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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온주에서 암두촌을 찾아가야하는데.....

by 깜쌤 2013. 2. 5.

호텔에서 온주역이 환하게 보였습니다. 중국의 기차역들은 워낙 크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기차역을 상상하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어지간한 도시라면 우리나라의 서울역만한 규모가 된다는 것 정도를 알고 가면 좋습니다.

 

 

호텔에서 내려다본 부근의 경치입니다. 온주는 중국 유수의 해안공업도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온주를 공업도시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으면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좌우대칭으로 생긴 낮은 건물이 온주기차역입니다. 우리는 먼저 기차역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중국여행의 기본가운데 하나는 이동수단을 미리 확보해둔다는 것입니다. 자가용 보급이 늘어나고 고속도로가 사통팔달하게 되면 기차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워낙 큰 나라이니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장거리 이동을 하는 데는 누가 뭐래도 기차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제일 먼저 어떻게 이동하느냐는 것을 생각해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차표를 구하는 것처럼 기차역에만 가면 기차표가 나를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안하는게 좋습니다. 기차표 구하는 것 자체가 전쟁이고 표가 있다손 치더라도, 좌석표를 못구하고 입석표를 가졌을 경우에는 타는 것도 전쟁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합니다. 기차역에 가기 전에 우리는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먹어야 사는 법이니까요.

 

   

우리는 호텔 부근의 국수집을 찾아갔습니다. 일행이 도삭면(刀削面)을 먹고싶어해서 그것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덩어리를 만든 뒤 숙달된 솜씨로 칼로 쓱쓱 얇게 깎아낸뒤 끓는 물에 넣어 익히고는 덮밥처럼 양념을 덮어주거나 아니면 비벼서 내어주는 독특한 요리가 바로 도삭면입니다. 

 

  

일종의 칼국수같기도 하고 소스로 비빈 비빔국수같기도 한데 음식점에 따라 맛은 다 다른것 같았습니다. 한그릇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우리가 먹은 것은 한 접시에 중국돈으로 10원짜리였습니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700원 정도 될 것입니다. 상당히 쫄깃쫄깃하고 표면이 매끄러워서 면요리 중에서 왕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어떤 중국인들의 글에 의하면 이 도삭면(刀削面)과 북경의 작장면(炸酱面 자장면 비슷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장면이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산동(?)의 이부면(伊府面), , 무한의 열간면(熱干面), 사천의 단단면(担担面)을 중국 5대 면요리로 꼽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다른 주장을 펼치는 분도 많습니다.

 

도삭면으로 유명한 곳은 산서성의 대동(大同)이라는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면요리로 가장 쳐주는 곳이 산서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어떤 분들은 섬서성의 난주라면을 함께 끼워서 6대 면식(面食)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부면과 열간면은 아직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유명한 도삭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기차역으로 갑니다. 도로를 건너는 것이 워낙 위험했으므로 우리는 육교를 이용해서 건너기로 했습니다. 그 큰 도로에 신호등이 없으니 목숨걸고 건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우리도 한두번은 그렇게 건넜습니다. 

 

중국의 자동차들은 사람을 겁내지 않습니다. 차가 사람에게 양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사전에 없으므로 길하나 건너는데도 목숨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더러운 풍조를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배워가는 것 같더군요. 오늘도 나는 내가 사는 도시에서 그런 경험을 서너번은 했습니다.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들어와있는데도 자동차가 빨간불 신호를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데는 속된 말로 환장할 지경입니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 부근에 버스 정류장이 보였습니다. 현지인들은 신남참(新南점)이라고 부르더군요. 나중에 우리들은 여기에 들러 버스시간표를 확인해보게 됩니다.

 

 

온주의 상인들은 예로부터 장사수완이 좋기로 소문이 나서 '중국의 유태인'이라고 불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의류, 신발, 라이타 같은 잡화 제조업이 크게 발달한 도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온주의 외관만 훌쩍보고는 볼것이 없는 도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여행이라고 하는 것은 아는 것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온주 변두리에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볼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은 신남참이라는 이름을 가진 버스터미널입니다. 중국의 대도시에는 버스터미널이 한군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행선지에 따라 버스 터미널이 여러 군데 흩어져 있으므로 이런 사실을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묵는 호텔의 모습입니다. 굉장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인들의 허장성세는 원래 유명하거든요. 우리도 저런 호텔의 3인실을 일인당 약 103원의 가격으로 묵고있지 않습니까? 물론 아침식사를 포함한 가격입니다.

 

 

호텔 맞은편에 버스 정류장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육교를 내려갑니다. 정류장 부근은 혼잡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저런 곳에서는 배낭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소매치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하는게 좋습니다.

 

 

온주역광장을 끼고 있는 백화점과 호텔의 모습입니다. 역광장도 규모가 제법 컸습니다.

 

 

온주기차역이 보였습니다. 온주만 해도 이 기차역말고 온주남역이라는 기차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온주남역에서 전국각지로 가는 기차도 꽤나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차역에 가서 기차표를 알아본 결과 거의 대부분의 항주(杭州 항저우)가는 기차는 늦은 오후나 밤시간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짜여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적지에는 오전에 도착해야 호텔을 구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시간표를 대강 확인한 뒤에 우리는 역매표소를 나왔습니다.

