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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눈녹는 날에는 인생을 배우기 위해 대릉원에 간다 1

by 깜쌤 2011. 2. 18.

 

  눈이 그친 날이나 눈이 올때면 대릉원엘 간다.

 

 

옛무덤들의 부드럽게 휘어진 금(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눈이 거의 다 녹았다.

 

 

나는 대릉원 담밖에서 안을 살폈다.

 

 

문지기님께 주민등록증을 보여드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경주시민은 공짜 입장이 가능하다.

 

 

눈으로 덮힌 부드러운 선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랴?

 

 

거대한 무덤앞에 모여선 사람들을 가지고 견주어보면

그 크기를 알 수 있겠다.

 

 

떼를 지어 모여든 사람들을 보는 것도

삶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아직 철이 덜든 사람들도 제법 있다.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는 어찌 그리 잘 들어가는지......

 

 

눈밭에 덩그러니 선 눈사람이 애처롭다.

 

 

목련가지엔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나는 벌써 봄을 기다린다.

 

 

양달쪽으로는 제법 눈들이 많이 녹았다.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랬다.

 

 

파랗기만 했다.

 

 

나는 이제 천마총 앞을 지나는 중이다.

 

 

경주에서 가장 싸게 파는 집이란다.

무엇을 싸게 판다는 말일까?

 

 

새잎이 움터나오는 것은 경이로움 그자체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잔디도 색깔이 변할 것이다.

 

 

노릇한 상태에서 연두색으로 살짝 변할 것이다.

 

 

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이런 눈밭 밑에는 새 목숨들이 자라고 있을거다.

 

 

그저께 내린 눈들은 쉽게 사그라져도....

 

 

수백년 묵은 나무들은 다시 앞으로 또 수백년을 살것이다.

 

 

꼭 저렇게 들어가서 자기 발자국을 찍어야 되는가보다.

 

 

나는 그런 장면들을 보면 너무 아쉽다.

 

 

젊은이들의 낭만과 기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랬었다.

 

그런데 이만큼 살았다.

 

 

이제는 나도 무덤과 친해져야할 나이가 된 것이다.

 

 

오는 순서는 있다지만

가는 순서가 없는 것이 인생길이다.

 

 

그대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빈다.

 

 

사랑의 아픔과 기쁨, 그리고 슬픔도 세월앞엔

빛바래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게 우리 삶이다.

 

 

그걸 깨닫기 위해 나는 옛 무덤터를

자주 찾아가는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