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강변 위 절벽으로 이어진다. 한번씩 언뜻언뜻 얼굴을 비치는 회룡포 마을이 제법 참했다.
나는 뿅뿅다리 쪽으로 접근하려는 것이다.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가는 실처럼 보였다.
내려가는 길이어서 편하지만 내 무릎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에 관절염을 앓았기 때문이다.
올겨울 추위가 춥긴 추웠던 모양이다. 흐르는 물이 얼어붙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물흐름 속도가 느린 곳이 제법 된다. 이리저리 감돌아 흐르다보니까 그렇게 되는 모양이다.
강변까지 내려온 나는 공사장 철판으로 만든 다리위에 올라섰다. 철판에 구멍이 뿅뿅 뚫려 있어서 그렇게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건너편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회룡포 마을이다. 원래의 마을은 따로 있다.
모래위에도 눈이 보였다. 나는 강을 따라 이어져 있는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온 것이다.
얼음 밑으로 헤엄쳐 다녀야 하는 물고기조차 다들 어디로 갔는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녀석들은 다 어디로 가서 숨은 것일까?
나는 중간쯤에서 돌아섰다. 이 추운 겨울날에 마을로 들어간들 환영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구제역이 창궐하고 있지 않은가? 이럴때일수록 외지인은 출입을 삼가해주는 것이 도리이다.
얼음장 밑으로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회룡포여, 안녕!
돌이켜보면 많이 살았다. 그리 짧게 산것은 아니다. 많은 날들을 흘러보냈다.
의미없이 보낸 날들도 제법 되었다. 내 인생에서 여행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나는 그저 어디든지 가보는 것을 좋아했다. 인생길 자체가 여행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저 가보는 것이다. 부지런히 가보는 것이다.
나는 원래의 회룡포 마을앞쪽으로 걸어서 다리를 건넜다. 강속에 자리잡은 마을보다 더 큰 마을이 강변에 따로 있었다.
여긴 틀림없이 학교였을 것이다. 폐교를 활용하여 생태환경을 배우고 익히는 시설로 만들었지 싶다.
여울마을! 이름이 너무 아름다웠다.
밀짚 보리짚으로 만들었던 여치집 모형을 만들어 세워두었다. 어린 날 추억이 몰려왔다. 여름이면 얼마나 많이 만들어서 가지고 놀았던가? 이젠 만드는 방법조차 기억하기 어렵다.
나는 부지런히 도로를 따라 걸었다. 향교 마을앞을 지난다. 거의 한시간을 더 걸어 용궁마을로 돌아온 나는 오후 3시 5분발 직행버스를 탔다. 예천을 거쳐 안동으로 가는 버스다.
너무 피곤했던지 버스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안동에서 경주로 가는 기차는 오후 5시 반에 있었다. 저번에는 5시 정각이었는데 고속철도 개통에 맞추어 시간표를 전면재조정한 모양이다. 오히려 나에게는 잘된 일이다. 새로운 직행버스 정류장이 안동외곽에 들어서서 준공을 눈앞에 둔 모양이다. 그러면 시내버스 노선도 조정될 것이고 배차 시간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어리
버리
'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 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가대교야 가거대교야? 2 (0) | 2011.01.29 |
---|---|
거가대교야 가거대교야? 1 (0) | 2011.01.28 |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4 (0) | 2011.01.20 |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3 (0) | 2011.01.19 |
걸어서 가보는 겨울 회룡포 2 (0) | 2011.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