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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양동 4

by 깜쌤 2010. 11. 13.

 

 양동마을과 하회마을 모두 주민들의 실제 거주공간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죽은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이런 동네는 꽃을 하나 심어도 한국적인 토속미가 우러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홍색 백일홍이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가을장마로 인해 배추값이 폭등한 것이 바로 어제일 같다. 초가 앞에 배추밭이 보였다. 배추가 귀하다 싶으면 조금 참든지 아니면 다른 채소를 먹으면서 김장용 배추가 나올때까지 견디고 기다리면 되련만 온 국민이 다 나서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들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민속마을만 해도 그렇다.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난 뒤에 갑자기 늘어난 방문객 때문에 마을이 몸살을 앓는 경우가 이번 뿐이랴? 평소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고 있다가 온갖 대중매체들이 다 나서서 맨날 떠들어대니 골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초가 앞 작은 마당에는 할머니 한분이 일을 하고 계셨다. 남의 공간이므로 들어가기가 뭣해서 줌으로 당겨 찍어보았다.

 

 

 나는 골목길을 가다가 청사등롱(靑紗燈籠)이 걸린 집을 찾았다. 틀림없이 상(喪)을 당한 집이리라.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청사등롱을 담장 끝머리에 달아둔 집이 있었다.

 

 

 

 어떤 분이 돌아가셨는지 모르지만 마당 가득히 진한 슬픔이 배여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곱게 돌아나왔다.

 

 

집집마다 텃밭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채소를 기르는 듯 했다. 이 집 마당에도 배추밭이 보였다.

 

 

 지금은 장례식도 장례식장에서 치르지만 옛날에는 모두들 집에서 궂은 일을 치루었다. 외부에서 먼길을 달려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위해 마을 입구에도 청사등롱을 걸어두었었는데.....  이런 정겨운 장면들은 이제 너무 귀하게 되었다.

 

 

 골목 안으로 더 들어가려다가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가던 길을 계속 따라 올라가면 거대한 저수지를 만나게 되어 있다.

 

 

 양동은 평지에 덩그러니 자리잡은 마을이 아니어서 더욱 매력이 넘친다. 골짜기마다 등성이마다 전통가옥들이 터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샛길을 걸어 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밑에서 쪽문 입구만 보고는 서원이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저기 보이는 쪽문으로 들어선 것이다.

 

 

 마당이 넓었다. 이런 집을 가지고 있으면 외국인 전용 숙소로 사용하련만......

 

 

 골목길을 따라 또 다른 집을 찾아나섰다. 언덕배기를 올라갔다.

 

 

 대문을 들어서자 널찍한 마당이 보였다.

 

 

마당을 두른 흙담장은 왜 그리 운치가 넘치는지......

 

 

살다가살다가 이렇게 멋진 운치가 넘치는 집을 보는 것도 드문 일이다.

 

 

 마당에 심은 배롱나무와 감나무, 향나무....

 

 

이제 배롱나무가 보이는가?

 

 

 대나무 서너개로 바자처럼 둘러친 작은 텃밭 속에 자라는 배추, 상추와 몇가지 채소들을 보는 것은 차라리 즐거움에 속한다. 

 

 

텃밭 끝을 기왓장으로 마무리했다. 

 

 

주인장의 성품이 어떨지는 안봐도 뻔하다.

 

 

이렇게 단정한 집을 만나다니......  내가 괜히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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