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 선생과 그분의 셋째아들 류 진의 위패를 모셔두고 있는 존덕사의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밑에서 안내문을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살짝 열려진 문을 통해 안을 엿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계단을 내려와 전사청으로 향했습니다.
사진속의 왼쪽 건물이 전사청입니다.
전사청 건물로 들어갔더니 앞에 자리잡은 건물이 보였습니다. 관리인이 살고 있는 주사입니다. 주사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한자로는 住舍라고 하지 않을까 하고 짐작해봅니다. 또 다른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사와 전사청을 가로막은 담장위에는 여러가지 풀꽃들이 잘 어우러져 자라고 있었습니다.
전사청은 존덕사에서 쓰일 제물을 준비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왼쪽은 존덕사의 일부분이고 오른쪽은 전사청의 한부분입니다. 바로 아래에 전사청의 전체 모습이 있습니다.
전사청 건물입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준비를 하던 곳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전사청으로 들어오는 쪽문입니다. 배롱나무가 분위기를 한껏 돋워줍니다.
전사청 마당에서 존덕사를 본 모습이죠. 이제 서원의 전체구도가 눈에 조금 들어옵니다.
조상들의 삶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나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복을 많이 받은 세대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그리고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중심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을 한꺼번에 겪은 세대이기 때문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유교적인 근대사회 분위기에서 현대사회의 분위기를 한꺼번에 겪어본 세대이기도 합니다.
경제와 사회가 성장하면서 익어가는 것을 본 세대이며 아직까지 전쟁을 경험해보지 않은 세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댓돌이 주는 분위기와 기능도 잘 이해하고 있으니 행복하지 않다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하얀 고무신 한켤레가 놓여진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깔끔하고 정갈하게 씻어놓은 여성용 예쁜 코고무신이 놓여져 있었더라면......
나는 주사 앞마당에서 다시 한번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조용하게 살아가는 삶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평생을 책 속에 파묻혀서 책보다가 죽는 인생이 허망할 리가 없습니다. 나는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좋습니다.
문제는 내가 가진 문재(文材) 능력이 너무 없다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입구 쪽 앞마당으로 내려온 나는 하회마을로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바로 저 길입니다. 산으로 거쳐가는 것이 조금 문제될 수 있지만 위치는 대강 알고 있으니 슬슬 걸어가보면 될 것입니다.
말은 슬슬이라고 했지만 시간에 쫒기는지라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서원을 벗어나 조금만 떨어져 나오자 사람들이 뱉어내는 소음들이 사라지고 맙니다. 강변에는 고요함이 가득 내려앉았습니다.
벤치에 앉아 배낭안을 뒤졌지만 먹을게 없었습니다.
병풍처럼 앞을 가린 녹음 짙은 산과 물에 드리운 두터운 그림자, 그리고 하얀 모래밭...... 이제는 이런 풍경도 점점 낯설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너무도 흔한 풍경이었는데 말이죠.
저 길 끝머리에서 산밑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나는 걸음을 빨리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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