 마을거주 인구는 2000여명이 되는 모양이다.

 

 

다양한 성씨가 모여사는 이 마을의 거주민은 대부분이 한족이다.

 

 

청나라때 이 마을에서 사업에 성공한 인물이 등장한다. 추씨 성을 가진 분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무이산인근에서 생산되는 차를 판매하여 거부가 된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산서상인들로 알려진 진상(晉商)들과 차를 거래하면서 만금의 부를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절강성 기행문에서 중국의 상인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꺼낸적이 있었다. 중국 10대상인 조직을 그대로 옮겨오면 아래 사진밑의 글상자 내용처럼 된다.

 

 

 

1. 산서 상방 - 산서성을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2. 휘주 상방 - 안휘성 휘주를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3. 섬서 상방 -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섬서성을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4. 영파 상방 - 절강성 영파를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5. 산동 상방 - 산동성을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6. 광동 상방 - 중국 남부 광동성 출신을 중심으로 조직된 상인 조직 

7. 복건 상방 - 중국 동남부 복건성 출신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상인 조직

8. 동정 상방 - 중국 중앙부 동정호 연안의 출신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상인 조직

9. 강우 상방 - 복건성과 절강성을 인접하고 있는 강서성 출신들을 중심으로 하는 상인 조직

10. 용유 상방 - 절강성 중서부 구주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상인조직

 

 

모두들 모여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위 글상자 속에서 산서상방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다른 말로 진상이다. 진상들은 소금과 철, 곡식같은 것을 중심으로 장사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한걸음 더 나아가 진상들은 무이산 부근의 하매촌같은 곳에서 강남지방에서 생산되는 비단이나 차같은 것을 사서 중국 서북부와 몽골, 러시아까지 다니면서 팔았던 사람들로도 유명하다.

 

 

그런 전국적인 조직인 진상과 거래를 하며 거상이 된 사람들이 하매촌에도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 부의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아있다.

 

 

이런 집들의 규모를 보자. 엄청나게 높은 담벼락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이런집들은 요새나 마찬가지다.

 

 

마을 곳곳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이 열중하고 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나가버린 영화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골목길을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쇠락해버린 거상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왜그리 마음이 짠해지는지 모른다.

 

 

우리들은 앞에서 언급한 추씨 집안의 사당에 도착했다. 돌로 만든 외벽의 조각이 정교하기 그지 없었다. 한자로 추씨가사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있었다.

 

 

건물 외관만 봐도 예사롭지 않은 건물이었다. 이정도의 건물을 짓는데는 엄청난 돈을 들였으리라.

 

 

사당앞에는 마을을 관통하는 물줄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추씨의 후예들인지는 모르지만 따뜻한 곳에 모여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사당은 공개되어 있었기에 안으로 들어갔다.

 

 

정면에는 예의유공이라는 글자가 써진 현판이 걸려있었다. '예의란 공경하는 것이다'라는 의미였을까?

 

 

부호의 개인 사당은 이런 식인가 보다.

 

 

기둥마다 새겨진 주련들의 글씨들도 한없이 단정했다. 안으로 더 들어가보려다가 참았다.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한때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을 집안이 쇠락되어 가는 모습이 안쓰러웠기 때문에 일찍 돌아나온것인지도 모른다.

 

 

사당앞 개울가에는 우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우물 이름이 기묘하다. 건정이라니.....

 

 

태극기에 들어있는 4괘의 이름이 건곤감리(이)가 아니던가? 

 

 

건정이 있으면 곤정같은 이름을 가진 우물도 있어야 하리라.

 

 

그런데 여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우물도 있는 모양이다. 마을을 만들때 주역속에 흐르는 사상을 차용해서 설계했을 가능성이 높다.

 

 

부근을 살폈더니 진상다관이 보였다. 아까 위에서 진상이 무엇인지 설명을 했었다. 이제 이 마을을 둘러싼 비밀이 하나씩 풀리는 것 같다.

 

 

진상다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왼쪽기둥에는 진상정신양오주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고 오른쪽 기둥에는 무이다향표사해라고 쓰여져 있었다. 혹시 여기가 바로 진상들이 모여들어 차를 거래하던 곳이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니 여기에서 차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영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상이 추구하는 상인 정신은 모든 땅에 가득하고 무이차의 향기는 사해에 회오리바람처럼 흘러넘친다'는 의미일 것이다.  

 

 

슬쩍 안으로 한발을 디밀어 보았다. 시설로 보아 영업을 하는게 맞는 모양이다.

 

 

우리는 차를 마시지 않고 돌아나왔다. 차를 마시기보다는 마을을 구경하는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물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니 다른 우물이 나왔다.

 

 

그랬다. 우물 이름이 곤정이었다.

 

 

철저한 계산하에 설계한 마을이 맞다. 구조도 비슷했다. 그렇다면 맞은 편 어딘가에도 다른 이름을 가진 우물이 있어야할 것이다.  

 

 

물길 한가운데 설치한 작은 보를 보라. 설계한 모습이 기막히다. 가운데 물이 흐르는 곳에다 널빤지 하나만 대어놓아도 수심이 깊어질 것이다.

 

 

건물 한구석에 작은 사당이 있었다. 마을의 무사와 안녕을 빌었을 것이다. 사당의 상태를 보니 지금도 무엇인가를 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곤정 옆을 지났다.

 

 

우물로 내려가는 계단이라.....

 

 

우물에 계단이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독특한 설계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