 

 

내일은 암두촌에 갈 생각입니다. 그러니 오늘과 내일 이틀동안 온주에 묵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온주 역앞의 대로변에 새워진 빌딩들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온주기차역은 특이하게도 대합실로 올라가는데 단속이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꼼꼼하게 따져본 결과 우리는 결국 기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기차이동을 포기한다는 것은 안탕산 가는 것과 맞물려있는 일이어서 아무래도 안탕산 산행을 포기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신남점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표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신남점에 가서 알아본 결과 그곳에서 안탕산으로 가는 버스는 없었습니다. 안내하는 분을 붙들고 물어보았더니 항주나 소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신성(新城)버스터미널에 가야한다고 하더군요. 안탕산 가는 것도 거의 포기했는데 그 다음 목적지로 정해놓은 소흥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버스터미널에 가서 알아봐야할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죠. 그게 나에는 은근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들은 와이파이가 터지는 유일한 공간인 호텔로비의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검색을 해야만 했습니다. 암두촌 가는 버스 정보와 신성버스터미널의 위치를 알아내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신남점 버스터미널에서 영어를 하는 아가씨에게 대강의 정보를 조금 알아냈습니다만 조금 불완전했습니다. 검색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팀멤버가 죽을 고생을 한끝에 신성버스터미널의 위치를 대강 파악해냈습니다. 기차역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이더군요.

 

 

정보수집을 하는데 오후를 다쓴 셈이 되었습니다. 피로가 겹쳐서 그런지 춥기도 하고 몸이 떨려왔습니다. 객실에 준비된 녹차를 한잔 마시고 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녹차맛이 아주 고급이었던 것이죠. 기운이 솟는듯 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었기에 친구인 이박사와 정보검색의 귀재인 강사장이 나가서 먹을 거리를 사오기로 했습니다.

 

 

두분이 밖에 나가서 장을 봐왔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잘 먹을 수 있기에 저녁은 컵라면을 먹고 쉬기로 했습니다.

 

 

나간 김에 감자만두도 조금 사오고 해서 적당하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내가 명색이 리더라고 나는 쉬고 두분이 나가서 수고하도록 했으니 너무 미안하기만 했습니다.

 

 

우리는 호텔방안에서 컵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면 되니 아주 쉽습니다.

 

 

중국의 컵라면은 무지무지하게 커서 한개만 하면 식사대용으로 충분합니다. 유럽의 호텔에서 컵라면을 끓여먹다가는 상황에 따라 큰일나는 수가 있습니다만 여기는 면의 천국인 중국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호텔에서 방안에 비치해놓은 물건들 중에는 컵라면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런 뒤에 우리는 쉽게 곯아떨어졌던 것이죠.

 

 

새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암두촌에 가야합니다. 암두촌 구경도 좋지만 일단 아침부터 해결해야합니다. 1인당 103원에 묵는 호텔이니 제공되는 아침식사의 수준이 어떨까 싶어서 은근히 기대되었습니다.  역시 우리가 기대한대로 음식과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확실히 여행에서 돈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여행뿐만 아니라 세상살이가 다 그런것 같습니다. '물건을 모르면 돈을 더 주라'는 말이나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다 일리가 있는 말들입니다.

 

 

남김없이 다먹은 것은 물론이고 새접시를 들고 한번씩 더 다녀왔습니다. 아침을 거하게 먹었으니 힘이 솟는듯 합니다.

 

 

중국에서 미리 배합된 믹스트 커피(Mixed Coffee)도 마셔보았습니다. 믹스 커피로는 우리 한국제품 따라갈 만한 제품이 없을듯 합니다만 중국커피도 마실만 하더군요. 나중에 우리는 소흥과 항주에서 제법 질좋은 커피를 마셔보게 됩니다.

 

 

오늘 하루를 더 머무르기로 리셉션 카운터에 이야기를 하고 돈을 지불해둔 뒤 우리는 호텔앞 버스정류장으로 나갔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암두촌부용촌입니다. 자꾸만 암두촌 암두촌 하니까 어떤 동네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중국여행에서 한자를 모르면 정말 답답합니다. 버스정류장에 세워둔 안내판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물론 우리는 사전에 정보를 수집해두었으므로 크게 걱정하진 않았습니다만 돌다리도 두드려가면서 확인해야하는 법이기에 다시 한번 더 현장에서 확인을 했던 것이죠.

 

 

오늘 우리가 타야할 버스는 50번이나 60번입니다. 일단 50번 버스를 타고 구북(=오우뻬이)까지 간 후 내려서 암두촌으로 가는 시골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사진속에 보이는 50번 버스의 정류장 이름을 잘보고 있으려니 힌트가 잡혔습니다. 우리는 50번 버스를 탄다고하지만 중국인들은 '번'이라는 말대신()라는 글자를 사용합니다.

 

50로 버스의 출발지는 화차참광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제일 오른쪽에 그렇게 적혀있습니다. 화차참광장이라는 말은 기차역광장이라는 뜻입나다. 두번째 정류장은 화차참이고 세번째는 신남참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파악해가면 쉽습니다. 결국 시내에서 암두촌으로 똑바로 가는 버스는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우리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오는 버스들을 보고 있는데  우리가 기다리는 50번 버스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