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니 남산에 안가본지가 꽤나 오래된듯하다. 컴퓨터에 저장해둔 사진자료를 가지고 확인을 해보았더니 용장곡을 통해서 남산에 올라가본지가 삼년반이나 되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보는 남산이면서도 올라가보지 않았으니 나도 참 무심한 사람이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바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시내에서부터 용장곡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1월 24일 금요일 오전의 일이다.
깜쌤이 거쳐간 길을 궁금하게 여기신다면 바로 위에 올려둔 지도를 클릭해보시기 바란다. 내가 보기로는 오늘 밟아간 길이 남산에 처음 올라가보는 분들에게는 제일 수월하기도 하고 주변 경관도 좋아서 가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경주남산에 처음 가보는 외지인들은 보통 삼릉에서부터 등반을 시작한다. 내가 보기로는 거기는 약간 가파르다. 그러므로 용장계곡에서 출발하여 칠불암뒤 산봉우리에 올랐다가 칠불암을 거쳐 통일전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부담없는 산행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경우에는 경주역부근의 경주 우체국 바로 앞에서(길건너 맞은 편의 시장쪽이 아니다) 내남이나 봉계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용장에서 내리면 된다. 내랴서 동쪽을 보면 산으로 향하는 큰 길이 보인다. 그러면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다.
골짜기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막다른 곳에 사설 주차장이 나타나는데 거기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이어서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도 큰 부담없이 걷기에 좋다. 바로 밑에 올려둔 지도를 보기로 하자. 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다.
길은 아주 단순하다. 골짜기를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코스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절대로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신라시대에 용장사라는 절이 골짜기 안에 자리잡았던데서 용장계곡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여름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어 한결 더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조금 오르다보면 길 왼쪽편에 숨겨져 있는 작은 약수터를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정성을 드리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꾸준한 계몽과 단속 덕분인지 요즘에는 그런 흔적을 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여름 경치가 궁금한 사람들은 아래 글 주소를 클릭해보기 바란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탑(?)이 어떤 탑인지 궁금한 분들이 눌러봐도 된다.
남산은 바위산이다. 그래서 그런지 산은 작아도 아기자기하기 그지없다. 약간 붉은기가 살짝도는 특이한 화강암들이 많은 골짜기가 용장골이다.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용장계곡밑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식수원이므로 계곡에서 함부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거나 담그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나는 혼자 천천히 걸었다. 아침이기는 해도 벌써 여러 사람들이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한번씩 마주치는 분들과는 인사를 하며 지나친다.
중국의 산같으면 계단을 만들어두었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대로 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자연그대로인 이런 길이 걷기에 훨씬 편하다.
어느 정도 오르자 등산객들이 만들어둔 작은 돌탑들이 소복하게 모여있는 곳을 지나치게 되었다. 여름에 큰비가 오면 물길 가운데 만들어둔 탑은 쉽게 허물어져 무너질 것이다.
언제 만들어둔 것인지는 모르지만 옹기종기 모여있는 돌탑들이 정감을 더해주었다.
산은 조금씩 깊어짐에 따라 공기도 점점 더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이 산에 처음 올라본 것은 지금부터 삼십몇년전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안내판이 거의 없어서 2만5천분의 1지도나 5만분의 1짜리 지도를 구해서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나는 골짜기를 가로지른 작은 다리를 만났다. 설잠교다.
설잠교를 거너서 산을 조금만 오르면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경치 가운데에서는 가장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설잠교 부근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큰바위가 있어서 항상 사람들이 모여든다.
용장사지 3층석탑으로 가려면 설잠교를 건너가야 한다. 그러면 금오신화를 썼던 김시습이 머물렀던 절터에 쉽게 이를 수 있다. 설잠은 김시습의 법명(法名)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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