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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학년초 2주일만에 시범수업하기 1

by 깜쌤 2014. 3. 28.

 

3월 3일에 입학식을 하고 난뒤 약 2주일이 지난 3월 19일 수요일에 시범수업을 했습니다. 자원해서 수업공개를 한 셈이죠.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새내기 교사들을 위해서 공개수업을 해본 것입니다. 그 전에 미리 밝혀둘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저는 이번 2월 28일자로 현직에서 은퇴를 했습니다. 정년까지는 몇년이 더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은퇴를 빨리한 것은 개인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현재는 기간제 교사로 6학년 담임을 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분이 그러한만큼 학년초에 시범수업을 할 이유도 없었지만 젊은 교사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어주겠다는 뜻으로 시도한 일이었습니다.   

 

  

일부 교사들은 학년초에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세부계획이 없이 덤벙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교직 경력이 쌓인 교사들이야 경험에 의해 나름대로 해야할 일을 찾아내지만 모두들 다 그렇게 능숙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에 부담스러워 하는 분도 있는것 같습니다.

 

학년초에 이루어지는 아이들과의 만남은 정말 소중한 순간입니다. 처음 한주일 동안의 만남은 일년동안의 학급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로 소중한 기간이죠. 이 기간에는 아이들의 기본생활지도를 철저히 하고 학습훈련을 시키는 기간으로 써야합니다. 기본생활지도를 우습게 여기고 학습지도에 들어가는 것이 수업실패와 학급경영실패의 근본원인이 됩니다.

 

 

생활지도에 관해서는 다른 글에서 약간 언급을 한 사실이 있으므로 이번에는 학습훈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나갈까 합니다. 교사가 교내에서 처리할 기본 업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활지도수업활동, 그리고 업무처리입니다. 업무처리는 공무원신분으로서 당연히 처리해야할 사항이므로 이 글에서는 자세히 논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업무처리가 교사에게 부담시킨 당면한 문제는 잡무가 너무 많아서 교육의 본질을 해친다는 것이죠.

 

물론 가장 이상적인 교사의 역할모형은 누구나 다 생각하고 있다시피 교사는 수업과 생활지도만 하고 온갖 잡무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만 이는 이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한국교육의 현실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업무처리를 제외하고 교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수업활동과 생활지도라는 사실입니다. 

 

 

절대 잊어버리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가하면 학습지도는 생활지도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서글픈 일이기도 합니다만 많은 교사들이 이 진리를 애써 외면하기도 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쥴리어스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말대로 하자면 '인간은 자기가 보고싶어하는 면만을 보려고'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교사들은 아이들이 제멋대로 행동하도록 풀어놓고도 자기는 자유로운 교육을 하고 있노라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자유와 자율이 다르듯이 방임과 질서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생활지도가 잘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절대로 한눈을 팔지 않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생활지도를 바탕으로 하여 수업지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3월 3일에 개학한 후 2주일만에 아이들은 완전히 딴 아이들이 된듯이 수업활동에 임했습니다. 그런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제 생각에는- 어지간한 교사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깁니다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에게 지난 2주일동안 생활지도를 병행하면서 교과서를 보는 방법과 자율학습요령, 그리고 발표훈련을 지도했습니다. 그 결과가 19일 수업으로 나타난 것이죠.

 

나는 20여년 전부터 연구부장 업무를 맡고나서는 거의 예외없이 3월 말에는 제가 앞장서서 수업공개를 해왔습니다. 연구부장교사인 저부터 수업공개활동을 하고나서 다른 교사들에게 수업공개를 하도록 요구를 했다는 말입니다. 문제는 수업의 질이겠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수업때문에 욕을 얻어먹거나 손가락질을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혹시 아이들과 짜고서 그런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요? 다른 글에서도 몇번 밝힌바 있습니다만 그런 의식을 가진 교사라면 교사를 안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교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수업활동을 아이들과 짜고 보여준다는 식의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근본 자질이 의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교사에게는 자기화시킨 창의적인 수업모델이 필요합니다. 그 자기화된 모델은 교육적인 이론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누가봐도 납득할 수 있는 객관성을 가져야함은 물론이고 남이 쉽게 일반화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가지고 있다면 더욱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원래 5교시로 예정된 수요일 수업이었습니다만 아이들에게 특별히 양해를 얻어서 6교시에 공개수업을 했던 것이죠. 끝난 뒤에는 학년연구실에 모여 참관하신 선생님들과 의견을 교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년초 2주일만의 동료장학을 겸한 수업공개활동!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거뜬히 치루어냈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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