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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에서 하얀 억새들의 군무를 보았다

by 깜쌤 2013. 11. 6.

 

KBS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 중에 <1대100>이라는 프로그램에 이런 문제가 나왔던 적이 있다.

 

"아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인가요 ... "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가 있는데요,
노래에서도 나오는 으악새란 명칭은 무엇의 이름일까요?

 
1. 풀이름       2. 새이름      3. 벌레이름

 

꼭 문제가 글상자속의 문장처럼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구도는 비슷하다. 정답은 몇번일까? 일단 정답발표는 미뤄두고 아래 문제를 새로 풀어보자.

 

 

 

그렇다면 으악새는 어떻게 울까요?

 

1. 으악으악

2. 으아악~~~

3. 으~~~아아아아아아아~~~악

4. 으~~~~~~~~~~~~~~~악~~~~~~~~~~~

 

한참 철지난 유머였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렸다 태화강 하구부근의 으악새밭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정답을 공개해야 한다. 으악새는 풀이름이다.

 

 

새종류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어떤 이는 왜가리라는 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참고자료를 소개한다.

 

“아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1930년대 고복수의 노래 ‘짝사랑’의 첫 소절이다. ‘으악새’가 식물 ‘억새’인지, 조류 ‘왜가리’인지 논쟁이 있다. 갈수록 왜가리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으나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억새를 보면 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억새와 비슷한 모양의 갈대가 있다. 억새는 산과 들에 골고루 자라지만 갈대는 물 가까운 곳에 있다. 억새는 키가 1~2m가량이며 이삭은 은빛인데, 갈대는 3m 정도로 갈색이다.

출처 : 경남일보사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089629 

 

 

표준말로는 뭐라고 할까? 억새다.

 

 

우리는 명촌교 위로 올라섰다. 여기서는 태화강역도 가깝고 현대자동차도 그리 멀지 않단다.

 

 

페추니아꽃들이 다리난간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었다.

 

 

페추니아 무리 너머로 보이는 억새꽃들......

 

 

나는 탄성을 질렀다.

 

 

 산에서 자라는 억새도 좋지만 강변의 억새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갈대라고 우기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갈대와 억새는 분명히 다르다.

 

 

 갈대는 주로 물가에 사는데 억새보다 키도 더 크고 결정적으로 꽃색깔이 갈색을 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바람이 슬쩍 지나갈때마다 억새가 슬며시 흔들렸다.

 

 

 해가 구름조각들과 숨바꼭질을 해서 그런지 색깔변화가 더 무쌍했다.

 

 

강태공한분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물고기를 낚는 것인지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아무려면 어떠랴? 곰곰이 생각해보면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나는 명촌교에서 내려갔다. 이번에는 억새밭에 직접 가까이 가봐야한다.

 

 

 10월 초순의 풍경이 이랬으니 지금쯤은 억새가 완전히 피어서 바람에 씨앗을 날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태화강 억새도 울산의 명물가운데 하나가 되겠다.

 

 

 강너머로 아파트들이 마구 솟아올랐다.

 

 

 허리를 낮추면 아파트무리들이 사라진다. 억새밭 속에서 풀벌레들이 마구 울었다.

 

 

 아, 정말 가을이었던 것이다.

 

 

 나는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자전거로도 달려보고 싶었다.

 

 

 엄마와 아들이 자전거를 가지고 지나가고 있었다.

 

 

 폐암으로 투병중인 늙으신 어머니를 생각하자마자 눈물이 왈칵 솟았다.

 

 

"얘야, 젊은 날 엄마와 함께했던 추억은 이세상 무엇보다도 귀중하단다.  소중하게 잘 간직해두렴."

 

 울산 태화강변의 억새밭! 떠오르는 새로운 명물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