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당을 돌아나오면서 찍어본 모습이다.
초원식당이 아닐까 싶다. 음식을 먹어보지 않았으므로 음식점 평을 하긴 그렇다.
여기에도 서서히 상업화의 물결이 밀려드는가 보다.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이 생업수단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면 흉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은근슬쩍 표나지 않게 하는 적당한 상업화는 주민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던가?
마당 안쪽에는 잘 가꾼 화초가 가득 모여있었다.
화단을 특히 좋아하는 나인지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돌아나왔다.
내눈에는 회칠을 한 하얀벽을 가진 기와집이 너무 단정하게 보였다.
노랗게 익어서 고개를 숙인 논배미가로 코스모스와 봉숭아가 피어있었다.
회칠을 한 초가나 기와집이 주는 단정함은 그 어떤 호화주택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 싶다.
아이들이 몰려들어 와글거리고 있는 집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나도 한번 들어가 보았다.
주인인듯한 할머니 한분이 한지를 바른 장지문을 열어두고 바깥을 살피셨다. 아이들이 너무 떠들어대니 할머니 심기가 불편하셨겠지만 손주들 같다는 생각때문인지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 선생님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으니 아이들은 더더욱 떠들어댔고...... 아이들이야 또 그렇다손 치더라도 말리지 않는 선생님도 사정이 딱하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니 인솔교사의 입장을 봐서 애써 참고말았다.
남의 집 안마당에는 함부로 들어가는 법이 아니다. 다만 양동마을은 관광지 비슷하게 되어버린 곳이므로 주민들은 조금의 불편함과 약간의 사생활 침해는 참고 사는 것이지만 관광객인 우리가 그분들의 처지를 이해해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 말이다. 아직 양동마을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관광객인 우리 스스로가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도 남의 집마당에 들어간 사람이니 오십보백보의 처지다. 나는 슬며시 돌아나왔다.
마당 한구석에 마련해둔 장독대가 너무 정겹다. 저 장독들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간장과 고추장, 그리고 된장은 기본이겠다.
마을 안길에 곱게 자란 봉숭아들이 가을 분위기를 한결 돋구어 주었다.
양동주민들도 이젠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이 날 단계가 되었다. 주민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을의 시설물들이나 농작물, 짐승들까지 그런 피해를 입어야 할 처지다.
아름답게 잘 가꾼 잔디밭을 가진 안마당이지만 이런 식이면 잔디가 훼손되는 것도 이젠 시간문제다.
한과나 전통음식을 만드는 집도 보였다. 한과를 만드는 과정도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가치가 넘치는 훌륭한 볼거리다.
이집은 조청과 약과 등을 만드는가 보다. 민박도 가능한 모양이다.
양지쪽 툇마루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이런 마을 아니면 잘 못볼 풍경이다.
아무리 살펴봐도 정겹기만 한 풍경이지만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꾸만 사라져 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골짜기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이 부드러운 지붕의 초가들......
이제 이런 정겨운 모습을 어디에서 만나랴?
생각없이 길바닥에 바른 시멘트 몰골이 흉물스럽다못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제는 아마 새로운 재료로 옛정취가 물씬 풍겨나도록 손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돌아내려간다.
나는 다시 비탈길을 내려와 골목으로 들어섰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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