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성과 박물관 뒤쪽을 흐르는 작은 개울을 경주 사람들은 남천(南川)이라 부른다. 옛 문헌에 보면 문천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문자는 '모기'를 의미하는 문(蚊)자를 썼다.
남천은 토함산에서 시작한다. 불국사 앞쪽으로 펼쳐진 넓은 들을 지나 명활산과 남산 사이를 흘러 시가지 부근으로 들어와서는 반월성의 남쪽을 스치듯이 지나가는 것이다.
그런 뒤에는 서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형산강 줄기 가운데 시가지 부근을 흐르는 강을 경주 사람들은 서천(西川)이라고 부른다. 남천은 두고 사천(沙川)이라고 부르기도 했단다.
남천에는 월정교(月淨橋), 일정교(日淨橋, 혹은 춘양교 春陽橋), 효불효교(孝不孝橋), 귀교(鬼橋), 유교(楡橋) 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중 월정교, 일정교, 효불효교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위치는 나도 잘 모른다.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월정교뿐이다.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중이니 그나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지금 한창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작년부터였던가? 경주시에서는 남천 정비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일부구간에 제법 손을 많이 본 상태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반월성 끝자락 남천 갯바닥이다.
반월성 맞은편의 강변은 제법 깔끔하게 정비를 했다.
아직은 수질이 탁하다. 문제는 남천의 상류쪽으로 가축을 먹이는 축사들이 제법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류쪽을 정비한다고 해도 상류쪽에서 오염을 시켜버리면 아무 효과도 없게 된다.
예로부터 남천은 반월성의 자연스러운 해자 역할을 감당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수심이 얕아서 그만한 역할을 충분히 감당했었는지는 조금 의심스럽다.
이제 봄이 오면 이곳의 경치도 제법 아름다워지리라.
반월성뒤로 흐르는 남천을 따라 나있는 도로는 봄가을에 한번쯤 걸어볼만하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자주 지나쳤었다.
앞으로 이런 경치를 얼마나 더 볼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멋진 경치를 두고 너나없이 모두 다 사라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에 다니러 온 분이라면 한번쯤은 가보기를 권한다. 신록이 움터오르는 봄과 코스모스 물결이 너울거리는 가을이 특별히 좋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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