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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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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에는 파전이 제격이다

by 깜쌤 2011. 5. 28.

 

집에서 담궈 몇년간 잘 숙성시킨 조선간장이나 멸치젓을 곱게 우려낸 맑은 액젓에다가 파뿌리 부근의 하얀 속살을 잘게 썰어서 넣고 빨간 고춧가루를 살짝 뿌린 뒤 독이 오를대로 오른 탱탱한 청양고추와 잘익은 빨간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양념간장만 있으면 맨밥이라도 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천식당에서 내어준 양념장>

 

양념간장이라도 그렇게만 하면 맛이 좀 덜하죠. 거기다가 의성에서 생산되는 질좋은 육쪽마늘 다진 것도 조금 넣고 결정적으로 고소한 참기름을 한방울 살짝 띄워낸다면 이것이야말로 어떤 맛과도 비교할 수 없는 멋진 맛이 될 것입니다. 사실 말이지 나는 잘만든 양념 간장 한종지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전혀 없어도 밥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견딜 수 있는 것은 양념간장의 위력 때문일 것입니다.

 

 

양념! 양념을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spice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자말로 굳이 끌어댄다면 향신료로 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향신료에 대해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런 식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향신료(香辛料, Spice)는 식물열매, 씨앗, , 뿌리 등을 이용해서 음식의 맛과 향을 북돋거나, 색깔을 내어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해주고 육류의 누린내와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는 기능도 하는 것을 말한다. 홍콩에서는 진주가루를 향신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음식의 맛을 돋우기 위하여 사용하는 재료의 총칭을 두고 양념이라 한다. 한국 음식에 주로 사용하는 양념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 소금· 설탕· 고춧가루· 실고추· 기름· 후추· 식초· 깨소금· · 마늘· 생강 등이 있다. [1]

 

윗글의 출처 : 위키피디아

 

 

주석으로 표시한 곳 [1]을 살펴보았더니 <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으로 되어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양념재료들은 최근들어 많이 다양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서양요리에 들어가는 향신료들의 종류를 조사해보았더니 우리가 잘모르는 것들도 한없이 많이 보이더군요.

 

 

양념이 많이 사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미각이 발달한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나도 견문이 그리 넓은 인간은 아닙니다만 사실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드넓게 펼쳐진 파밭을 서양에서는 거의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음식 속에 파가 들어간 경우도 없었던 것 같고요. 양파는 흔히 보았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파는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중국서부 신강성과 중앙아시아를 구분짓는 거대한 산맥들이 있는 고지대를 우리는 파미르 고원이라고 부르릅니다. 파미르를 중국어로 소리나는대로 쓰면 帕米爾 정도가 되지만 중국식 명칭으로는 예전부터 총령(蔥嶺)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이라고 하는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총(蔥)은 '파'를 의미하는 한자입니다. 참으로 공교롭게도 파는 원산지가 중국서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미르 고원지방은 작년 여름에 가보았습니다. 거기서 야생으로 자라는 파를 직접 찾아보지는 못하였지만 지금 내눈앞에 펼쳐진 파밭을 보니 그때 일이 떠오릅니다. 파미르의 웅장한 경치를 보고 싶다면 아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찍어온 사진을 바탕으로 글을 쓴 여행기의 일부분이 떠오를 것입니다.

http://blog.daum.net/yessir/15866249

 

 

 

동아백과사전으로 찾아보았더니 향신료의 종류가 엄청나더군요. 앞에서도 언급을 했습니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향신료는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제가 파밭 사진을 찍은 곳은 경주시 외곽입니다. 통일전 가는 길목이죠. 나는 양파와 고추장 혹은 된장 하나만 있어도 반찬투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 정말 특이한 체질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파밭 가에서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파가 주는 향긋한 냄새가 새힘을 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파껍질을 벗기는 것만 해도 매워서 눈물이 난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그 알싸한 맛과 냄새가 너무 좋게 느껴집니다.

 

 

파전의 맛은 또 어떻고요? 파전을 부칠때는 너무 센 대파는 그 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파나 당파를 잘 다듬어서 부추와 함께 밀가루에 풀어 노릇노릇해질때까지 살짝 부쳐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이젠 그렇게 먹을 수 있는 기회조차도 잘 만들지를 못합니다. 

 

파전을 만들어 먹을때는 아무래도 비가 오는 날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이나 초겨울날, 아랫목이 따뜻해지도록 군불을 넣어두고 갖은 향신료로 잘 만든 양념간장을 옆에 준비해두고 마음 편한 친구와 함께 먹는 그맛과 분위기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파전에는 아무래도 고기종류보다는 해물을 넣는게 더 낫지 싶습니다. 조개살도 좋고 오징어를 조그맣게 썰어넣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젠 술을 끊었지만 그런 분위기에서는 안동소주 한두잔을 곁들이면 더 낫지 싶습니다. 텁텁한 막걸리보다는 화기가 조금 배여있는 독주가 낫지 않을까요? 참으로 공교롭게도 밖엔 비가 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