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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맛을 찾아서

용강국밥-잡내가 전혀없는 깔끔한 돼지국밥집

by 깜쌤 2011. 4. 13.

 

 경주라는 도시에 터를 잡고 산지가 올해로서 34년째가 되었다. 경주에 첫발을 내어디딜 당시만 하더라도 경주에는 돼지국밥골목이라는 곳이 있을 정도였다. 당연히 그곳에는 돼지국밥집이 줄을 이어 서있었다. 지금은 그 많던 국밥집들이 뿔불이 흩어져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는데 일부는 아랫시장에서 합동식당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성동시장에서 국밥집으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한다.

 

 부산쪽으로는 국밥집이라고 하면 당연히 돼지국밥을 의미하는 모양이다. 대구의 따로국밥집들도 상당히 유명해서 대구를 방문하는 분들은 따로국밥 한그릇은 먹어주어야 대구를 방문한 증거가 되기도 했다. 

 

 대구쪽은 당연히 소고기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와 대파를 숭숭썰어 넣어서 척보기에도 상당히 입맛을 당기게 한다. 경남이나 부산쪽에서 경주에 오신 분들은 경주에도 돼지국밥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상당히 놀라기도 하는데 알고보면 경주 돼지국밥집들의 역사도 제법 되는 편이다.

   

 

 맛집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이지 부담스러운 일에 속한다. 나에게는 맛있는 음식도 남에게는 별것 아닌 것으로 느껴질때가 많기 때문이다. 입맛만큼 까탈스러운게 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을 얻어먹을 각오를 해가면서까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집이기 때문이다. 경주에서 알려진 돼지국밥집을 소개해 드리기로 한다.

 

 사진을 유심히 보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오늘 내가 소개해드리는 집은 본점이 아닌 직영점이다. 국밥의 핵심이 되는 국물을 용강국밥 본점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니 본점과 같은 맛을 낸다고 보면 된다. 용강국밥 본점은 경주시 용강동 용강초등학교 뒤편에 따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으로 용강국밥이라는 용어로 검색을 해보면 주로 용강동에 있는 본점이 등장할 것이다.

 

 

 나는 시내 한가운데 있는 용강국밥집을 애용하는 편이다. 오늘 이 글에서 소개하는 집이 바로 그집이다. 용강국밥 본점에도 자주 갔었지만 시내에 있는 직영점을 이용하게 된 것에는 다른 사연이 있다. 그런 사연을 공개된 공간인 여기에서 까발리기가 조금은 뭣하므로 굳이 애써서 밝히지는 않으려고 한다.  

 

 

 부추를 경상도말로는 정구지(혹은 전구지) 정도로 발음한다. 전북지방이나 충청도 일부에서도 정구지라고 하는 모양이다. 부추의 독특한 향내는 사람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돼지국밥에는 거의 예외없이 부추가 따라나오는 것 같았다.

 

 

 이집의 국물은 기가막힐 정도로 깔끔하다는 것이다. 돼지국밥집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국물맛이 아닐까 싶다. 돼지고기 특유의 기름이 둥둥 뜨는 국물이라면 안먹어봐도 맛이 뻔하다. 이집 국물을 가만히 살펴보면 기름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약간 과장한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다.

 

 이 정도의 국물을 만드려면 특유의 비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안봐도 아는 일 아니던가? 돼지뼈를 삶는 요령과 재료가 되는 돼지의 나이같은 것에 대해 예전에 한번 설명들은 적이 있지만 혹시 영업비밀이 될수도 있겠다 싶어서 이 글 속에서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고자 한다.  

 

 

깍두기는 어느 집이나 다 나오는 것이긴 해도 내가 보기에는 이집 깍두기 맛도 보통은 넘는다. 

 

 

 국수사리는 사람숫자만큼 맞추어서 제공된다. 함께 주는 땡초를 된장에 찍어서 먹고나면 눈물을 흘리게 마련이다. 나는 청양고추를 통해 눈물을 살짝 뺀뒤에 국밥을  먹는 묘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아았다.

 

  

돼지고기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 음식은 새우젓이다. 새우젓을 국밥에 풀어서 자기 식성에 맞도록 간을 맞추는게 일반적인 것 같다. 문제는 새우젓깔의 품질과 수준이다. 새우젓의 수준이 떨어지면 음식맛을 버리게 된다. 이런데서 주인의 안목이 드러나는 법이다.

 

 

기본반찬이 셋팅된 모습이다. 반찬은 간단하다. 이런 모습은 전국 어디서나 기본으로 딸려나오는 것 같았다.

 

 

공기밥이 따로 나왔다. 이런 식으로 밥따로 국따로 나오는 것이 따로국밥이다. 주문하기에 따라서는 밥을 국에 풀어서 나오는 국밥이 나오기도 한다. 나는 따로국밥을 시켰었다. 이젠 먹을 차례다. 보기보다 고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먹는 맛이 났다.

 

 

말만 잘하면 주인이 직접 만든 대추차를 내어주시기도 한다. 이집 대추차는 정말 일품이다. 진하기는 말할 것도 없고 맛도 보통 수준이 넘는다.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씩 아침 일찍 고정적으로 찾아가서 그런지 사장님이 특별히 대접하시는것 같기도 하다. 

 

 

단골이 좋은 이유는 이런데 있다. 주인이 정성을 다해 내어주시는 과일을 먹는 그맛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으랴?

 

 

 

단골이 되어 특별대접을 받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고객에게 딸린 문제다. 경주를 방문한 분이나 시내에 계시는 분이라면 한번 들러보시기 바란다. 시내 인근에는 배달도 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아침 6시경부터 식당문을 여는 것으로 안다. 나는 주로 아침 모임이 끝난 뒤에 식사를 하기위해 방문한다. 

 

 

전화번호는 745-6446이다. 다른 도(道)에서 전화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앞에 054를 눌러주어야 한다. 054는 경북의 지역번호다. 경주동산병원 정문 바로 맞은편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은 밤 11시까지 영업한다.

 

 

음식가격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반주로 술이라도 한잔 드시기를 원한다면 수육을 시켜보면 어떨까?

 

 

사장님의 건강이 좋아지셔서 2016년 3월 24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며칠 전에 가보았더니 예전맛 그대로 정상영업을 하더군요. 사장님의 빠른 회복을 축하드립니다. 

 

(2015년 연말에 잠시 문을 닫았었기에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위해 영업이 잠깐 중지되었다고 했었습니다. 이제 다시 문을 열었기에 오해가 없으시라고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2016년 3월 30일 깜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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