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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무더운 여름날 저녁에 마시는 한잔의 깔끔한 커피, 그게 사람사는 즐거움이다.

by 깜쌤 2011. 7. 5.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사무실로 함께 갔습니다. 자그마한 자영업을 하는 분이지만 워낙 순수하고 성실한 분이어서 커피 한잔을 대접하고 싶다는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는 분위기로 마신다고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저녁의 따끈한 커피 한잔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없는 향취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갓볶은 커피가루를 여과지에 올리고 뜨거운 물을 가져와서 빙글빙글 돌리듯이하며 조심스럽게 커피가루에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커피 가루 덩어리가 뜨거운 물에 젖은 상태로 슬그머니 부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실내에 커피향기가 살살 번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커피 한잔을 내리기 위해 들이는 정성이 이런 줄은 몰랐습니다.

 

 

설탕과 프림, 그리고 커피가루가 한꺼번에 섞여들어간 달달한 1회용 커피를 멀리한지가 이제 거의 반년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한번씩은 생각이 날때마다 슬그머니 뜯어서 타먹기도 합니다. 한번 배인 입맛을 떨쳐내기가 그리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고 난 뒤 그 뒷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커피 마시기는 멋진 녹차를 마시는 것과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만의 느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차를 마시고 난뒤의 뒷맛과 좋은 커피를 마시고 난 뒤의 느낌은 서로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깔끔하고 정결한 그분의 사무실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모처럼 만난 인생살이의 청량제와 같았습니다. 있을자리에 단정하게 자리잡은 사무실 용품들과 집기들과 향기높은 커피 한잔에 후지덥근한 여름날의 불유쾌함이 깨끗이 사라져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