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을 떠나서 얼마 안되어 옹기마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즉시 우리는 모두 체험실로 안내되었다.
여행에서 최고의 체험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싼 건물들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옹기체험은 당연히 유료다.
내부시설이 제법 깔끔했다.
나는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런 종류의 체험은 몇번 해본터라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옹기를 만드는 체험보다는 자료수집이었다.
흙벽돌집 옆으로 길게 누운 가마가 보였다.
비탈을 따라 길게 누운 가마에서 옹기를 구워내는가보다.
예전에 가르쳤던 아이의 아버지 한분이 옹기장이였다. 여기서 말하는 쟁이나 장이는 사람을 낮추어부르는 말이 아니라 전문가를 뜻한다. 즉 장인이었다는 말이다.
나는 잔디밭 사이로 듬성듬성 돌을 박아 이루어낸 길을 따라 작은 언덕 위로 올라섰다.
뒤쪽으로 옹기 아카데미가 보였다.
가마를 덮은 지붕밑으로 단정하게 쌓은 장작더미가 보였고.....
가마가 한군데만 있는게 아니었다.
그러니 여기가 마을이다.
옹기를 굽는 장인들이 모여사는 마을인 것이다. 마을이기에 가마가 여러개 있는 것이 정상이다.
언덕위에 올라서자 옹기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도기든 자기든간에 그릇을 굽는 분들에게는 가마가 필수다. 요즘에는 가스를 사용하여 작품을 구워내는 가마도 있는 것으로 안다. 전통에 충실한 전문가들은 가마모양을 보고 무엇을 굽는 곳인지 단번에 알아낼 수 있겠지만 나같은 사람 눈에는 가마면 다같은 가마인줄로 안다.
장인들이 모여사는 집들은 소박하기만 했다.
소박함 속에 단아함이 녹아들어 있었다. 품위가 있었다는 말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이번 울산 팸투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외고산 옹기마을과 태화강 십리대밭숲이었다.
태화강역(=예전의 울산역)을 지나 부산쪽으로 더 내려가면 남창이라는 기차역이 나오는데 거기 못미쳐서 외고산 옹기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위치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 아래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기로 하자.
DAUM 지도를 가공했다. A라고 표시된 곳이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옹기마을 옆으로 부산과 울산을 잇는 고속도로(1번 고속국도가 아니다)가 지나가고 한쪽으로는 동해남부선 철길이 지나간다.
마을은 고속도로와 기차길 사이에 끼어있다. 나는 철길쪽으로 가서 위치를 파악해두기로 했다. 도로에서 접근할 경우에는 버스에서 내려 기찻길 위로 걸려있는 다리를 통해 마을로 걸어들어가도 된다. 자동차를 타고 온다면 마을입구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마을은 언덕받이에 걸려있었다. 옹기가마가 비탈에 위치하고 있으니 마을도 그런 식으로 자리잡은 모양이다.
철길가에는 간이승강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누가 타고 내리는 것일까? 옹기마을답게 장식을 했다.
전체모습을 보면 바로 위 사진처럼 보인다. 옹기가마와 옹기 아카데미같은 건물은 언덕위에 우뚝솟은 집 너머로 있다.
나는 천천히 육교를 건넜다. 계단이 없는 길이어서 걷기에 편했다.
다음 지도를 가공했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일 것이다. 나는 지금 아래부분 빨간색 점이 있는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마을의 동쪽편에는 철길이 지나가고 서쪽으로는 고속도로가 있는 형상이다.
우리 일행은 울산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체험장에 도착을 했다. 나는 원래부터 이 마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행사를 진행하는 담당자분께 양해를 구하고는 밖으로 나와서 마을의 전모를 살펴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기로 한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찾아오는 분들에게 글을 통해 정보와 편리를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입구를 찾다가 철길 위로 걸려있는 다리를 보았던 것이다. 이 다리 이름이 옹기교가 되는 모양이다.
이 마을은 옹기마을이다. 도자기 마을이 아닌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자기는 옹기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구워내는 물건이다. 옹기나 도기를 구워내는데는 900도에서 1200도 정도의 온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를 구워내는데는 13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것을 감안하고 보면 가마의 구조나 길이같은 것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리 이야기하지만 나는 도자기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이다.
마을 입구 길가에는 구워서 쌓아놓은 옹기들이 가을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산처럼 쌓여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집집마다 제법 많은 양의 옹기들이 수북수북했다.
굽는 과정에서 실패한 것들일까? 금이 가고 터지고 갈라진 작품들만 따로 골라 화분용으로 구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옹기를 굽는 장인들에게는 미안한 소리지만 뚜껑으로 제작하다 실패(?)한 것은 화분으로 사용하면 운치가 나기 때문이다.
옹기교를 건너 마을로 접어들다가 오른쪽을 보니 마을안내센터가 보였다.
나는 내가 걸어온 짧은 길이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뒤돌아보았다.
다리 건너편에 도로가 보인다.
그러고보니 옹기마을에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울산시에서 발행한 안내서를 보면 태화강역에서 여기까지 시내버스가 다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태화강역에서 옹기마을까지는 약 15Km정도 된단다. 택시를 탈 경우 소요시간은 약 20분 정도이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맞은편 정류장에서 507번이나 715번을 타고 가다가 옹기마을에서 내리면 되겠다.
기차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카메라를 꺼냈는데 쏘아버린 화살같이 빠른 속도로 무궁화호 열차가 그만 지나가고 말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을 안으로 들어가보자.
축대위에는 채송화들이 다홍과 연한 노랑으로 옷을 입고 마지막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옹기마을 안내센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다. 마을의 구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되돌아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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