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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분천 - 청정지역을 가다 1

by 깜쌤 2013. 9. 5.

 

송이축제로 유명한 봉화는 경북 제일  북쪽에 위치한 오지이다. 공업이 발달한 곳이 아니니 대부분의 지역이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개발이 낙후되었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요즘은 개발되지 않은 것을 더 고마워해야할 형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구 약올리는 소리냐고 성질낼 주민도 있을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미개발로 인한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는 4차선 도로를 따라 분천으로 향했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대한민국 어디에나 4차선 도로가 뚫려있다. 오지이니 꼬불꼬불한 산길만 계속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주에서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이어지는 길 가운데 봉화 동부와 울진쪽은 아직 2차선 도로여서 나들이하기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도로 포장하나는 확실하게 되어 있다. 내가 보기로는 우리나라처럼 도로 포장율이 높은 나라도 그리 흔하지는 않지 싶다.  

 

 

분천은 봉화군에 있는 오지 동네다. 영동선 철길이 지나간다고는 하지만 변변한 논 하나없는 첩첩산중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 본류가 봉화군을 지나간다. 내가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내성천도 봉화에서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이 물줄기가 낙동강 본류다.

 

 

4차선 도로에서 내려와 분천역이 자리잡은 골짜기를 향해 들어가보았다. 이쪽으로는 논보기가 어렵다.

 

 

좁은 골짜기안 약간의 평지가 보이는 곳에 분천역이 자리잡았다. 요즘 들어 분천역은 한참 뜨고있는 중이다. 왜 그럴까?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혹시 중부내륙관광열차라는 말을 들어보았는지 모르겠다. 시쳇말로 대박난 열차인데 관광객으로 미어터질 지경이 되어 주말에는 예약없이 타는게 어려울 정도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중부내륙관광열차는 철암-태백-영월-제천-단양-영주-분천으로 이어지는 257㎞ 거리의 O트레인과, 분천에서 시작하여 양원, 승부, 철암을 잇는 28㎞ 거리의 V트레인(=협곡열차)으로 이루어진다.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면 바로 아래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위지도의 출처는 http://cafe.daum.net/hoon9020/JNhK/이다.  카페에서 지도를 가져와서 가공한 것임을 밝혀둔다. 이 지도를 보면 어느 지방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대강 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위 지도에서 초록색점으로 표시한 분천역에 와있는 것이다.

 

 

역마당에는 두채의 텐트가 쳐져 있었다.

 

 

여기 이 역이 분천역이다. 첩첩산중에 자리한 분천역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한때는 간이역신세가 되었었다. 그러다가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다시 재등장한 것이다. 올해 봄의 일이다.

 

 

O트레인과 V트레인을 구상한 분들의 아이디어가 놀랍다. 사람이 몰려들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역사 앞마당도 깔끔하게 손을 보았다. 파란 잔디밭 아래쪽으로 지붕을 내민 향수수퍼 건물이 산뜻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분지를 감싸고 있는 산봉우리에 구름이 내려앉았다. 방금 비를 뿌린 덕분이리라.

 

 

나는 역건물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승강장너머로 보이는 저 열차는 무엇일까?

 

 

역무원들이 일하는 공간과 대합실을 구별하는 창문에는 빨간색 체크무늬 커튼이 쳐져있었다.

 

 

하얀 벽면에는 사진틀이 몇개 붙어있었고.....

 

 

대합실 안 나무의자는 익숙한 모습이지만 커튼은 누가봐도 유럽식이다. 여행객이 잠시 놓아둔 작은 배낭이 소품구실을 했다.

 

 

아담한 분위기가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이제는 여기에도 무궁화호 열차까지 서게 되었으니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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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안내책자를 챙기는 것을 잊어버렸다. 정보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한번씩 깜빡할때는 대책이 없다.

 

 

대합실을 빠져 나오면 역무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뒤주로 보이는 고가구위에 백호가 위엄을 갖춘 자세로 버티고 앉아있었다. 하지만 귀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돌길 저쪽 나무밑에도 호랑이가 보인다. 그렇다. 여기 산들은 백두대간을 이루는 봉우리들이다. 그러기에 호랑이들을 배치시켜 두었으리라.

 

 

아까 대합실을 들어올때 정면으로 보이던 빨간색 기차는 선로보수용 작업차량이었다. 깜찍하고 귀여웠다.

 

 

역건물들을 참 깔끔하게도 단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는 관광객들이 분위기를 띄워주었다.

 

 

역건물 한쪽은 유럽의 알핀 스타일로 개조했다. 그랬다. 분천역은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했지.

 

 

체르마트라면 여행객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유럽 알프스의 상징인 스위스 마테호른 봉우리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체르마트 아니던가?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다면 아래 지도를 눌러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체크 표시를 한 곳은 프랑스 리용과 스위스의 제네바다. 초록색 밑줄을 그은 곳 가운데 하나는 알베르빌이다. 199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곳이라는 사실은 다 알리라. 프랑스땅이다.  

 

 

 

역시 이 지도도 클릭하면 크게 뜬다. 체르마트의 위치가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다. 마테호른 봉우리와체르마트가 어떤 사이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재매결연을 맺은 사실을 이런 식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멋진 아이디어다.  

 

 

역구내 바위위에 척 걸터앉은 호랑이가 위엄을 더했다. 위엄과 귀여움 때문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