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안동문화대전"이라는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지례예술촌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행사의 종류로 다음과 같이 소개를 해두었습니다.
"지례예술촌에서는 생활 문화 체험, 의례 문화 체험, 자연 체험, 학습 문화 체험, 예술 문화 체험, 정신문화 체험 등 다양한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다. 생활 문화 체험으로는 한복 입어 보기, 한식 먹어 보기, 한옥에서 잠자기가 있다.
의례 문화 체험으로는 설·추석 등 명절 체험과 제례 체험, 세시풍속 체험, 예절 교육 등이 마련되어 있다. 자연 체험으로는 물놀이, 고기 잡기, 곤충 채집, 식물 채집, 밤하늘 관측, 야생동물 관측 등이 있다."
호젓한 호수가에 자리잡은 전통고택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활동이 무궁무진한 편입니다. 지례예술촌 홈페이지에 가보면 집안의 제사날짜까지 소개가 되어 있더군요.
아래 글은 지례예술촌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글의 일부분입니다.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사는 농경시대 우리의 전통생활문화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으므로 제사를 보지 않고 안동사람의 의식과 전통문화를 읽으려 드는 것은 빗나간 시도이며 겉핥기 관광이라 하겠다.
지촌 종가에서 제사를 관광객에게 공개하여 관람케하는 뜻은 제사 행위 하나를 통해 한국인의 경조사상과 제례의식과 음식(음복)과 복식(제복), 건축(사당)등을 두루 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같이 제사를 힘들어하고 참사자가 줄어 들어서 차츰 변질되고 사라져 가는 전통제례를 원형대로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전통제례를 보전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제례의 원형을 배우기 위해서든, 구경을 하기 위해서든 이날 제사 참관은 유익하고 잊을 수 없는 한국체험이 될 것이다. 제사 후 음복을 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바란다."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KBS의 1박2일팀도 다녀갔습니다. 2010년 1월 15일에 촬영했다고 합니다.
촌장님께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딱 한장면만 담아보았습니다. 후배의 철없는 행동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나는 대문을 통해 호수가에 자리잡은 공연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잠시 뒤로 돌아보았더니 멋지고도 귀한 현판이 보였습니다.
지촌문학관...... 촌장님께서는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이시니 정말이지 멋지게 잘 어울립니다.
잠시, 촌장님이 쓰신 시 한편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나는 왜 그런지 이 시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라 트라비아타
베르디의 어느 음악을 들으면
나로 인하여 박명(薄命)하여가는
여자의 눈물이 보인다.
후미진 뒷거리
성에낀 창가에 몸을 누이고
낯빛같이 흰 수건에
동백을 토하는
아니면
파랗게 깎은 머리를 달빛에 쪼이며
풍경우는 절마당을
맴돌고 있는지.....
어쩌면 나 마냥
흙바람 눈을 찌르는
생활의 가두街頭에서
구겨진 지전紙錢을
간추리고 섰는가!
그대 이미 어느 산 양지에
백골로 마를지라도, 용서하라
헛된 열을 거느려
참된 하나를 살피지 못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
다 태우지 못하고 떠나 온
만원滿員의 막버스 마냥,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나 말하면 될까
베르디를 들으면
내 가슴 울어 예는
가을 강 위에
비가 뿌린다.
공연장이나 행사장으로 쓰는 너른 마당에서 고택을 본 모습입니다.
원래 고택의 위치로부터 약 300미터정도 위로 올려서 지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의 위치는 마을 뒷산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조선시대 양반가의 모습이 고아한 풍경을 연출해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모습이 되도록 가꾸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수고를 들여야만 했을까요?
정말이지 예술촌이라 할만 합니다.
나는 다시 고택쪽으로 올라왔습니다.
이런 한국적인 모습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도시의 세련된 문명에 젖은 도시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지 궁금합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안동대학부근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려면 이제는 출발해야만 했습니다. 촌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지례예술촌을 떠납니다. 왜그런지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나는 대문 바깥에 있는 나머지 건물들을 조금 살펴보고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나무 숲속에 둘러싸인 고택들이 주는 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어떻게 설명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글솜씨가 없는 사람인지라 이럴 때는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나는 지촌제청(芝村祭廳)으로 가봅니다. 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보이는 건물의 현판은 정곡강당이라는 이름으로 붙어있습니다. 옆에 있는 안내판을 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 건물은 지촌 김방걸의 제사를 모시는 제사를 모시는 곳이다. 조선 숙종 38년(1712년)에 지어졌으나 지산서당의 건물이 협소하여 강학에 어려움이 있자 후학을 위한 강당으로 사용되어 왔다. 일명 정곡강당이라 한다."
이 건물의 대청이 제사를 올리는 공간으로 쓰였던 모양입니다. 마당의 잔디가 아주 정갈하게 손질되어있었습니다.
마당에서 보면 종택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술촌의 규모가 제법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속에 잠긴 고향마을을 바라보는 수몰민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내가 자랐던 시골마을도 이제 물속에 잠기려고 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시 정곡강당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작은문을 빠져나왔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예술촌의 모습을 다시 한번 더 눈에 넣어둡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겠습니다. 촌장님을 한번 더 뵙게 될지는 기약을 장담하지 못합니다.
나는 촌장님이 주신 시집을 배낭에 곱게 넣고는 다시 자전거를 끌고 예술촌 경내를 벗어납니다.
한낮의 정적을 깨는 매미들이 떠나가는 나그네의 마음을 위로하려는듯 요란하게 목청을 울려가며 노래불러주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약 한시간 동안 자전거를 끌고 산길을 올라가야 할것입니다. 기차시간을 맞추어낼지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오후 5시반에 경주로 내려가는 무궁화호 기차 출발시간안에 역까지 가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전거를 끌고 한 5분 정도 산길을 오르는데 자동차 경적소리가 나더니 낡은 트럭한대가 서는 것이었습니다. 연세가 조금 드신 노인내외분이 운전석에 앉아계셨는데 타라고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나는 자전거를 짐싣는 곳에 올리고는 트럭 적재함에 올라탔습니다. 앞에 타라고 권하셨지만 땀냄새가 날것만 같아서 사양하고 적재함에 올라앉은 것입니다. 안동 양반분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격해하면서 가파른 산길을 수월하게 올랐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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