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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내성천 상류 - 지금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

by 깜쌤 2012. 4. 16.

 

송이버섯과 은어축제로 유명한 경북 봉화군에는 선달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봉화군 물야면에 있는 산이죠. 그 기슭에서 내성천은 시작합니다. 봉화군과 영주시, 그리고 예천군을 거쳐 흘러가다가 문경시 영순면 달지리에서 낙동강 본류아 합류하는 것으로 그 일생을 끝냅니다. 길이는 약 110킬로미터 정도 됩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대강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지도의 출처는 올레지도입니다. 화면을 캡쳐해서 약간 가공을 했습니다.  파란색 점으로 찍힌 부분의 일부분이 영주댐 공사로 인해 물에 잠기게 됩니다. 빨간색 점이 찍힌 곳이 무섬마을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지도를 잘 보면 무섬마을 부근에서 다른 하천이 하나 합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주시와 문수면을 거쳐서 흘러오는 물흐름인데 거기에도 제법 많은 모래바닥이 존재합니다. 그쪽이나마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어떤 조사에 의하면 내성천의 모래 퇴적층 두께가 20여미터 정도에 이르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자연정화기능이 멋지게 작동한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동강에 댐을 만든다고 할때 반대를 했던 그 많은 분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동강은 물에 잠기면 안되고 내성천은 물속에 들어가도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겠지요?

 

 

이제는 반대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미 발전시설을 위한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는 말입니다.

 

 

예전에 산에 나무가 없을때는 조금만 비가 와도 붉은 물이 흘러내려갔습니다. 홍수가 날때마다 많은 양의 모래가 계속 유입되었을 것입니다. 큰물이 지고 난 뒤 강물이 나날이 조금씩 맑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었습니다.

 

 

여름에는 내성천 상류까지 은어가 올라왔습니다. 얕은 모래톱 부근을 은어떼가 올라가면 물살이 갈라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동네 청년들이 반두를 들고 기다리다가 얕은 물이 흐르는 모래바닥 위를 마구 달려가서 반두로 은어를 건져올리기도 했습니다. 유난히 물고기를 잘 잡던 동네 형들은 이제 그 이름도 가물가물 합니다. 

 

 

강바닥에는 모래무지도 가득했고 피라미와 갈겨니뿐만 아니라 쉬리까지 살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돌틈에는 징거미 새우들과 가재도 많이 살았고 작은 새우들은 부지기수였습니다. 지금도 물흐름이 잔잔한 모래톱 부근에서는 모래무지 새끼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강가로는 버드나무가 무성했습니다. 배가 고팠던 날에는 버들개지를 따서 먹기도 했고 찔레꽃 새순을 꺾어먹기도 했습니다.

 

  

평은면 금광리 마을의 장씨고택같은 집도 물속에 잠길 것입니다. 아까운 집인데 말이죠.

 

 

이르면 2013년이나 2014년경부터 조금씩 물이 차기 시작할지도 모른다니 이제부터라도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봉화읍 부근까지 몰이 차오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자료 부족으로 확인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내성천 부근의 물돌이동 가운데 널리 알려진 마을이 무섬회룡포입니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본류에 자리잡았습니다. 무섬마을 위쪽으로도 물길이 굽어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만 두굽이 정도는 물에 잠길 것 같습니다.

 

 

중앙선 철도도 일부분은 이설될 것이 확실합니다. 옹천에서 평은을 거쳐 승문으로 이어지는 철길이 옮겨가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세계를 돌아다녀보면서 느낀 사실 가운데 하나는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최고급에 속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씩 파괴해나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섬마을에는 지금 산수유가 한창입니다. 야산에는 참꽃이라 불리는 진달래도 가득합니다. 무섬마을이라도 남아있게 된 것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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