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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우리는 지금 암두촌으로 간다

by 깜쌤 2013. 2. 6.

 

버스를 탔습니다. 차장이 있는 차였습니다. 타고나서 가는 방향을 가만히 살펴보니 어제 터미널에서 시내로 들어온 길과 비슷한 경로를 밟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이 버스안에서 이번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미인을 만났습니다.

 

위에 빨간 옷을 걸친 여성이었는데 이목구비가 또렷했습니다. 어머니인듯한 중년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상당한 미모를 지닌 분이더군요. 나중에 그녀는 중간에서 내렸습니다만 사람을 혹하게 할만 했습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서시의 아름다움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온주 시내는 그런대로 깔끔했습니다. 부와 명성을 지닌 도시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차창밖으로 이슬람 냄새가 살짝 풍기는 건물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온주는 중국에서 보기드물게 기독교적인 냄새가 나는 도시입니다. 이국적인 느낌이 조금은 묻어나는 그런 도시라는 말입니다. . 

 

 

온주가 바닷가 도시여서 그런지 물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다리를 건너갑니다. 시가지 안에 만들어진 물길은 운하 비슷하게 사용하는듯 합니다.

 

 

온주 시내에는 하늘을 찌를듯한 마천루가 쑥쑥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오우뻬이 구역을 향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우뻬이는 한자로 구북(구北)이라고 쓰더군요. '구'자는 단지를 나타내는 자입입니다. 크게 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瓯

 

저의 무식의 소치이긴 합니다만 저는 이 글자를 처음에는 '와'자로 알고 다녔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재확인해보니까 단지를 나타내는 '단지 구'자더군요. 라는 글자가 절강성 온주를 나타내는 글자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다음(DAUM) 중국어 사전에 보니까 지금의 온주시 영가현을 나타낸다라고 하네요.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는 영가현을 통과하게 되어있습니다.   

 

 

시가지에서 규모가 큰 교회를 만났습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도시에서 이렇게 규모가 큰 교회건물을 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놀라운 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큰 규모를 지닌 교회를 그 후에도 몇군데에서 더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온주 시내와 교외지역에 저런 교회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달린지 거의 삼십여분이 지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나쳐야 할 정류장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아파트 창에 달린 전광판을 보았습니다. 무슨 내용일까 싶어 궁금했기에 정신을 차려서 살펴보았더니 광고였습니다.

 

 

광고는 광고인데 아마 변호사 사무실임을 알리는 내용 같았습니다.

 

 

아파트에다가 사무실을 차린 것일까요? 율사라고 쓰여진 것으로 보아 변호사 사무실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두번째 글자는 스승 사(師)자의 간자입니다.   

 

 

아이패드로 우리 위치를 검색한 결과 우리는 오우뻬이쪽으로 접근하는듯 하더니 다시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다리를 건너는 것을 보고 비로소 나는 상황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1번이 온주역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출발한 곳이죠. 지금 우리가 탄 버스는 왼쪽에 보이는 빨간점이 있는 다리를 통과하는 중입니다. 2번으로 쓰여진 곳이 암두촌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오우뻬이라는 곳입니다. 2번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페리를 타고 건너는 것이라는 말을 이제 이해를 했습니다. 론리플래닛에는 그런 식으로 써두었습니다.

 

우리는 2번 지점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으니 제법 돌아가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암두촌행 버스를 타는 지점 부근에 가서 내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우리에게 요금을 받으러 왔던 차장에게 구북이라는 간자 글자를 보여주었더니 그녀는 알아보는듯 했습니다. 우리사이에 이루어진 암묵적인 소통의 결과를 믿고 그녀가 내리라고 할때 내리면 되는 것이기에 나는 차장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나서도 한참을 더 달렸습니다. 너무 많이 간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차장에게 가서 이번에는 암두라고 적은 종이를 새로 보여주었더니 그녀는 시내버스 속에 표시된 노선도의 지명을 가리켰습니다.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보았더니 라부대가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라부대가라는 글자는 바로 아래 사진에 있습니다.

 

나는 첫글자가 심히 의심스러웠습니다.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다가 어쩌면 비단이나 그물을 나타내는 라(羅)의 간자가 아닐까 하고 짐작을 했는데 맞더군요. 우리는 루오푸 다이지에라는곳에서 내렸습니다. 자, 이제 라부대가까지는 왔습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잠시 막막해졌습니다. 론리플래닛에서 읽어본 정보를 생각해보았더니 이 부근에서 암두촌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이제는 암두촌으로 가는 버스의 출발지나 승강장을 찾아야 했습니다. 우리는 버스정류장을 찾아 헤매는데  바로 그 순간 저쪽에서 암두라는 글자를 크게 써붙인 고물버스가 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앞을 보니 버스정류장도 함께 보였습니다. 우리는 손을 들어서 버스를 세우고 고물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안은 혼잡했지만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습니다. 차장이 차표를 팔기위해 오더군요. 암두(岩头 안토우. 바위모서리라는 뜻)라고 쓴 글자를 보여주었더니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요금으로  11원 50전원을 주었습니다. 고물버스는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후지고 더러운 동네 곁을 지나갔습니다.

 

 

 

오우뻬이라는 이름이 붙은 온주시 변두리에서 암두촌까지는 약 30킬로미터 정도의 거리가 됩니다. 우리는 위 사진 아래부분의 빨간색 점으로 표시해둔 온주시에서 골짜기를 따라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남계라는 강 주변의 경치가 일품이었다는 것입니다.

 

 

남루한 옷차림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저양반들은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요?

 

 

남계강 강물이 흙탕물이어서 처음에는 엄청 실망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밀물때에 밀려온 물이더군요. 밀물이 되어 더러운 강물이 거꾸로 밀려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일부도로 구간은 확장포장중이었습니다. 공사장 너머로 강물 건너 산비탈 밑에 교회 건물이 보였습니다. 

 

 

공사를 하느라고 도로상태는 엉망이었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멋지게 뚫린 길을 달릴 수 있지 싶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이 나타나길래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유리창에 이물질이 워낙 많이 묻어있어서 지저분하게 나왔습니다. 나는 휴지를 준비해 가지고 있다가 버스가 섰을때 재빨리 창문을 열고 유리창을 닦아두었습니다.

 

 

강가로 나타나는 풍광들이 점점 카르스트 지형의 산 경치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강가로 펼쳐진 밭들로 제법 비옥하게 보입니다.

 

 

시골집들도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잘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현대식 건물이 제법 많이 있는 영가현을 지나고 한참을 달렸더니 강물 래프팅을 할때 쓰는 뗏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철이어서 그런지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여름철 장사를 위해 미리 준비를 해두는 모양입니다.

 

 

여기는 겨울철에도 밭에 채소들이 가득했습니다. 아열대 기후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의 좋은점이 바로 이런 것 같습니다.

 

다시 또 래프팅 시설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여름철에 여기를 여행한다면 멋진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림 부근의 양삭에서 대나무 뗏목으로 만든 물놀이를 해본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해볼만한 체험이죠.

 

 

강물의 수량도 많고 물도 제법 깊은듯 합니다.

 

 

 

구글 지도를 가공한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중입니다. 이제 거의 목적지에 다왔습니다. 지도 속에는 두개의 빨간점이 있는데 위에 있는 것은 암두촌의 위치를 표시하며 아래의 점은 부용촌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암두촌은 암두 마을 곁에 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