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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고즈넉한 세상 - 숭혜전 1

by 깜쌤 2011. 2. 22.

 

  나는 숭혜전 담을 끼고 걷는다. 대릉원(천마총이 있는 무덤공원)에서 보았을때 서남쪽 담장바깥이라고 보면 된다. 

 

 

이부근은 항상 조용하다.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북적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조용하다. 

 

 

나는 이 동네를 사랑한다. 빈집이 생기면 하나 구해서 살고싶을 정도이다. 모퉁이를 돌았더니 풍경이 변했다.

 

 

이제 정문이 나타난다. 경주에는 숭혜전과 이름이 비슷한 곳이 두군데나 더 있다. 숭혜전, 숭신전, 숭덕전, 이런 식으로 3개가 있으므로 헷갈릴 수도 있다.

 

 

나는 입구 쪽으로 가보았다. 잘 알다시피 신라왕조는 김씨 박씨 석씨의 세성이 임금자리를 이어나가는 식의 독특한 왕위계승 구조를 가졌었다. 신라 최초의 김씨왕은 미추왕이었고 마지막 김씨 왕은 신라 최후의 왕이기도 했던 경순왕 김부다. 숭혜전에서는 미추왕과 문무왕, 경순왕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숭혜전 뒤로 보이는 숲은 대릉원의 솔숲이다.

 

 

 숭신전에서는 신라 제4대 왕이었던 석탈해왕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숭신전은 동천동 석탈해왕릉 부근에 있다. 

 

 

숭덕전은 오릉에 있어서 박씨 시조를 모시고 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숭혜전 - 김씨 왕을 모심 : 대릉원 앞쪽에 위치

숭신전 - 석씨왕을 모심 : 석탈해왕릉 부근에 위치

숭덕전 - 박씨왕을 모심 : 오릉에 위치

 

 

큰지도보기를 누르면 크게뜰 것이다. 

 

 

 

나는 문을 통해 안마당으로 들어갔다. 몇번 와본 장소였지만 문이 열려있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기회를 놓쳐버리면 다음에 와도 못볼 가능성이 높다.

 

 

내가 갔던 날은 눈이 오고난 뒤였으므로 앞마당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 있었다. 얼핏보면 서원의 짜임새와 닮은 듯하다.

 

 

태극무늬가 있는 문 뒤가 아마 사당이 아닐까 싶다.

 

 

왼쪽건물 마루에 검은 옷을 입고 계시는 분이 주인같다. 문중분인지 관리인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일본어가 제법 유창하셨다.

 

 

마당에 서서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구경은 내가 잘하게 생겼다.

 

 

왼쪽건물 뒤로 돌아가보았더니 제법 아름다운 거주 공간이 나타났다.

 

 

 

방문마다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전형적인 안마당을 보는듯 하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무엇보다 좋았다. 이런 시설이라면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는 제격인데.....  하지만 사당을 겸한 공간이니 말도 안되는 소리가 되리라. 명문대가의 귀한 문중시설을 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개인적으로 이런 정도의 기와집을 가지고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해보는 소리이다. 

 

 

나는 저 마당안에서 이쪽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다.

 

 

불을 때는 아궁이는 단정하게 정리되었는데 부뚜막 한켠의 작은 장식용 지게가 단정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주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지게가 곳곳에 놓여있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찬찬히 둘러보고 원래의 마당쪽으로 돌아나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