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고개마루까지 올라왔을때 나는 차를 세우고 적재함에서 내렸습니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니 자전거로 신나게 달려주어야 합니다.
DAUM 지도를 가공한 것입니다. 나는 오른쪽의 빨간색 큰점이 찍힌 지례예술촌을 떠나 왼쪽 가운데의 빨간색 점이 찍힌 안동대학교 부근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합니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반정도입니다. 중간에 한번 쉰다고 보면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리막이니 페달을 밟는 부담은 없습니다만 마구잡이로 달릴 수는 없었습니다. 신난다고 달리면 틀림없이 사고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개마루에서 보니 멀리 높은 산들이 첩첩이 쌓여있었습니다.
저멀리 보이는 산은 어쩌면 봉화 청량산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도를 놓고 확인해보아도 저 정도 거리에 자리잡은 높은 산은 청량산 정도뿐입니다.
그때 벌써 코스모스가 만발했었습니다. 8월 말경에 라이딩을 했는데 글올리기가 좀 늦었습니다.
내리막길이 제법 가파르게 보여서 브레이크를 잡으며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도로는 산비탈을 따라 굽이굽이 감겨져 있었습니다.
한번씩은 자전거를 세워두고 먼데 경치를 살폈습니다.
겹겹이 겹쳐진 산에 나무가 이렇게 울창한 나라도 지구위에 그리 흔치는 않습니다.
나는 도로를 달리다가 조밭을 발견하고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일부러 가까이가서 조를 살폈습니다. 노란색 조밥을 자주 먹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박곡마을이 나타났습니다.
다음에 만날 마을은 수곡인가 봅니다.
나는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았습니다. 마침내 임하호수를 만납니다.
아마 저 다리를 건너서 안동대학교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지도를 머리속에 넣어두니 상황판단을 하는데 아주 유리합니다.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경치를 즐기면서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수곡마을까지 이르렀습니다. 한자로 수곡이라면 '물실'이나 '무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거의 다 사라져버린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너무 그립습니다.
나는 작은 공원부근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쩌면 안동역까지는 제시간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치 좋은 곳을 만나면 무조건 쉬어가야 합니다. 그냥 통과했을 경우에 남는 아쉬움은 정말 크게 남기때문입니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고 난 뒤에는 어떤 행정구역을 가든지 정말 잘 꾸며두었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문제는 관리입니다. 나는 관리상태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다.
로마가 천년이상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관리덕분이라는 말이 틀린 지적은 아닐 것입니다.
여기를 떠나면 건너편 산비탈을 달려서 안동시내로 향해가야 할 것입니다.
수변공원뒤로 멋진 기와집이 몇채보였습니다. 그냥 시내로 갈 수가 없어서 다가가 봅니다.
수애당이라는 글자를 새긴 돌비를 만납니다.
수애당이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름같습니다.
'디지털 안동문화대전'에 나와있는 글에는 이 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수애당은 수애(水涯) 류진걸(柳震傑)이 1939년에 지은 집이다. 당호는 류진걸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 지구에 들어가자 1987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수애당은 1985년 8월 5일에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6호로 지정되었다. 2009년 현재 류익진이 소유 및 관리하고 있다. 민박 시설로 이용되고 있어 관리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어디엔가 알게모르게 기품이 넘쳐나는듯한 집입니다.
마당에서 잡초를 뽑는 분과 담너머로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어쩌면 안주인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에서는 민박을 원하는 손님들도 받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제 짐작이 맞더군요.
부근에는 다른 한옥고택도 몇채보였습니다.
마을이 자리잡은 위치가 탁월합니다.
교통편하고 경관좋고 하니 고택체험장으로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동 부근에는 이런 고택들이 제법 즐비합니다. 경주부근과는 확실히 비교가 됩니다.
확실히 안동은 전통문화에 충실한것 같습니다.
수곡이라는 마을은 정말 깔끔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최근에 들러본 여러 마을중에 상당히 느낌이 좋았던 마을이기도 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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