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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경주 반월성밑에서 가을을 찾았다

by 깜쌤 2012. 11. 15.

 

계절이 바뀔때마다 내가 꼭 찾아가보는 곳이 반월성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나 시민들은 첨성대쪽에서 반월성을 살펴보고 돌아선다. 쉽게 말해서 반월성 북편을 살피다가 돌아간다는 말이다. 내가 오늘 소개하는 곳은 반월성 남쪽편이다.

 

 

반월성 남쪽에는 남천이 흐르고 있다. 남천은 토함산 언저리에서 시작하여 반월성 앞을 감돌아 흐르다가 경주시외버스 터미널 남쪽편에서 형산강과 합류하는 작은 개울이다. 내가 보기로는 남천 줄기 가운데에서 반월성 앞부분이 제일 아름답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부근에는 매운탕 집이 있었다. 민가도 몇 채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다 이주를 했다. 내가 아는 분도 여기에 살았다.  

 

 

드물긴 하지만 반월성 앞에는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모래톱도 만들어져 있다. 모래톱이 곱기로는 낙동강이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으리라고 본다.

 

  

거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어쨌거나간에 작은 모래톱이 경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스럽다.

 

 

월정교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반월성 끝자락이 된다.

 

 

개울을 가로지러 돌로 작은 보를 만들었는데 그곳의 아름다움도 제법이다.

 

 

여기는 확실히 봄가을이 최고다. 봄에는 포릇포릇한 신록이 움틀때가 예쁘고 가을에는 아무래도 단풍이 그 빛을 한껏 발하는 11월 초순이 최고다. 

 

 

도로가도 잘 단장을 했다.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두었더니 한결 돋보이게 되었다.

 

 

아늑하고 포근한 곳이어서 그런지 여기 억새꽃은 일찍 피었다가 늦가을의 강력한 바람에 씨앗이 이미 다 날아가고 말았다.

 

 

이런 풍경을 볼때마다 나는 아련한 향수를 느낀다. 독일에서 10여년 이상 머물면서 공부를 하신 어떤 교수님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모래톱이 가득히 이어지는 강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고 한다. 나는 그 의견에 공감한다.

 

 

지금까지 배낭을 메고 세계를 돌아다녀 보았지만 우리나라 내성천이나 낙동강 같은 그런 강은 만나본 기억이 없다. 

 

 

남천에는 월정교 복원공사가 한창인데 얼마전에 시민들에게 슬쩍 한번 공개를 했었다.

 

 

경주 구경을 오시는 분들이라면 자전거를 빌려서 이 부근을 지나가보기를 추천한다.

 

 

겨울철이 되면 조금 을씨년스러워지지만 적어도 11월말까지는 그 아름다움이 남아있을 것이다.

 

개울옆으로 도로가 나있다. 이 길을 따라 상류쪽으로 조금만 가면 경주국립박물관이 나오게 된다.

 

 

저멀리 보이는 큰 기와집이 국립박물관이다. 자전거를 타고 아주 가볍게 한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온 천지에 가을 기운이 무르익었다. 그 속에 차가운 겨울 냄새가 가득 묻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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