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관 건물 위로 푸른 하늘이 얼굴을 드러냈다. 점점이 뜬 흰구름이 정취를 더했다. 역시 푸른 하늘엔 흰구름이 제격이다.
우리는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대구 근대화 문화의 거리를 찾아나선 길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대구에 사는 친구들이 함께 했으므로 별 어려움없이 찾아들 수 있었다.
위 사진은 다음 지도를 가공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진골목을 찾아가는 중이다. 진골목이라는 말은 길다라는 의미를 가진 긴골목의 사투리 발음이다. 빨간색 점으로 찍고 노란색 밑줄을 그어 표시해두었다.
역사라는게 별것이던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시간속의 모든 것들이 세월이 흐르고나면 역사가 되고 역사물이 되는 것이다.
여관이라는 것도 곧이어 유물이 될 것이라고 본다. 어지간한 시설을 갖춘 것은 호텔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시대의 흐름을 재빨리 간파한 여관업주들은 펜션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여관이 거의 다 사라지고 나면 남은 건물들은 유적으로 지정될지도 모르겠다.
골목에는 역사의 흐름이 스며들어 있었다. 이 정도만 해도 벌써 문화재로서 가치를 조금씩 지니고 있는 것이다.
화교소학교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경주에도 화교학교가 있었는데 이젠 문을 닫고 설렁탕집이 들어섰다. 대구에는 아직도 화교소학교가 남아있었다.
부근에는 아이들 모델로 한 조각품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조각 소년 옆에 앉아서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우리말로는 한국대구화교초등학교라고 해두었지만 한자로는....
한국대구화교소학교라고 써두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일까?
노란색 2층건물이 본관건물인가 보다. 좁긴 하지만 운동장도 보였다.
별관건물이 도로를 접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인물들인가보다. 그림으로 그려서 아이들로 하여금 기리도록 한 것 같았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조운도 보이고....
역사상 최초의 황제가 된 진시황 영정이 보였다. 진시황은 성이 영씨고 이름은 정이다. 사마천이 기록한 사기에 의하면 여불위의 자식이라고 해서 여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 같으면 유전자 감식으로 쉽게 아비를 찾을 수 있겠지만 예전에는 그런 기술이 없었으니 영정을 여정이라고 기록해도 어쩔수가 없다. 여불위는 여씨춘추라는 책을 남긴 정치가이다. 젊었을때는 장사꾼이었다. 요즘말로 하면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는 재벌의 총수였다.
공자다. 긴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이다.
노자가 들어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외도 많은 인물이 보였지만 일일이 소개할만한 가치는 없는듯 하다.
우리는 다시 도로로 나왔다.
드디어 진골목으로 들어섰다.
일단 위치를 현재위치를 확인해보고 가야할 정소를 선택해두자는 뜻에서 안내도를 확인해두었다.
여기는 예전 대구읍성 안에 들어있던 구역이다.
그러니 명문거족들의 집이 이 부근에 모여있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대문이 열려져있는 집의 안마당을 살폈다.
대구같은 큰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경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껍질을 깎아서 줄에 꿰어 매단 감이 곶감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랬다. 옛날에는 곶감도 귀했었다. 아무나 먹을 수 있는게 아니었다.
담장 밑에는 크리스마스를 수놓는 포인세티아가 벌써부터 잎색이 빨갛게 변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담장너머 한쪽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차있다.
진골목에는 대구 최초의 이층양옥집으로 알려져 있는 정소아과의원 건물도 남아있다.
이젠 이런 건물 하나하나가 역사적 유물이 되어가는 중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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