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는 중앙선을 따라 청량리로 가는 기차가 오전 9시에 출발합니다.
나는 안동까지 가는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안동에서 내릴까 하다가 차장에게 문의해서 옹천까지 기차표를 연장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지방 축제가운데 하나인 안동탈춤축제가 시작된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았더니 그날 밤부터 전야제가 있고 그 다음날인 25일 일요일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결과적으로 내 육감이 맞았던 것입니다.
나는 열차 카페에 앉아서 옹천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안동까지는 좌석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새로 차표를 연장해야 했으므로 카페에 가있기로 한 것입니다.
기차는 안동댐옆을 지나갑니다. 옹천까지는 이십분 정도가면 가는 거리이니 부담없이 카페에 앉아있어도 됩니다.
안동부근으로는 아직까지 고가(古家)들이 제법 남아있습니다. 기차에서 차창을 통해 갑자기 등장하는 옛집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옹천역에서 내렸습니다. 안동에서 영주사이에 기차가 정거하는 유일한 역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사라져가는 경치를 기록해둠과 동시에 눈에 담아두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시골역에다가 나를 내려준 기차는 기적을 울리면서 사라져 갔습니다.
나는 혼자서 집찰구를 통해 대합실로 나갑니다.
기차가 서지않는 역은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니 자연스럽게 간이역으로 분류되어 분위기조차 쓸쓸하게 변하는듯 합니다.
하늘조차 유난히 파란 날이었습니다.
기차역에서 허드렛일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다 할머니들이셨습니다. 할머니께서 경운기 운전까지 하시더군요.
대합실에서 플랫폼을 본 모습이 정겹습니다.
나는 역 구내를 빠져나왔습니다.
역앞으로는 안동과 영주 사이를 잇는 옛날 도로가 지나갑니다. 간이음식점의 차림표에서조차 구수한 시골밥맛이 풍겨나는듯 합니다.
나는 옹천 버스정류장에서 안동으로 나가는 차시간표를 찍어두었습니다. 메모해두는 것 보다는 이렇게 찍어두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나는 이웃한 평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갈 생각입니다. 산을 넘어서 말이죠.
도로를 따라 조금 걸어가면 산약 테마공원이 나옵니다. 시골 마을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산약은 우리말로 마라고 부릅니다. 안동은 예로부터 마가 유명했습니다. "마의 고장 안동마" 홈페이지에서 마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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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생약명 : 산약(山藥)
마과의 덩굴성 다년생 식물인 참마 또는 마는 자(♀)웅(♂) 이주식물로 자연배(自然胚)가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유전변이가 일어나 마속 식물로 600여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유사종으로는 부채마, 둥근마, 도꼬로마, 각시마, 단풍마가 있습니다.) 참마와 마는 우리나라 전국산야에 거쳐 자생하며 재배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삼국유사에 마동이가 마를 팔면서 서동요를 지어 불러 선화 공주가 궁에서 쫓겨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한약재와 민간약 식용으로 폭넓게 이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건강 식품으로도 소비가 늘고 있어 재배적 가치가 큰 작물중의 하나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원산지는 중국으로 기원전 3세기경부터 재배되었고 한국, 일본으로 전파 되었습니다.)
약명(藥名)은 산약, 서여(薯)이고 산우(山芋), 선산약, 감서, 백서, 홍서, 산서, 산약서, 산저, 토저 등으로도 불리기도 하는 산야와 초원에 나는 덩굴식물입니다. 마는 마과의 다년생 초본이며 덩굴성으로서 여러 지역의 산지에 자생하며 주로 저희 같은 농가에서 많이 재배 생산 합니다. 길이 1~2미터이고 자줏빛이 돌며 뿌리는 육질로서 땅속으로 깊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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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약공원을 지나서 나는 산으로 올라가는 지방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가을걷이를 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메밀꽃이 피어있는 밭둑 너머로 자그마한 사과밭이 이어집니다. 발갛게 익은 사과가 달콤한 맛을 사방으로 뿜어내는듯 합니다.
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다가 나는 한번씩 뒤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온 천지에 가을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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