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척봐도 일본식 건물임을 알 수 있었다. 경주시내 한가운데 이런 건물이 남아있으리라고 상상을 하지 못했다. 좁은 시내라고는 하지만 못본 건물도 제법 많았던 셈이다. 언제 시간이 날때 일제강점기때 지어진 건물들을 하번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정가전수관'이라고 했다. 정가라..... 며칠 뒤 교실에서 백과사전을 찾아봐도 그런 낱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할 수없이 인터넷을 뒤지고 DAUM 국어사전을 뒤졌더니 약간이나마 알게된것이 있었다. 다음 국어사전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었다.
정가(正歌) : [명사] [음악] 노래로서의 정악(正樂). 가곡, 가사, 시조가 이에 속한다
다른 사이트들을 뒤졌더니 '정가'란 '조선시대 선비들이 부르는 아정(雅正)한 노래'라는 의미를 가졌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제 대강 개념이 잡힌다. 우리 조상들 가운데 선비들은 시조창을 하기도 했고 가사를 부르기도 했었다. 문학과 음악과의 고아한 조화로움을 추구했던 모양이다. 요즘도 그런 음악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는가보다.
정가전수관! 아주 고매한 일을 하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그 장소가 참으로 묘하게도 일본인들이 1932년경에 지은 서경사라는 이름을 가졌던 옛일본식 절터라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다 있는가 싶다. 하기사 그런 일을 하는 분들이 활동할만한 마땅한 장소가 부족했을 것이니 이렇게라도 신경써준 것에 대해 감사를 해야할 처지이다.
문이 잠겨 있어서 철망 밖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한국식 절과는 지붕에서부터 벽체까지를 포함한 근본 모양부터가 다르다. 모든 면에서 왜색(倭色)이 진하게 풍겨져 나왔다. 위치를 알고 싶으신 분들은 밑에 올려둔 지도를 참고로 하기 바란다.
슬픈 역사도 역사이니만큼 이왕에 이만큼 보존한 곳이라면 앞으로도 관리를 잘 해서 일본 침략의 증거로 남겨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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