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마을마다 학교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감마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당연히 이 마을에도 초등학교가 있었다. 산운초등학교다.
1995년에 폐교가 되면서 학교의 운명이 위태롭게 되자 동문들이 나섰다. 우여곡절끝에 환경부로 넘어가 생태공원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폐교를 활용한 생태학습체험장 겸 생태공원이라면 명분이 그럴듯 하지 않은가?
그리하여 옛 산운초등학교 자리에 생태공원이 만들어져 문을 열었다.
누가봐도 잘한 선택이다. 이 부근에는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가운데 하나인 빙계계곡이 있다. 여름에 저절로 얼음이 어는 신비한 계곡이 바로 빙계계곡이다.
나는 생태공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이 좋아할 공룡이 큰 눈을 두리번거리고 서있었다.
뜬금없이 웬 공룡이냐고?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부근에는 공룡화석과 발자국이 가장 많이 흔하게 발견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교과서 속에도 소개되는 곳이 이 부근이다.
참매미 소리가 신나게 울려퍼졌다. 녀석은 사람을 보고도 겁조차 내지 않았다.
예전같으면 공룡 몸통에도 달라붙어 울었을 녀석이리라.
엄마공룡, 아기공룡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나는 학교건물쪽으로 다가가보았다.
뒷정원에 멋진 연못을 만들어두었다.
점점이 초록으로 박힌 것은 수련이리라. 멀리 대감마을이 보였다.
나는 학교건물 옆으로 돌아가보았다.
여기저기 작은 공룡모형들이 숨어있었다.
그런데 녀석들이 무섭지를 않았다.
나는 쉼터를 찾아서 쉬기로 했다.
주차장 앞에 쉼터가 있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올라앉아 땀을 식혔다.
산운교회와 비봉산 줄기, 그리고 옹기들이 모여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주었다.
어라? 그런데 저기 저녀석은 둘리 아닌가?
호기심이 생긴 나는 둘리에게 다가갔다. 언제부터 저녀석이 여기 지킴이가 되었던가?
어느 정도 땀을 식힌뒤 짐을 챙겨메고 건물로 다가갔다.
문이 닫혀있었다. 월요일이기 때문이다.
아쉬웠다.
자세히 살펴보면 예전에 여기가 학교였다는 증거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러다가 나는 운동장 한구석에 숨어있는 그네를 찾아냈다.
학교 운동장 주위에는 플라터너스 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1박2일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웃음을 선물했던 바로 그 그네다.
그네와 소나무가 참 잘 어우러진 풍경이 되었다.
그렇다. <1박2일>팀이 와서 그네를 타며 물놀이를 했던 장소가 바로 여기다.
명물이 하나씩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나는 다시 생태공원뒤로 돌아왔다.
그늘에 앉아 땀을 식히던 농부 두사람이 마을에 들어가보라며 권해왔다. 주민들의 마음씀씀이가 은근히 고마웠다.
생태공원을 둘러본 나는 산밑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걸어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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