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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부용처럼 아름다운 부용촌 2

by 깜쌤 2013. 2. 20.

 

한쪽에서는 카드놀이에 모두들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낮에 처음으로 해가 잠시 얼굴을 보였습니다. 그림자를 보게 된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부용정에 잠시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부용지 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돌의자를 마련해두었습니다.

 

 

부용지는 네모 반듯했습니다. 한쪽 편에는 빨래터를 마련해두었고요.....

 

 

길에는 담배꽁초, 휴지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암두촌의 서민 주거구역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우리는 돌다리를 건너 정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맞은 편 골목입구에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한편에는 놀이에 빠진 사람들이 남의 눈도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정자를 나가면 우리는 마을 안쪽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가 볼것입니다.

 

 

나는 이 마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온주영가현에는 이런 마을들이 수두룩한 모양입니다. 나중에 구글 지도로 검색해보니 곳곳에 전통마을이었습니다.

 

 

카드놀이터에 새로운 회원이 입장하는가 봅니다.

 

 

돌담밑에는 오리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색깔별로 모여서 놀고 있더군요. 여기에도 깃털 색깔에 따른 오리 차별이 이루어지는가 봅니다.

 

 

아무리 봐도 깔끔한 곳이었습니다.

 

 

정자 이층에는 어떻게 올라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돌담밑에는 선인장 거목들이 줄을 섰습니다.

 

 

중심도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착유 시설과 서원이 나타났습니다.

 

 

기름틀이 있는 반대쪽이 서원입구입니다.

 

 

우리는 기름을 짜는 시설이 있는 너른 마당쪽으로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을 공동 시설같습니다. 중국요리는 기본적으로 기름에 튀기고 볶고 데치고 삶고 하는 것이니 기름을 짜는 시설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했을 것입니다.

 

  

커다란 통나무를 파서 만든 시설같습니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지붕을 덮어두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사용해서 그런지 손때가 반들반들하게 묻어있었습니다.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이제는 사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너머로는 가정집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집앞으로는 작은 텃밭이 있었습니다.

 

 

직선으로 이어지게 만든 골목이 깔끔한 맛을 더했습니다.

 

 

이층집 마당에는 인력거 몇대가 서있었습니다.

 

 

나는 다시 연자방아와 기름틀이 있는 너른 마당으로 돌아나갔습니다. 아마 이 너른 마당은 마을 전체회의를 할때나 모임을 가질때도 사용했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설계를 하고 마을을 만들어나간 옛사람들의 지혜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함부로 우습게 볼 그런 마을은 아닌듯 합니다.

 

 

호수 부근에 만들어둔 마을의 공공시설이니 배치가 절묘합니다.

 

 

광장을 둘러싼 이집 벽에는 나무 한그루가 붙어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참 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는 나무입니다.

 

 

 제법 크게 자랐습니다.

 

 

 방금 우리가 둘러보았던 곳입니다. 이 너른 마당을 돌로 포장한 끈기가 놀랍습니다. 편평하게 만든 기술력도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어떤 시골마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설같기도 합니다.  

 

 

 마을 한복판을 관통하는 저 중심도로 끝에는 무엇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지만 일단 맞은편의 서원을 먼저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서원 정문으로 들어갑니다.

 

 

들어가서 왼쪽을 보았더니 작은 못이 나타났습니다. 벽면을 하얗게 칠하고 그림을 그려둔 것이 인상적입니다. 공부하는 장면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는 화초를 그려넣었습니다. 오른쪽 것은 매화가 확실합니다.

 

 

 사방이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집중하기에는 그저 그만입니다.

 

 

 입구에서 들어와 오른쪽을 보면 안으로 계속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부용서원이라.....

 

 

 안으로 들어서니 명륜당이 보였습니다.

 

 

 우리를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햇살에 말리고 있는 먹거리들이었습니다.

 

 

 명륜당이니 안쪽에 모신 분은 공자일 것입니다.

 

 

 좌우로 난 문을 통해 다시 안으로 들어갔더니 교실의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형들이겠지요.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했습니다. 학생들 앞으로 공자의 초상화가 보였습니다.

 

 

 책상위에는 지필묵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확실히 부용촌에는 고아한 기품이 흐르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여기는 학문을 가르친 스승의 사적인 공간으로 사용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짙은 색 화분에는 중국춘란이라고 생각되는 난이 심겨져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훈장이 제법 높은 대우를 받았던것 같습니다. 이름은 서원이라고 붙여두었습니다만 우리나라 서원과는 차원이 약간 다른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여기는 예전의 초중학교가 아니었을까요?

 

 

 교실 옆 공간은 담으로 구별해서 정원으로 꾸며두었습니다.

 

 

 정원가운데로 길을 내고 대나무와 매화를기르고 있었습니다.

 

 

 정원을 돌아나왔더니 다시 입구가 되었습니다.

 

 

 화분에는 분재용 매화가 꽃망울을 가득 달고 있었습니다.

 

 

 제법 오래된 고목입니다. 매화를 특별히 사랑하셨던 퇴계선생이 생각났습니다. 아까 안에서 본 스승의 인물상도 어찌보면 퇴계선생을 닮은듯 합니다.

 

 

 학자와 매화......  나도 남을 가르치는 사람인지라 그 의미가 가슴에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과연 매화처럼 고결하게 살아왔는지를 부용서원 뜰에 서서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인간이니 매화에 함부로 비교한다는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어리바리하기 짝이 없는 내가 반평생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았지만 얼핏 생각해도 참 모자라는 선생이었습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자꾸만 배워갑니다. 물론 자기 성찰을 하기도 하죠.

 

 

 나는 부용서원을 나섰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다시 중심도로가 됩니다.

 

 

 서원 맞은편은 기름틀과 연자방아가 있는 광장이 됩니다. 

 

 

 그리고 옆에는 부용지와 부용정이 있습니다.

 

 

앞장서서 우리를 인도하는(?) 닭을 따라 마을 안으로 다시 걸어들어갔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