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그게 요물이다. 요물이 아니라면 이리도 아름다울리가 없는 것이다.
떼를 지어 모여있음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게 꽃이다.
주위가 모두 꽃으로 덮힌 날이다.
새로 돋는 이파리들이 푸릇푸릇하던 날이었다.
고급 호텔 앞마당에도 꽃이 담겼다.
파크골프장이란다. 공원을 나타내는 park와 golf의 합성어다.
시내쪽으로는 목련이 시들어가는데 여긴 아직도 목련이 피어있었다.
참한 호텔이다.
이쪽으로는 사람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운동장쪽으로 가본다.
호젓해서 좋다.
북적대는 사람들을 피해서 들어왔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 되었다.
이런 차분함이 좋다.
마구 모여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것은 딱 질색이다.
나는 꽃한송이를 봐도 조용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다.
시시덕거리고 낄낄대는 것은 내 취향이 아니다. 골프장이 보였다.
아직까지 골프채 한번 잡아보지 못했지만 아쉬움은 없다.
남이 하는 취미생활까지 내가 흠잡을 일은 전혀없다.
서로의 취향을 인정해주며 살면 그뿐이다.
그들은 그들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그만이다.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산다. 있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고
없다고 기죽을 일도 아니다.
너와 나도 하나의 꽃이다. 인간이라는 꽃 말이다.
그런만큼 각자의 존재가치가 있다.
사방에 꽃이 가득하던 날,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다녀보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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