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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등겨장이 그립다

by 깜쌤 2014. 11. 13.

 

등겨장이라는 장이 있습니다. 경상도 안에서도 경북 의성사람들이 즐겨 만들어먹던 음식인데요, 고운 보리등겨를 주재료로 해서 만들어 먹는 장입니다. 색깔은 검은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만 짙은 밤색이라고 해도 별로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사투리 발음 그대로 옮기자면 등기장, 시금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인데 어머니께서는 항상 등기장 혹은 딩기장 정도로 발음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신 이후로 먹고 싶어도 못먹는 음식이 바로 그 등겨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떨 때는 시금털털한 맛이 있으면서도 매콤한 맛이 나도록 만들어주셨는데 그 맛있는 등겨장을 이제는 어디 가서 얻어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등겨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등겨메주가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된장을 담그는 콩으로 쑨 메주와는 다르게 보리등겨를 가지고 반죽을 해서 만들어 살짝 구운 뒤 말리면서 발효가 되도록 띄워두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늘따라 어머니가 되게 보고 싶었습니다. 등겨장이 먹고 싶어도 아내가 만들 줄을 모르니 어디 가서 이야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의성이나 군위 지역 할머니들이야 얼마든지  만들 수 있겠지만 어머니께서 담그어주셨던 그 맛은 이제 영영 되살려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연로하신 할머니들이 한분씩 돌아가시면서 이런 귀한 맛들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기만 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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