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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거인나라의 바람개비 1

by 깜쌤 2011. 3. 13.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새벽에 모여 성경공부를 하는 팀의 멤버이기도 하다. 그 모임에서 야외공부를 하러가기로 했다. 시간내기가 모두 어려운 사람들인지라 삼일절 오후에 출발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반나절짜리 야외체험학습인 셈이지만 사실은 저녁이나 함께 먹자는 뜻도 반쯤은 스며들어 있었다. 황성공원앞의 프루지오 아파트 앞에서 차를 타기로 했다.

 

 

여긴 경주에서 알아주는 고급 아파트다. 위치가 절묘해서 경주 시가지 전체가 다 보인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상당히 큰 대형평수를 자랑하는 곳이 제법 있어서 그런대로 부유한 사람들이 입주해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일절인데 국기는 오직 한집에만 달려있었다.

 

 

국기를 게양한 상태를 가지고 시비걸 생각은 없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약속한 시간에 차가 왔다. 승용차를 타고 7번 국도를 달려 영덕군 강구로 향했다. 사료로 쓰기 위한 짚더미를 이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둔 곳이 보였다.

 

 

포항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우회해서 곧바로 흥해를 거친 뒤 화진휴게소로 향했다.

 

 

화진해수욕장의 파도는 언제봐도 시원스럽다. 저 멀리 영일만을 안고 있는 호미곶쪽의 땅이 보인다.

 

 

파도가 제법 세게 해변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저런 파도를 보면 무섭다. 엄청난 파도는 해일처럼 느껴진다. 이번에 일본 북동부를 강타한 츠나미를 보면서 해일의 위력을 한층 더 실감케 되었다.

 

 

나는 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 이런 곳에서 안마시면 무엇인가 빠뜨린것 같아 괜히 허전하다.

 

 

거대한 유조선과 화물선들의 위용이 실감난다. 나는 저런 배들을 보면 어디론가 자꾸 떠나고 싶어진다.

 

 

항상 그게 문제다. 방랑벽이 있다는 것은 큰 병이다.

 

 

집떠나면 개고생이라지만 나는 그런 고생이 좋다.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큰 행복이 아니던가?

 

 

화진을 떠나 위로 달렸다. 남정해수욕장을 지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차창을 내린 뒤 밖을 보고 찍었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치는 어딜 가져다 놓아도 안빠질 정도다. 문제는 해변의 집들인데.....

 

 

우리는 강구항으로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영덕을 지난 뒤 풍력발전소가 있는 해맞이 공원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해맞이 공원에서 멈추어 서지 않고 곧바로 산위를 향했다. 일행 가운데 한분이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여서 여기에 만들어둔 풍력발전소의 입지선정 과정부터 관여하셨다고 한다. 그 분의 설명을 들으니 한결 이해하기가 쉽다.

 

 

우리는 산자락으로 난 길을 따라 달렸다.

 

 

풍차들이 거인의 장난감처럼 산자락에 꽂힌채 우리를 맞이했다.

 

 

위용들이 대단했다.

 

 

기둥 하나의 높이가 100여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혹시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대략 아파트 30층의 높이 정도가 아닐까?

 

 

거대하다. 나는 갑자기 돈키호테 생각이 났다. 라만차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바람개비 날개 하나의 크기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기둥은 연결해서 조립한다고 하지만 바람개비는 이어붙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즉 하나의 몸뚱아리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 된다.

 

 

나는 그 크기에 질려 할말을 잊었다.

 

 

여긴 거인들이 사는 왕국이다. 바람개비왕국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